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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퇴마 이상의 깨달음"…'제8일의 밤' 이성민→김유정, 韓오컬트 장르 새 역사 쓴다(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6-28 10:10

수정 2021-06-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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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마 이상의 깨달음"…'제8일의 밤' 이성민→김유정, 韓오컬트 장르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부처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전개와 빈틈 없는 '연기 신(神)'들이 총출동한 가장 한국적이고 독특한 미스터리 스릴러가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정조준 했다.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제8일의 밤'(김태형 감독, 곰픽쳐스 제작). 28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 채널에서 열린 '제8일의 밤'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지키는 박진수 역의 이성민, 괴이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7개의 사체에 얽힌 사건을 수사하는 강력계 형사 김호태 역의 박해준, 그것이 밟고 올 '7개의 징검다리'와 관련된 비밀을 가진 소녀 애란 역의 김유정, 그것이 깨어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박진수와 동행하는 동자승 청석 역의 남다름, 김호태를 따라 수사를 돕는 후배 형사 박동진 역의 김동영, 그리고 김태형 감독이 참석했다.

2500년 전,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요괴를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눠 봉인했다는 부처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제8일의 밤'. 제목에서 보여주듯 완전한, 불멸,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는 숫자 '8'과 무한의 기호를 암시하는 중의적 의미가 담긴 '제8일의 밤'은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이 만들어낸 숙명으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선사할 촘촘한 서스펜스와 스릴러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로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특히 '제8일의 밤'은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 김동영까지 총출동해 단번에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은 '제8일의 밤'의 다층적이고 예측 불가한 미스터리를 더욱 밀도 있게 완성할 신의 한 수로 웰메이드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이성민은 "'제8일의 밤'은 한국형 오컬트 무비다. 늘 이런 오컬트 장르를 보면서 왜 신부들이 퇴마 의식을 할까 싶었다. 스님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우리 영화가 그걸 해냈다. 흔히 오컬트 장르는 악마가 나오고 그걸 퇴마하면서 끝나는데 우리 영화는 그런 것뿐만 아니라 깨달음을 크게 준다. 봉인된 그것들이 사실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고통, 즉 번뇌와 번민인 것 같다. 깨달음이 있는 영화고 그게 우리 영화의 핵심이다. 그게 기존의 영화들과 다를 것이다. 물론 종교적인 영화는 아니다"고 소신을 전했다.

그는 "내가 맡은 인물 박진수는 흔히 볼 수 있는 세계 이상의 볼 수 없는 다른 세계를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건 내가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상상으로 채웠다. 우리가 흔히 그런 능력을 가진 분을 샤머니즘을 하는 주술사로 알고 있지 않나? 그런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또 전직 스님이라는 전사를 가지고 있어서 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표현하려는 것이 가능한지 조언을 구했다. 정서적으로 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영화 속에서 산스크리트어를 해야 했는데 그 연습을 좀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해준은 "이 영화를 보면 과거와 미래가 만나고 후회와 두려움이 만나 지옥문을 연다는 느낌이 독특했다. 이런 상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라 여기에서 오는 공포와 깨달음이 있었다. 그게 영화가 가진 힘인 것 같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열정을 많이 가진 형사를 연기했다. 열정을 쏟을 수록 놓치는 부분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며 "경찰로서 완장을 차고 있는 느낌이 나쁘지 않더라. 권력을 통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쾌감이 있었다. 다시 군대를 가 내가 무서워했던 중대장이 된 느낌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JTBC 인기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이후 작품을 선보인 것에 "이 영화를 촬영할 때는 '부부의 세계' 이전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촬영 당시 부담감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기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 성격 자체도 고민이 있으면 빠르게 털어내려는 성향이 있다"며 "'부부의 세계' 이후 너무 많은 미움을 받고 있다. 사실 매 작품 다르게 보여주고 싶다. 이번 작품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는 따뜻하고 정이 많은 캐릭터다"고 머쓱해했다.

tvN 드라마 '미생' 이후 박해준과 7년 만에 재회한 이성민은 "연극을 할 때부터 알고 있었던 배우였다. '미생' 때는 신기했고 '제8일의 밤'으로 만났을 때는 익숙한 느낌이 좋았다. '미생' 할 때보다 무르익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더욱 편하게 느껴진 것 같다. 새삼스럽지만 연극 무대에서 알고 지냈을 때는 박해준이 잘생겼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근래에 잘생겼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물론 과거에도 이 얼굴이었다. 연극할 때는 얼굴을 자세하게 볼 일이 없었는데 어느날 보는데 너무 멋있어졌다"고 웃었다.

이에 박해준은 "늘 동경하던 이성민 선배와 만나 '미생'을 하면서 너무 좋았다. 그동안 이성민 선배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너무 좋았다. 이성민 선배의 연기를 보면 '이 맛에 연기하는 구나' 싶다. 편안하게 촬영을 진행했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유정은 "'제8일의 밤'은 마음 속의 잔혹동화다. 영화 자체가 쉽게 만나기 어려운 느낌의 소재였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무엇보다 김태형 감독과 첫 만남에서 이 영화와 캐릭터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8일의 밤'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져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특히 내가 연기한 캐릭터는 말을 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야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영화 촬영장에 가는걸 즐겼다. 영화 자체는 어둡고 무거웠지만 현장은 밝고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지방 촬영을 가면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는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성민 선배가 잘 이끌어줘 그 기억이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 크다"고 곱씹었다.

이어 "'제8일의 밤'은 2년 전 촬영했다. 성인이 되고 첫 영화였다. 다른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내겐 정말 큰 의미였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남다름은 "이제 막 세상에 나온 동자승이라 밝게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했다. 눈썹을 많이 움직이는 등 표정에서도 귀여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현장에서 많이 예쁨을 받았다. 특히 이성민 선배가 내가 현장에서 긴장하고 있으면 긴장도 풀어주고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같이 나눠주셨다"고 고백해 선배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특히 이성민은 남다름과 2016년 방영된 tvN 드라마 '기억'으로 부자 호흡을 맞춘 바, 남다름에 대해 "남다름이 전작에서 내 아들 역할을 했는데 그 뒤로 나를 보면 '아버지'라고 부른다. 순둥 순둥한 모습부터 섹시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미 섹시해져 귀여운 모습이 사라졌다"며 "내게도 남다름 또래의 딸이 있는데 남다름은 예전부터 성숙하더라. 본의 아니게 듬직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이따금 아이 같은 모습이 있다. 그 모습을 끌어내주고 싶어서 장난도 더욱 많이 나눴던 것 같다"고 애정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제8일의 밤'이란 제목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한정된 8일의 시간동안 인물들이 운명대로 마지막 8일에 다가가는 의미를 다가가고 있다. 또 숫자 '8'을 옆으로 ?뗌見 무한대의 뜻이 담겨 있다"며 "만들어 낸 전설의 이야기다. 동화적인 느낌으로 영화가 시작되길 바랐다. 대신 동화같지만 사실처럼 느껴지길 바랬다. 우리 영화는 금강경 32장을 관통하는 이야기다. 세계관 역시 그 결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제8일의 밤'은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 김동영 등이 출연했고 김태형 감독의 첫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7월 2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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