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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김서형 "매번 달라야 하는 강박관념有"..독보적인 '센캐 전문 배우'의 품격('여고괴담6')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6-21 10:14

수정 2021-06-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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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형 "매번 달라야 하는 강박관념有"..독보적인 '센캐 전문 배우'의…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피할 바엔 부?H히자' 걸크러쉬 배우 김서형(48)이 안방과 스크린에서 독보적으로 빛이 날 수 있었던 이유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주인공이 학교 내 문제아를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6', 이미영 감독, 씨네2000 제작). 극 중 기억을 잃은 채 모교에 교감으로 부임하게 된 은희를 연기한 김서형이 21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여고괴담6'를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진심까지 모두 털어놨다.

학교를 무대로 신선한 소재와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 혁신적인 촬영 기법을 선보이며 한국의 공포 영화 바이블로 거듭난 '여고괴담' 시리즈'. 1998년 개봉한 '여고괴담'(박기형 감독)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99, 김태용·민규동 감독) '여고괴담 3 - 여우 계단'(03, 윤재연 감독) '여고괴담 4 - 목소리'(05, 최익환 감독) '여고괴담 5'(09, 이종용 감독), 그리고 '여고괴담6'까지 무려 23년간 6편의 이야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한국의 대표 공포 시리즈다.

특히 다섯 번째 시리즈 이후 12년 만에 개봉된 '여고괴담6'에서는 영화 '악녀'(17, 정병길 감독), JTBC 드라마 'SKY 캐슬' 등을 통해 전적으로 믿고 보게 된 김서형이 주연을 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마인'에서 독보적인 걸크러쉬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김서형이 '여고괴담6'로 안방과 동시에 스크린을 장악하고 나선 것. 무엇보다 '여고괴담4' 이후 16년 만에 다시 '여고괴담6'로 돌아온 김서형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와 마주하는 인물 은희로 변신해 또다시 연기 변신을 펼쳤다. 모교로 돌아온 후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면서 히스테릭한 모습을 연기한 그는 섬세한 감정을 탁월하게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

김서형은 "사실 '여고괴담6'를 제의 받을 것이라곤 생각을 전혀 못 했다. '여고괴담6' 캐스팅 연락을 받았을 때 의아하면서도 좋았다. 여섯번째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연히 부담은 있었다. 일단 개인적으로 무서운 영화를 못 보는데 그래서 시리즈 전반의 내용 흐름을 다는 모른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편하기도 했다. 매 시즌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나? 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은 있어도 이번 '모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또 시리즈에 두 번 출연한 배우는 없어서 그 부분에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여고괴담4' 때는 분량이 많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눈 감고 있었던 역할은 아니었다. 물론 순식간에 사라진 역할이어서 학생들과의 교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이 아니었나 싶다"며 시리즈 중 유일하게 두 번 출연한 배우로서 "자부심 보다는 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고(故) 이춘연 대표에게 생전에 그 말을 했다. '6편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나는 이 대표가 10편까지 이 시리즈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오랜만에 6편이 나왔는데 내가 10편까지 갈 수 있는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여고괴담' 시리즈가 가진 타이틀에 대해서 부담은 없다. 시리즈를 만들어 온다는 것, 그게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서 그 역사를 같이 만들어가고 있는 자체가 좋았다. 앞으로도 남아 있어야 하는 시리즈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에게 10편까지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아쉽게도 갑작스럽게 떠나게 돼 아쉽다. 부담감과 무게감이 아니라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고 진심을 전했다.

높아진 인기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당당하게 답한 김서형. 그는 "인기의 실감은 주변 분들이 말해줘서 아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할 일을 늘 할 뿐이다. 다만 나를 향한 좋은 말은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마인' 같은 작품을 만나게 된 것 같다"며 "'여고괴담6'는 2년 전 촬영한 작품이었다. 'SKY 캐슬'을 끝내고 촬영한 작품이었다. 'SKY 캐슬' 당시 헛헛함이 있었다. 연기를 다 끝내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때 만난 '여고괴담6'가 쉼 없이 끌고 가는 작품으로 느껴져 과감없이 다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 끌어내서 다음 단계를 넘어갈 수 있는 털어내야 하는 나만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더 이 작품을 선택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고(故) 이춘연 대표가 안 계시지만 10편까지 누구라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마음을 담았다.

그동안 하드캐리한, 말 그대로 센 캐릭터를 소화한 것에 "'SKY 캐슬' 전후로도 소위 은유적으로 보여지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것 같다. 아무래도 매 작품 끝날 때마다, 혹은 끝나기 전 작품을 촬영 하면서도 매 순간 벅찰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받아들여야 하는 배우로서 당연한 자세가 있다. 하지만 내 스스로 김서형에게 없는 역할들, 만들어야 하는 역할 속에서는 촬영 하면서 감정이 제일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이제는 무뎌졌다기 보다는 매 작품 할 때마다 털어내야 하는 방법을 연기하면서 차츰 알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다행인 것 같다. '센 캐(센 캐릭터)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있다. 그동안 센 캐릭터를 맡아온 것은 사실이다. 10년 전부터 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핵심적인 것은 '주변 인물로부터 왜 그렇게 됐을까?'였다. 연기를 중점에 뒀을 때 스스로 캐릭터가 세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제일 약하기 때문에 센 캐릭터처럼 보인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내 입으로 말하기 뭐하지만 '독보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 부분을 쌓아온 것 같다. 만족이라기 보다는 인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센 캐 전문 배우'라는 감사한 수식어를 얻게 됐다. 노력하고 성실했던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매번 하고 싶은 작품을 할 수 없지 않나? 배우라는 일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뭐든 해내야 하는 일이다. 매번 센 캐릭터를 주니까 매번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조금 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에 대해서는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더라. 마주하게 된 작품에서 배우라는 이름 앞에 뭐든 가릴 수 없다. 내가 해왔던 작품은 임펙트가 있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역할이 많이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피할 바에 잘 버무려서 보여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내 입장에서는 숙명인 것 같다. 그걸 밀어내기 보다는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마냥 센 캐릭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마인'에서 멜로를 연기했는데 연기해보니 멜로가 가장 쉬운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는 김서형, 김현수, 최리, 김형서 등이 출연했고 이미영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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