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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인뮤지스→'언더커버' 배우 경리 "이젠 저에게 관대하려해요"(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6-13 10:25

수정 2021-06-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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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인뮤지스→'언더커버' 배우 경리 "이젠 저에게 관대하려해요"(종합)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에 출연했던 배우 경리가 10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1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걸그룹 나인뮤지스 출신의 경리가 이제는 배우 박경리(31)로 변화를 시작했다.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화장과 의상도 벗어던지고 한결 옅어진 선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그다.



12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송자훈 백철현 극본, 송현욱 박소연 연출)는 박경리가 배우로 만난 첫 번째 정극이었다. 그동안 웹드라마를 통해 연기에 도전하기는 했었지만, 이처럼 본격적인 연기에 도전한 것은 처음이다. 박경리는 "멀티테이너로서 배워서 뭔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대표님도 '알려진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거 같은데, 연기도 해보지 않겠냐'고 하셨다. 그래서 저도 항상 비슷한 모습을 시청자들께 보여드리면 지루하게 느끼실 수 있어서 고민이 있었기에 연기를 배우게 됐고, 하면서 고민도 많았지만, 재미있어서 앞으로는 여러 드라마를 만나면서 조금씩 더 저를 향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깨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경리는 '언더커버'에서 90년대 안기부 언더커버 요원인 고윤주(한고은)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때문에 대본리딩 현장에서도 한고은과 꼭 붙어, 서로의 연기를 지켜보게 됐다고. 처음 가본 대본리딩 현장도 신선한 자극이 됐다. 박경리는 "출연 배우가 너무 많아서 두 테이블을 꽉 채울 정도였다. 저는 한고은 선배님의 아역이기 때문에 바로 옆에 앉았는데 옆에서 저를 지켜보셔서 긴장을 많이 했었다. 선배님과 저는 말투가 서로 다르지않나. 전 또박또박 말하는 스타일이고 선배님은 나른하게 말씀하시는데, 그것 때문에 '잘하지만 풀어서 편하게 하면 좋을 거 같다'고 조언해주셔서 촬영을 하면서도 그 말씀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언더커버' 속 고윤주는 작전을 위해 했던 마약에 중독돼 조직에서 '폐기'된 요원. 긴 세월 음지를 전전하며 피폐하게 살아왔던 그의 기구한 사연도 박경리는 자신의 연기로 표현해냈다. 박경리는 "윤주가 외적으로는 강하게 보여지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화장이나 의상 등에 신경을 쓰면서 연기했다. 또 윤주 캐릭터가 하는 연기들이 생활연기가 아니었고, 저에게는 좀 다가가고 범접할 수 없는 마약과 관련한 사연도 있었다. 또 이석규(연우진)에게 고백을 하는데도 사실 그게 '널 좋아해!'하는 마음이 아니라, 내면적으론 다른 연기를 해야 했고, 기대고 싶은 마음에 했던 행동들이라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는 '쟤는 저런 마음이구나'가 보여야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액션 연기에도 도전했던 박경리다. 고윤주의 주 특기인 발차기를 완벽히 선보인 것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경리는 "윤주의 발차기가 바로 감독님의 포인트였다. 제가 액션신을 촬영했을 때가 심지어 한파였는데, 야외 촬영에 대기 시간도 없이 들어가야 했다. 한나절을 밖에 서있는데 난로가 없었다면 손발이 다 얼고 몸이 발발 떨릴 지경이었다. 입을 녹이고 시작을 하더라도 제 차례가 오면 덜덜 떨려 대사가 안 나올 정도였고, 다리를 지탱을 해야 하니 온몸이 다 떨릴 정도였다. 아무리 스키장에서도 세 네곡씩 공연을 했던 저라지만, 계속 추운 상태로 있고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 저도 많이 놀란 촬영장이었다. 그래서 몸이 풀리는 액션신이 더 좋았다. 어릴 때부터 몸을 많이 움직인 덕분인지 액션스쿨에서도 감독님께 칭찬을 많이 받아 점점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붙었다"고 말했다.

'연기의 재미'를 본 박경리는 앞으로도 변신의 준비가 돼 있다. 배우 소속사인 YNK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뒤 박경리가 느낀 것은 "함께 고민해간다"는 것. 이미지에 맞는 것, 변화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나간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소속사 이적 후 이미지를 완전히 반전시킨 화보까지 촬영한 바. 그는 "그동안 제가 센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화보로 여러 색을 표현할 수 있던 것이 재미있었다. 또 그동안의 제 이미지가 아니라 다른 이미지로도 변신해볼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저도 밝은 옷, 귀여운 이미지를 좋아하니, 이런 기회들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좋다"고 했다.

연기를 하며 마음의 치유까지 동시에 얻었다는 그다. 그동안 실제 감정과는 달리 방송에서 보여져야 하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었다는 그는 연기 선생님을 만나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까지 얻었다고. 박경리는 "방송에 나가 리액션을 하다 보면 오디오가 비는 것이 힘들고, 상대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더 크게 웃은 것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자신의 텐션 그대로 차분히 있어도 된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앞으로는 제가 가진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제 성격에는 털털하고 쾌활한 면도 있는데, 그래서 제 진짜 모습이 담긴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을 보며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사차원의 매력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다. 박경리는 "최근에 영화 '콜'을 봤는데, 영숙을 연기한 전종서 배우를 봤는데, 저도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최근에 '온앤오프'에 나올 때 정말 어떠한 화장도 하지 않고 방소에 나왔는데 사실 제가 보고도 놀라기도 했지만, 이제는 저에게 좀 관대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겐 관대해도 본인에겐 그러지 못하는 것이 우리 아니냐. 저도 놔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최근 '문명특급'의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 감아줄 명곡) 특집을 통해 나인뮤지스로도 다시 모습을 보여준 박경리는 "팬들이 원하고 대중들이 원한다면, 다시 컴백해서 '눈을 감지 않는다'면 저희도 좋은 기회로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낸 바. 걸그룹으로도, 또 배우로도 우뚝 설 박경리의 앞날에 기대가 쏟아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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