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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기의 신세계..'물아'가 된 경험"..옥자연이 '마인'으로 찾은 것(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6-27 08:10

수정 2021-06-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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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의 신세계..'물아'가 된 경험"..옥자연이 '마인'으로 찾은 것…
tvN 토일드라마 '마인'에 출연 중인 배우 옥자연이 2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6.2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경이로운 소문'과 '마인'으로 시청자들에게 완벽히 각인된 배우 옥자연(33)이 이번에는 '연기의 신세계'를 맛봤다.



tvN 토일드라마 '마인'(백미경 극본, 이나정 연출)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옥자연은 그 안에서 초반 악녀로 그려지지만, 결국에는 자신과 친아들 한하준(정현준), 그리고 그의 엄마가 된 서희수(이보영)의 삶을 돕게 되는 여자 강자경(이혜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마인'은 초반 '똑같은 불륜 드라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여성 출연자들의 연대를 보여줬고, 시청률까지 급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옥자연은 종영 전 스포츠조선 사옥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동안의 촬영과 드라마를 돌아봤다. '경이로운 소문'으로 시청자들에게 주목을 받았지만, '마인'은 이미 그 이전 캐스팅이 완료됐던 작품. "신선한 얼굴을 찾고 싶다"던 이나정 감독의 마음이 옥자연으로 향했다고. 옥자연은 "감독님이 영화 '속물들'을 보시고 제안을 주셨다. '신인이면서 센 얼굴, 신비로운 얼굴'을 찾으셨다고 들었는데 그런 모습들이 저와 자경이가 맞닿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경이로운 소문' 속 악귀 백향희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일까. '마인' 속에서 초반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강자경을 향해 시청자들도 "백향희가 나타날 거 같다"는 반응을 하기도. 옥자연은 "감독님도 저도 그런 걸 신경썼는데, 찍을 때는 다른 느낌이 나와서 좋아했었다. 그러데 막상 나오니 시청자들은 백향희가 너무 강했나 보다. 그래서 속상하기도 했다"며 "초반엔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이기도 했고, 질투나 욕심을 내는 모습들이 강조가 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반부터 마음으로 서사를 쌓아왔었지만, 워낙 여러 사람의 서사가 등장하는 작품이고, 저에게 주어지는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이 사이에 서사를 잘 넣어야 했지만 제가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웠다"고 밝혔다.

겸손한 말에도 '마인' 속 옥자연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초반의 모습과 후반의 모습이 완전히 변하고 '여성의 연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응원을 받았다. 옥자연은 "4부까지 대본을 보고 캐스팅이 됐었는데, 작가님이 '끝까지는 말 못하더라도 세 여자는 연대를 할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믿음을 가졌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김서형 선배님이 연기한 캐릭터(정서현)도 여성의 동성애가 많이 다뤄지지 않았었는데 등장해 신기했고, 한 남자를 두고 불륜도 나오고 당연히 반목할 줄 알았던 두 여자가 후반엔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주셔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결말에서도 시청자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한하준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던 두 여자가 아닌, '함께' 아들을 키우는 여성들의 결말이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은 것. 옥자연은 결말에 대해 "이 모든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결말"이라며 "하준이를 '같이' 키우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희수가 배우 일을 시작하는 것과, 제가 아들을 함께 본다는 사실이 좋았다. 6년이나 아이를 보지 못했던 공백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고, 희수를 돕고 싶은 마음도 있을테니, 자경이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긴 연기를 해봤다"는 옥자연은 '마인'에서 선배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아이의 아빠이자 불륜의 상대, 그리고 마지막엔 '적'으로 등장했던 한지용(이현욱)과의 연기에서도 실질적 노하우와 도움을 받았다고. 여기에 이보영과 김서형도 뼈가 될 좋은 말을 해줬다. 옥자연은 "보영 선배는 '힘들지만, 버텨라. 더 괜찮아진다'고 해주시면서, 제가 연극 무대를 더 편안해하고 드라마의 편집을 어려워한다는 점을 아시니까 '주말 드라마를 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서형 선배님께는 그 자체로 보고 배운 것들이 많았다. 대본을 분석하는 것도 배웠고, 지나간 신도 다시 보면서 얘기해주셨고, 시도 읽고, 운동도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현욱 오빠는 실질적인 팁을 줬다. '눈빛을 세게 칠 때는 말에서는 감정을 빼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나와 '연극의 맛'에 빠져 연기를 하게 됐다는 그는 "스물 다섯에 시작했지만, 막상 해보니 너무 어려웠다. 본능적으로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너무 못해서 오기도 생겼다. 그러다 조금씩 연기 경험이 쌓이면서 맛이 들어오더라. 갑자기 '물아가 된다'는 생각이 온다. 내가 없어지고, 세계의 중간층에 가는 것처럼. '무당이 이런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뭄에 콩 나듯 그런 감정이 오면 연기에 중독이 되는 거다. 그 경험이 너무 좋아서 '이거 한 번 맛보면 못 그만두겠네' 싶기도 했다. 아직 카메라 앞에서는 그런 경험을 많이 못해봤지만, '마인'에서는 그 느낌이 조금씩 왔다. 한지용과 목을 조르며 대립할 때 눈물이 나왔고, 엠마 수녀(예수정)님과 눈이 마주쳤을 때 기운을 느끼면서 울컥했다. 더 연기를 하다 보면, 무대에서 받던 연기의 맛도 카메라 앞에서도 할 수 있게 되겠지"라고 말했다."확실히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말할 정도로 '마인'에 빠졌던 옥자연은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얻었다. 그는 "처음 맡은 큰 역할에서 내가 혼자만 갖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어떻게 잘 풀어낼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 이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한 단계 다른 세계를 경험한 거 같다. 그래서 약간 좀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뭔가를 할 때, 사람을 대하는 것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내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연기를 시작한지 좀 됐고 여러 부담도 있었는데, 잊고 있던 거라든지. '내가 왜 연기에 매료됐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초심을 생각하게 됐다. '다음엔 더 높은 걸 해야지'라는 생각이 전혀 없다. 어떤 역할을 맡든 더 충실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찾은 '마인', '나의 것'에 대해 다시 새겼다.

옥자연은 '마인'을 마친 뒤 독립영화 촬영에 돌입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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