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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코로나 시국 위로되길"…'좀비크러쉬:헤이리' 가내수공업 저예산 좀비물 탄생(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6-23 09:18

수정 2021-06-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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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 위로되길"…'좀비크러쉬:헤이리' 가내수공업 저예산 좀비물 …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가내수공업 저예산 좀비영화가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좀비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마을을 구하기 위한 진선(공민정), 현아(이민지), 가연(박소진) 삼총사의 고군분투를 그린 코믹 액션 어드벤처 영화 '좀비크러쉬: 헤이리'(장현상 감독, GATE6 제작). 2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 조승구, 김준식, 장현상 감독 참석했다.

'버터플라이'(2013), '사돈의 팔촌'(2016), '커피느와르: 블랙 브라운'(2017), '굴레: 소녀의 눈'(2018) 등의 개성있는 작품으로 남다른 감성을 선보여온 장현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좀비크러쉬: 헤이리'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3관왕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엄청난 스케일과 파워풀한 액션 등으로 K좀비의 시대를 연 영화 '부산행'과 넷플릭스 '킹덤'과 달리,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코미디로 새로운 생활밀착형 K좀비물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공개된 영화는 기대를 한 없이 빗겨가는 작품이었다. 코믹 어드벤쳐를 표방했지만 영화에서 구사하는 유머는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진부하다. 일차원적인 이야기에 비해 지나치게 긴 11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은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며 하품을 유발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코미디 B급 영화로서의 정체성과 진지한 드라마적 좀비 영화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데 있다. 스케일과 일부 설정은 B급 무비를 표방하지만 B급 독립영화로서의 아이디어와 재미, 신선함은 한없이 부족하다. 코미디를 표방하면서도 진지한 어설픈 드라마적 요소를 억지로 밀어넣으려고 하다보니 이도저도 되지 못한 모양새다.

배우들은 최선을 다했다. 공민정은 당차고 씩씩한 성격의 터프걸 진선으로 분해 중심을 잡았고 박학다식 만능캐이면서도 연애 경험이 부족해 의기소침한 현아를 오버없이 연기했다.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박소진은 마녀를 콘셉트로 한 산드라 카페 사장 가연으로 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장현상 감독은 "각기 다른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오랜만에 고향인 헤이리에서 모였는데 좀비 사태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신나는 모험극이 됐으면 했다"고 작품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는 이번 영화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만드는 것만으로 즐거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자기만의 길을 가고 있던 캐릭터들이 좀비 사태를 통해 빛을 발하게 되는 영화인데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공교롭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저도 영화를 보면서 위로 받았다. 나의 길을 간다면 언젠가 이 터널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위로의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저예산에 임팩트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다른 팀원의 아이디어로 좀비 영화를 연출하게 됐다. 사실 지금까지 봤던 좀비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 같은 좀 진지한 좀비영화였다. 더 재미있는 좀비 영화는 이후 더 찾아봤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같은 영화를 봤는데 그런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지 않고 좀비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과격해서 조금 따뜻한 좀비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잔잔한 잔재미의 유머로 채워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진선 역의 공민정은 "극중 진선은 가장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친구들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고 살고 있는 지역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또 정의롭고 의리있는 친구다"고 캐릭터에 대해서 설명했다.

현아를 연기한 이민지는 "극중 현아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시간이 남아돌아서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여러 정보를 습득하는 오타쿠적인 기질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라며 "제 주변의 직장인 친구들도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지만 굉장히 능력이 많다. 그런 친구들을 본따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가연을 연기한 박소진은 "가연이는 가연이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는 친구다. 그리고 촉이 굉장히 뛰어나고 긍정적인 인물이다. 삶을 좀 즐겁게 살고 싶은 열망이 가득한 친구인 것 같다. 모든 일에 나만의 색을 섞어서 행하고자 하는 친구라 제가 원래 그런 친구인 것 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삼총사로 호흡을 맞춘 공민정, 이민지 박소진은 서로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연기했다. 공민정은 "민지 배우는 원래 알고 있었고 소진 배우는 처음 봤는데 나이가 같아서 바로 친구같았다. 작업하면서도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저희 셋이 의지하면서 좀비를 물리치는 촬영인데 실제로도 서로 의지하며 매일 놀듯이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고 이민지는 "두 분은 동갑인데 제가 조금 어리다. 그런데 염치 없이 동갑 역할을 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너무 잘 알고 친한 두분이랑 연기해서 현장에서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박소진은 "평소에도 워낙에 아끼고 자주 만나고 사심으로도 친한 민지 배우,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친해진 민정 배우와 정말 친해져서 그 케미가 잘 나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세 배우는 좀비 영화 촬영 소감도 전했다. 공민정은 "사실 좀비영화를 만나기가 쉽지 않지 않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역할을 보면 현실에 발 붙인 역할이나 장르가 많았는데 이런 장르 영화는 처음 찍는다. 제가 찍을 때는 '내가 뭘 하고 있나' 현타가 오기도 했다"며 웃엇다.이어 이민지는 "가내수공업 같은 느낌의 작품"이라면서도 "저예산 영화이지만 작품을 잘 만들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특히 좀비 역할을 맡으신 분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연기해주셨다. 하룻밤 일을 그리는 영화라 새벽 내내 분장을 하고 고생을 해주셨다. 저예산이지만 좀비 역할 해주신 분들이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저희도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박소진은 "좀비 영화를 한다는 기대감이 컸다. 저는 배우 일을 한지 얼마 안되서 예산에 대한 감이 별로 없다. 저는 되게 징그럽고 짐승같은 좀비를 생각하고 현장에 갔는데 좀비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가 반인반좀비가 됐을 때도 뭔가 달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좀비크러쉬: 헤이리'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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