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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죽기 살기로 뛰어"…'미드나이트' 진기주→위하준, 고구마 전개 마라맛 열연으로 채웠다 (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6-21 12:21

수정 2021-06-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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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살기로 뛰어"…'미드나이트' 진기주→위하준, 고구마 전개 마라맛…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고구마를 켜켜이 쌓다 마지막에 사이다 한 모금을 선사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다한 진정한 마라 맛 스릴러가 탄생했다.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이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의 새로운 타깃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티빙 오리지널 추격 스릴러 영화 '미드나이트'(권오승 감독, 페퍼민트앤컴퍼니 제작).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미드나이트'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연쇄살인마의 새로운 타깃이 된 청각장애인 경미 역의 진기주,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 역의 위하준, 동생을 찾기 위해 도식의 덫에 걸린 파수꾼 종탁 역의 박훈, 딸 경미와 같은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 역의 길해연, 종탁의 하나뿐인 가족이자 모든 사건의 시작점 소정 역의 김혜윤, 그리고 권오승 감독이 참석했다.

한밤중 도시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소리 없이 쫓고 쫓기는 극한의 사투를 풀어낸 '미드나이트'는 숨 막히는 긴장감 속 흡입력 있는 전개를 끌어낸 스릴러로 여름 극장가를 찾았다.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살인사건의 목격자와 오직 살인이 목적인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의 멈출 수 없는 추격전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스릴러로 신선함을 안긴다. 다만 엔딩의 클라이맥스를 너무 의도한 나머지 시종일관 고구마 전개를 이어가는 엉성한 스토리는 호불호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08)를 떠올리게 하는 반복되는 추격 신은 신선함을 반감시킨다.

스토리와 연출 면에서는 여러모로 씁쓸한 뒷맛을 남기지만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열연이 부족함을 채우며 아쉬움을 달랜다. 진기주, 위하준을 필두로 박훈, 길해연, 김혜윤까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신선한 충무로 대세, 명배우의 만남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18, 임순례 감독)를 비롯해 KBS2 '오! 삼광빌라', 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MBC '이리와 안아줘' 등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진기주가 데뷔 이래 첫 주연작인 '미드나이트'에서 청각장애인 역을 자연스럽게 표현했고 또 과격한 액션 신 역시 완벽하게 소화해 이름값을 증명했다. 또한 영화 '곤지암'(18, 정범식 감독)에 이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로맨틱한 연하남으로 등장해 사랑을 받은 위하준은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역을 소화하며 파격적인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들의 열연은 '미드나이트'의 긴장감을 영혼까지 끌어올리며 마라 맛 스릴러로 포장을 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진기주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재미있게 읽었다.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소리를 알아가는 정보를 보는 게 재미있었다.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는 것도 내겐 큰 도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막상 현장에서 촬영하는데 연쇄살인마가 빠른 속도로 나를 잡아먹을 듯 달려오니까 나도 죽기 살기로 달리게 됐다. 현장의 공기와 잘 맞아 나에게서 볼 수 없었던 속도를 발견하게 됐다.

수어 연기에 대해 진기주는 "마치 어렸을 때 처음 영어를 배운 듯한 느낌이었다. 수어 학원에서도 말하지 않고 손과 수어로만 소통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그렇게 수어를 배웠고 엄마와 달리 사회 생활을 이어가는 경미는 필담까지 사용을 한다. 본인이 내고 있는 발음이 어느 정도 정확한지, 어떻게 표현하는 게 맞는지 수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고민해서 설정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진기주와 함께 수어 연기를 도전한 길해연은 "수어라고 표현을 한다. 다른 종류의 언어라고 생각했다. 진기주와 내가 하는 언어가 목소리와 말투가 다르듯이 성격마다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르더라. 감정에 더 중점을 두고 진기주가 하는 수어와 다르게 하려고 했다. 나에겐 수어를 배우는 시간이 소중했다"고 의미를 더했다.

진기주와 함께 모녀 호흡을 맞춘 길해연은 "현장에서도 그렇고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영특하고 좋은 배우다. 진기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많이 안아줬다. 미친듯이 뛰고 숨을 헐떡이면서 연기하는 걸 보면서 그냥 안아주고 싶었다. 진기주는 정말 감동이었다"며 애정을 전했다.

진기주 역시 "현장에서 길해연 선배를 볼 때마다 울었다. 길해연 선배가 나를 안아주려고 팔을 벌리는데 그 모습에 그냥 눈물이 났다. 매번 촬영하면서 컷을 하고 난 뒤 잔여감을 길해연 선배를 통해 위로 받았다. 선배의 포옹이 충전과 같았다"며 길해연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더했다.

위하준은 "시나리오를 긴장감 있게 읽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도 컸다. 도식과 경미의 대립을 어떻게 표현할지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읽었다"며 "'내 손 안에 벗어날 수 없다'는 연쇄살인마의 편안하면서 섬뜩한 모습의 도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졌고 부담도 됐다. 아무래도 도식이라는 인물이 최대한 잘 표현하고 몰입하고 싶었다. 평소에 도식이라는 분위기와 상태를 많이 유지하려고 했다. 실제로 많이 예민해지기도 했고 자기전 연쇄살인마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어서 프로파일링한 책과 자료를 많이 읽어봤다. 여러 연쇄살인범 연기를 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공부하기도 했다. 너무 아름다운 배우들에게 못되게 행동해야 해서 그게 마음적으로 부담스러웠고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혜윤은 "개인적으로 공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데 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신선함이 있었다. 소리에 대한 긴장감과 추격 장면에서 오는 긴장감도 많이 느껴졌다. 굉장히 재미있고 긴장감 있게 읽게 됐다"고 답했다.

김혜윤과 남매 호흡을 맞춘 박훈은 "김혜윤은 좋아했고 앞으로도 좋아할 배우다. 많은 분이 알겠지만 김혜윤은 작은 역할부터 지금까지 올라온 배우다. 얕은 배우가 아니다. 굉장히 호흡이 좋았다. TV에서 김혜윤이 나오면 그렇게 반갑더라. 좋은 동생을 하나 얻은 기분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오승 감독은 "지금 우리 사회는 누구나 쉽게 목소리를 내지만 그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진심으로 약자를 생각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표현하는 방식에 많은 고민을 했다. 우연히 카페에서 청각장애인 두 분을 목격하게 됐다. 청각장애인이라 음료 호명에도 모르더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또한 추격 신에 "그동안 좋은 추격 신을 다룬 영화가 많아서 참고를 많이 했다. 추격신이 재미있는 영화를 다시 보니 생각보다 길지 않더라. 추격신은 1분이 안 넘더라. 참고하려 했지만 너무 짧아 영화로 가져올 수 없었다. 그래서 촬영 감독과 논의해서 여러 방식으로 촬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미드나이트'는 진기주, 위하준, 박훈, 길해연, 김혜윤 등이 출연했고 권오승 감독의 첫 상업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30일 티빙과 극장 동시 공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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