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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그야말로 미친 후반 1시간"…'랑종' 단언컨대 호러史에 길이 남을 극강의 공포(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7-02 11:01

수정 2021-07-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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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미친 후반 1시간"…'랑종' 단언컨대 호러史에 길이 남을 극강…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이 영화는 후반부 1시간은 그야말로 미쳤다. 그 어떤 자비도 양보도 없는 극한의 공포를 선사하는 '랑종'. 단언컨대 호러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오컬트 페이크 다큐의 탄생이다.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오컬트 호러 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노던크로스·GDH 제작).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제작을 맡은 나홍진이 자리했고 메가폰을 잡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화상으로 연결해 참석했다.

'랑종'은 '추격자' '황해' '곡성'까지 압도적 스릴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이는 파워풀한 연출로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았던 나홍진 감독이 직접 제작을 맡고, 호러 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진짜 무서운 영화'로 꼽히는 '셔터'와 '샴', 그리고 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피막'을 연출한 태국의 대표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일찌감치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페이크 다큐 방식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태국의 이산 지역 낯선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집 안, 숲, 산, 나무, 논밭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토속 신앙이 깊게 뿌리내린 마을에서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셔온 무당 님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조카 밍이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이 기이한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면서숨 쉴 틈 없는 긴장감을 만든다. 님과 밍을 둘러싼 사건과 현상을 포착하는 새로운 연출 방식을 통해 이 모든 과정을 '진짜 이야기'처럼 리얼하게 그려내며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랑종'의 후반 1시간은 감히 '미쳤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극강의 공포로 시종일관 관객을 밀어붙이다. '랑종'은 호러 영화, 그것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화치고는 매우 긴 13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 전반부는 빙의 대상자가 혼란과 어려움을 겪는 여타 다른 엑소시즘이나 빙의 등을 다른 오컬트 호러영화와 비슷하게 다소 밋밋하게 흘러가는 듯 보이는데, 이는 마지막 1시간을 위한 전초전일 뿐이다. 본격적인 빙의 증상과 퇴마의식이 펼쳐지는 후반부 1시간을 그 어떤 자비도, 양보도, 인정(人情)도, 온정(溫情)도 없이 최고의 표현 수위와 공포감으로 휘몰아친다. 단언컨대 호러 영화사에 남을 역대급 수위의 공포가 펼쳐진다.나홍진 프로듀서는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협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프로덕션이 시작되고 감독님이 매일 촬영한 걸 꼼꼼히 전달해 주셨다. 코로나 때문에 제가 현장에 가있지 못했는데도 감독님이 마치 제가 현장에 있는 것 처럼 수고를 해주셨다. 저희 영화가 28회차 촬영을 했는데, 전부 놀라웠다. 촬영하면서 정말 어마어마하게 집중하고 완벽하게 준비를하시는구나 싶어서 놀랐다. 또한 감독님은 정말 엄청난 재능이 있으시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감독님이 연출에 집중하시는 동안 저는 서사에 집중했다. 이 서사에 관련해서 촬영된 버젼과 발견된 새로운 부분을 말씀드리고 서사를 챙겼고, 감독님께서는 필름 메이킹에 집중하셨다"고 덧붙였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역시 나홍진과 협업을 대단히 만족스러워 하며 "저는 원래 나홍진 감독님의 엄청난 팬이다. 나 감독님은 저의 아이돌이다. 예전에 5년전에 한 영화제에서 나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 워낙 팬이라 제 영화 DVD를 모두 선물로 드렸었다. 그런데 5년 뒤에 나 감독님께 연락이 오게 될지 몰랐다. 이렇게 함께 할 기회가 생겼다는게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리고 제가 원안을 만났을 때 제가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의 영화였기 때문에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앞서 한국의 무속을 다룬 '곡성' 연출에 이어 태국의 무속을 다룬 '랑종'의 제작과 원안을 맡은 나홍진은 "워낙에 다양하고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신들이 있기에 사실 한국과 태국의 샤머니즘의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면서 느낀 차이는 있다. 감독님께서 연출을 너무 잘 해주셔서 영화 속에서 연출된 무속인들의 모습이나 행위의 차이는 느낀 것 같다. 감독님께서 실제로 2년 동안 태국의 무속을 취재를 하셨고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 원안을 받았을 때는 걱정이 많았다. 저는 태국의 무속 신앙을 아는 바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나홍진 감독에게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리서치 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제가 리서치를 하면서 굉장히 흥분되고 떨리는 기분을 느꼈다. 한국의 무속 신앙과 한국의 무속 신앙이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고 덧붙여 설명했다.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극중 엄청난 빙의 연기를 보여준 밍 역의 나릴야 군몽콘켓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그는 "밍이라는 역할의 배우를 뽑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나홍진 감독님과 회의를 할 때도 태국의 유명 배우는 절대 안 되고. 극중 캐릭터와 가장 비슷한 배우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굉장히 많은 오디션을 거쳤다. 수많은 오디션을 거친 후에 정말 이 엄청난 배우을 만났고 이 배우여야만 했다. 정말 대단하고 앞길도 창창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저희는 정말 가이드라인만을 가지고 촬영을 했다. 연기는 배우들이 디자인을 해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마막에는 체중을 10kg 가량이나 빼고 촬영을 했다. 지금은 건강하게 예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연출작인 컬트 호러 '곡성'을 코미디 영화라고 표현해 화제가 됐던 나홍진 프로듀서 "이번 영화에 코미디 요소를 넣을 생각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랑종'에도 코미디 한 세군데 있다"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어 "한 세 군데 있는데 안 웃기셨나 보다. 실패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근친상간, 존속살해 등 각종 금기를 높은 표현 수위로 다루는 '랑종'. 금기를 다루는 수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홍진 프로듀서는 "제가 진짜 제가 저만 살자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저는 진짜 감독님께 수위를 좀 낮춰보자고 제안했다. 아마 제가 계속 낮추자고 했으면 아마 상영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감독님한테 제가 좀 낮추자고 말하고 나면, 감독님 나중에 또 이야기하시고 또 하시고 계속 그랬다. 그래도 이게 처음보다 표현수가 잠잠해진 거다. 제가 설득해서 이 정도 나온거다. 그래서 우리 영화가 이렇게 청소년 관람불가를 당당히 얻을 수 있게 된거다"고 말해 모두를 웃겼다. 이에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수위에 관련해서는 나 감독님과 저와 많은 언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저의 생각은 절대로 이런 잔혹함이나 선정적인 장면을 팔아서 영화를 흥행하겠다는 게 아니다. 영화에 필요 없는 선정적인 장면은 절대 넣지 않았고 수위 또한 영화에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다.오컬트 영화 '랑종'을 제작한 나홍진 프로듀서와 반종 피산다나나쿤 감독은 이날 '귀신'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제가 '셔터'를 찍을 때부터 진짜 귀신이 있다고 믿느냐 질문을 진짜 많이 받았는데 사실 저는 귀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영화를 찍기 위해 무속인들을 리서치를 하면서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지금도 귀신은 없다고 믿는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나홍진 프로듀서는 "전 감독님과 달리 귀신이 있다고 믿는다. 저는 겁 많고 공포 영화도 잘 못본다. 귀신 무서워서 집에도 일찍 간다. 누가 사무실에 귀신 있다고 해서 10시 이전에 집에 간다. 귀신은 진짜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나홍진 제작,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은 '랑종'에는 니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가 출연한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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