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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정재영·문소리, n년차 직장인 공감..'미치지 않고서야' MBC 구원할까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6-24 08:20

수정 2021-06-24 08:36

 정재영·문소리, n년차 직장인 공감..'미치지 않고서야' MBC 구원할…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미치지 않고서야'가 격변하는 직장 속 공감 스토리로 출발했다.



23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정도윤 극본, 최정인 연출)는 직장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n년차 직장인들의 생존기를 리얼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드라마. 눈부시게 빛났던 청춘을 지나 인생의 내리막길에 선 이들의 롤러코스터 같은 오피스 라이프를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도를 높였다.

이날 방송은 감원 칼바람으로 뒤숭숭한 진하시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직원들의 '희망퇴직' 면담을 위해 본사에서 내려온 당자영(문소리)은 회사의 조치에 반발하는 직원들의 앞에서 규정만 내뱉었다. 칼잡이 노릇을 한다는 직원들의 수군거림에도 묵묵히 할 일을 했지만, 당자영 역시 씁쓸한 현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갑자기 불어닥친 인원 감축 소식에 최반석(정재영)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신은 일찌감치 창인시 생활가전사업부로 발령이 났고 헤드헌터로부터 이직도 제안받았지만, 절친했던 김영수 수석(최덕문)의 거취가 불분명했기 때문. 최반석은 김영수에게 면담을 권유했고, 그 길로 면담 사무실을 찾았던 김영수는 우연히 잔류 대상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살아남은 것에 안도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김영수는 잔류 대상자가 동명이인인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절망했다. 희망퇴직 서류를 받아 든 김영수는 허탈함에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본 최반석은 자신이 제안을 받은 이직 자리에 김영수를 추천하고는 창인 사업부로 가기로 결심했다.

최반석도 반전을 노리며 발령을 기회 삼아 소프트웨어로의 직무 전환을 꾀했지만, 단칼에 거절을 당했고, 창인 사업부 개발 1팀의 소속 엔지니어가 됐다. 최반석은 미래를 위해 일보 후퇴를 선택했지만, 시작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팀장 한세권(이상엽)은 자신보다 경력도, 나이도 많은 최반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그러던 중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최반석이 문제점을 지적하며 호환성 좋은 부품으로 교체하자고 했던 로봇청소기에 문제가 생긴 것.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물론,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최반석이 못마땅했던 한세권은 고장의 원인을 무리한 부품 교체 탓으로 돌리며 최반석을 궁지로 몰았다.

이 가운데 당자영도 팀장으로 승진하며 창인 사업부로 향했다. 이혼한 전 남편 한세권이 있는 것은 꺼림칙했지만, 임원 승진이 목전에 오자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 사이 최반석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인사팀으로 가라는 것.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최반석은 한세권을 찾아갔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최반석에게 "아웃"이라며 한방을 먹인 한세권의 뒤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다짜고짜 뒤통수를 가격하는 당자영의 등장이 앞으로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공감을 부르는 스토리로 시선을 모았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버텨냈던 n년차 직장인들의 애환이 공감을 더했고, 정재영과 문소리의 열연이 몰입도를 높였다. 정재영은 초라해지는 한편,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뚝심으로 헤쳐나가는 최반석으로 노련하게 풀어냈고, 문소리 역시 인사의 쓴맛을 속으로 삭이며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당자영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더했다. 이상엽 역시 지금까지 볼 수 없던 모습으로 재미를 배가했다. 한명전자 공식 트러블메이커로 활약할 그의 모습에 기대가 쏠렸다.

그동안 MBC는 시청률 1%대 드라마가 연속으로 방영되며 '위기'를 맞았지만, '미치지 않고서야'는 이날 3%, 3.9%로 출발하며 재도약의 희망을 봤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앞서 방영됐던 '오! 주인남'이 1%대 시청률을, '목표가 생겼다'가 2%대로 종영한 것에 비하면 기대할 만한 성과. '미치지 않고서야'가 위기에 빠진 MBC를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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