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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보쌈' 권유리 "주체적 女캐 수경, 닮고 싶은 여성"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7-05 12:36

수정 2021-07-0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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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쌈' 권유리 "주체적 女캐 수경, 닮고 싶은 여성"
사진=SM엔터테인먼트, MBN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소녀시대 유리이자 배우 권유리(32)가 '보쌈' 속 수경을 닮아갔다.



권유리는 2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MBN 주말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김지수 박철 극본, 권석장 연출, 이하 '보쌈') 종영기념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권유리는 이날 "매 작품마다 애착이 가지만, 수경이를 만나고 정말 많이 웃고 울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작품이었다. 매번 현장에 나갈 때마다 기대도 많이 했고, 기다려졌던 작품이라 이렇게 끝이 난다는 게 실감이 안 났고, 정말 아쉽기도 하다"며 "특히 수경이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게 좋았다. 책을 받았을 때 읽으면서부터 수경이란 캐릭터에 매료됐다. 주체적 여성상을 너무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동적인 캐릭터고, 활도 잘 쏘고 말도 잘 타고, 공주인데도 따뜻한 성품이 있어서 너무나 닮고 싶은 여성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화인옹주이자 수경이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게 너무 기?뎔?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만든 캐릭터를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 또 그런 지점에 있어서 수경이가 말도 타고 활도 쏘는 대본이 있었는데 제가 사실 10년 전에 '이런 캐릭터를 언제 만나게 될지 몰라'라고 생각했었고, 막연한 소망과 꿈만 갖고 준비를 해뒀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사극에 나오는 날이 있다면, 그때 승마를 배우면 너무 늦겠다. 미리 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뒀었는데 그 덕분에 이렇게 조금 더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고, 수경을 만났을 때 반가웠다"고 밝혔다.

게다가 수경은 '고생만 했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온갖 고초를 겪은 옹주였다. 구너유리는 "고생이 없는 공주였다면, 제가 매력을 못 느꼈을 것 같다. 감정의 깊이가 다양하고 깊었다. '내가 죽어야 모두가 편하다'고 하는 캐릭터고 그걸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캐릭터라서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거 같았다. 그래서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마치 그걸 만났을 때 '되게 잘할 거 같아, 내가 씹어먹을 수 있어!'하는 감정과는 너무 멀리 있었다. 그 반대로 '저 너무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하고는 돌아오는 길에 덜컥 겁이 났었다. 내가 해보고 싶다고 쉽게 말했는데, 정말 어떤 다른 배우보다 훨씬 더 권유리란 사람에게서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도록 수경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기엔 걱정도 많았다. 첫 촬영 전까지 그런 마음이 지배적이었고, 그래서 작품이 되려 저에게 용기를 주길 바랐다"고 했다.

실제로 촬영 전까지 신동미를 찾아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며 눈물까지 쏟았다는 권유리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올리면서도 걱정이 가득했다고. 권유리는 "촬영할 때는 연기에 젖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괜찮았는데, 연극을 하면서 촬영을 준비하는 기간엔 첫촬영 전 심리적인 불안감이 심했다. 심지어 연극에서 만난 콘스탄스는 발랄하고 당당하고 당돌한 캐릭터인데, 수경은 감독님 말씀에 '베일에 한 겹 가려진 여자'라고 했었다. 그 '한 겹'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고, 수경의 초반 감정선도 답답했는데 그걸 연극과 동시에 하려니 연극에서도 몰입하지 못하고 피해가 되는 순간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순재 선생님도 저를 이해해주셨고, 사극 경험이 많으시다 보니 '너도 힘들겠다. 어렵겠다'고 해주시고 '너랑 어울릴 거 같다. 유리야, 잘 해낼 거 같은데'라고 말씀해주시면서 든든히 지원해주셨다. 덕분에 잘 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수경에 대한 애정 또한 대단했다. 권유리는 "수경이란 캐릭터가 가진 단단한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본받고 싶고, 되고 싶은 여성상이다. 수경이로 하여금 닮고 싶은 지점들이 있었다. 제가 수경이 만큼 크지는 않지만,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저를 발견해주시고, 또 기회를 주신 거 같다. 제작진, 감독님 앞에서 의논하고 토론했던 시간들로 인해 현장에 나가서 더 자신있게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된 거 같다. 배우로서도 저에게 많은 에너지를 줬고, 감독님도 믿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 권유리는 "제가 적어도 '못 말리는 결혼'이라는 시트콤으로 데뷔해 '패션왕'이라는 드라마 미니시리즈도 했었고, 조금씩 경험치를 쌓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에 대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너무 좋았다. 저를 믿고 제 안의 잠재력을 꺼내주신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었다. 저는 사실 제가 저를 못 믿을 때도 있었고, 그런 지점들과 시기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날 믿어주지만, 오히려 제가 절 못 믿을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져있던 때가 종종 있었고, 안 그래 보이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이렇게 누군가가 제것을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했고 뿌듯했고, 또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거 같아서 보람이 있었다. 그래서 천천히, 더디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유리가 연기를 이렇게 잘 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정말 '깜놀(깜짝 놀랐다)'할 정도로 신기했고 좋았다"고 말했다.

'보쌈'은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벌어지는 파란만장 인생 역전극. 3.1%의 시청률로 출발해 9.8%로 종영하며 K-사극의 저력을 보여줬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권유리는 '보쌈'에서 사건의 중심이자 주인공인 수경 옹주 역을 맡아 '주체적 여주인공'으로서의 활약을 보여줬다. 또한 바우(정일우)와의 예상을 넘는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고, 연기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호평 속에 극을 마무리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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