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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둔 크래프톤, 새로 쓸 기록과 넘어야 할 과제는?

남정석 기자

입력 2021-06-20 16:14

수정 2021-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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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둔 크래프톤, 새로 쓸 기록과 넘어야 할 과제는?


'각종 역사를 쓰는 크래프톤, 성공 상장 위한 과제는?'



전세계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성공시킨 크래프톤이 드디어 IPO(기업공개) 일정을 확정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드디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워낙 대형주이다보니 국내외에서 12일간의 기관 수요 예측을 거쳐, 7월 14~15일 일반 공모를 실시한 후 2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상장을 할 경우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사 대장주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IPO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국내 게임산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기대효과도 있다. 다만 성공적인 상장과 시장 안착, 그리고 향후 주가 상승을 위해선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 연관성을 부인했던 중국 텐센트와의 관계를 비롯해 '배틀그라운드' IP에 집중된 매출 구조, 이로 인한 빠른 신작 출시의 필요성 등 상장사로서 그리고 대장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크래프톤은 상장을 앞두고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신작의 출시 소식, '배틀그라운드 유니버스' 구축 단계의 일환으로 단편영화 공개 등 다양한 소식을 쏟아내며 상장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게임사

크래프톤은 희망 공모가로 45만8000~55만7000원을 제시했다. 공모 규모는 신주와 구주를 합쳐 총 1006만 230주이다.

만약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무려 5조 6035억원을 모집하게 된다. 최하단에서 결정되어도 4조 6076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이 기록한 4조 8000억원에 버금가거나 이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 공모 규모이다. 삼성그룹의 금융지주사격인 삼성생명을 뛰어넘는 주인공이 다름아닌 국내 게임사가 되는 셈이다. 11년만에 쓰여지는 역사임은 분명하다.

또 상장예정 주식수가 5030만 4070주이기에, 상장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최소 23조원, 최대 28조원이 넘게 된다. 이는 국내 게임 대장주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전체 22위에 올라 있는 엔씨소프트의 18일 현재 시총 17조 958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간단히 이를 제치게 되는 셈이다. 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이날 시가 총액인 2조 2847억엔(약 23조 4852억원)조차 뛰어넘으며 명실공히 한국의 최대 게임사로 등극하게 된다.

시총 28조원은 이날 현재 코스피 시총 전체 13위인 현대모비스의 27조 2056억원을 뛰어넘는 엄청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더불어 시총 10조원이 넘는 3번째 회사가 되며 게임산업의 위상을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시킬 것은 분명하다. 상장 주관사는 국내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고, NH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그리고 삼성증권이 인수회사로 나서게 된다.

또 하나의 기록은 청약 증거금에서 나올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 중복청약이 허용되는 마지막 종목이기에 기관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은 분명하다. 이 기록은 지난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 5365억원)가 가지고 있다. 크래프톤의 일반 투자자 공모액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2배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최고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역사성에 버금가는 성장세 필요

이처럼 크래프톤이 기대에 걸맞는 성공적인 상장과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당연히 현재 수준 이상의 성장성이 요구된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배틀그라운드' IP에 집중된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에 수십가지의 위험성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텐센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화평정영'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초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함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 개발,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에 서비스 했는데, 가장 큰 매출처인 중국에서 판호(퍼블리싱 권한)를 받지 못해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그런데 비슷한 시점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유사한 게임인 '화평정영'이 중국에서 출시돼 여전히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두 게임은 다른 게임이며 성과나 수익성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시장에선 판호 규제를 피해가기 위한 일종의 우회책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상장을 앞두고 크래프톤이 '화평정영'의 서비스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중국 매출 규모와 높은 의존도도 알려진 셈이다. 크래프톤이 '중국 게임 시장의 불확실성 관련 위험'이라는 항목으로 조심스럽게 공개한 이유다.

또 크래프톤은 지난해 중국과 분쟁을 벌이던 인도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를 중지시키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버전을 새로 제작, 현재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예약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예전의 인기 회복을 노리고 있다.

어쨌든 크래프톤으로선 빠른 신작 출시와 IP 확장이 필수적이다. 일단 자체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의 미국 알파 테스트를 최근 끝냈는데, 사전예약자가 1700만명을 넘어서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를 담은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도 26일 공개한다. 마동석이 악명 높은 죄수 역할을 맡아 주연으로 출연한다. 이를 시작으로 게임 및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IP 확장을 꾀한다.

이밖에 현재 개발중인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명 '카우보이(COWBOY)'를 비롯해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를 게임 및 2차 창작물로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IP 제작에도 나섰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게임을 중심으로 콘텐츠 영토를 계속해서 확장해 글로벌 게임 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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