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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모교' 김서형 호러퀸 도전, 12년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성공 신호탄 쏠까(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6-09 09:25

수정 2021-06-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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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김서형 호러퀸 도전, 12년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성공 신호탄…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12년만에 다시 돌아온 '여고괴담'.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가 '여고괴담' 시리즈의 부활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까.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주인공이 학교 내 문제아 학생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화장실을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호러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모교', 이미영 감독, 씨네2000 제작).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김서형, 김현수, 최리, 김형서, 이미영 감독이 참석했다.

'모교'는 1998년 개봉한 첫번째 영화 '여고괴담'(박기형 감독)을 시작으로 2009년까지 총 다섯편의 작품을 개봉한 충무로 대표 호러 영화 시리즈인 '여고괴담'의 여섯번째 작품. 지난 2009년 개봉한 '여고괴담5: 동반자살' 이후 무려 12년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오게 됐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학교를 무대로 신선한 촬영기법과 사회적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까지 갖추며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작품. 하지만 평론가의 극찬을 이끌었던 2편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9, 김태용·민규동 감독)이후 나온 영화들은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대중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다. 그랬던 '여고괴담' 시리즈가 '모교'를 통해 다시 한번 부활을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모교'는 기존의 '여고괴담' 시리즈와 달리 두 시대를 오가며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끌어와 호러라는 장르에 결합시켜 눈길을 끈다. 절대 잊을 수도, 또 잊어서도 안되는 근현대사의 가슴 아픈 사건과 그 사건이 낳은 피해자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만들어낸 슬픈 호러였다는 설정이 새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절대 가볍게 다뤄서는 안되는 근현대사적 사건의 활용이 단순히 반전을 위해 다소 억지스럽고 가볍게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강해 아쉬움을 남긴다. 소재와 장르가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리고 호러영화 치고는 긴 러닝타임 또한 몰입도를 떨어뜨리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배우들 만큼은 흠잡을데가 없다. JTBC 드라마 'SKY캐슬'부터 최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tvN '마인'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카리스마와 매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서형은 이번 영화에서 모교 교감으로 부임하게 된 은희 역을 맡았다. 모교로 돌아온 후 알 수 없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면서 히스테릭한 모습부터 과거의 슬픔과 아픔을 안고 사는 PTSD의 환자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신예 등용문이라고 불리던 '여고괴담'답게 신예 배우들의 연기 또한 눈길을 끈다. 문제아 하영 역의 김현수, 발랄한 유튜버 지망상 소연 역의 최리, 은희의 곁을 떠도는 의문의 학생 재연 역의 김형서까지 모두 반짝반짝 빛난다.

이날 12년만에 새 '여고괴담' 시리즈를 내놓게 된 이미영 감독은 "'여고괴담'은 지금까지 각 시리즈가 이어오는게 아니라 각자 고유의 독립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전편에 대한 부담이 크진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영화를 여름 시장에 내놓게 되서 '여고괴담'이 공포영화라는 새로운 자각으러 하게 됐다. 사실 영화를 시작할 때는 공포에 대한 장르적 형식적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여학생들의 사연과 학교 안의 공감 등 내용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이후 각 신들으러 만들 때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를 풍기기 위한 구도들이 필요하다고 만들어나갔다"고 말했다.특히 이 감독은 은희의 서사로 대변되는 과거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가져온 이유에 대해 묻자 "과거 은희의 서사는 이 영화를 시작한 이유이자 '모교'라는 제목을 붙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모교'는 갑자기 들이닥친 침입자에 의해 공포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폐쇄적인 이 공간이 역사적 사건에 감춰진 이면을 상징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여고괴담'의 네번째 편인 '여고괴담4: 목소리'에 다시 '여고괴담'으로 관객을 만나게 된 김서형은 "제가 4편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또 제의를 주셔서 처음에는 좀 의외였다. '여고괴담' 시리즈에 두번 출연한 배우가 없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으니까 한번에 읽을 정도로 좋았고 그냥 보내기엔 후회할 것 같더라. 현장에서 감독님과 호흡도 더할나위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드라마 'SKY캐슬' 이후 차기작으로 '모교'를 택했던 김서형은 "극중 은희는 끝까지 과거의 고통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게 힘들었다. 제가 '스카이캐슬'을 이후 바로 선택했어야 되서 개인적으로 트라우마가 있었다. 'SKY캐슬'보다 더 뿜어내고 싶어서 선택한 면도 있다. 힘들긴 했지만 김서형이 더 내면적으로 쏟아낼 수 있어서 속시원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지켜내는 선생님의 모습과 과거와 맞물려서 해내야하는 것들, 처단자의 입장에 설수도 있다는 그런 어려운 상황들이 어렵지만 속시원했다"고 설명했다.김서형은 앞선 '여고괴담' 시리즈 중에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 제가 공포 영화를 잘 못본다.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제가 소리도 제일 많이 질렀다. 인터뷰에도 그런 질문이 나올까좌 '여고괴담' 앞선 시리즈를 다 보려고 했는데 공포영화는 도저히 못보겠다. 영화를 찍을 때도 피칠갑을 해둔 촬영 현장을 못들어가겠더라. 찍고 나와서 엄청 울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처음에는 사실 귀신 역할인 줄 알았다. 선생님 역할이라고 하길래 귀신인 줄 알았다. 공포 영화는 정말 못보고 무섭다. 그런데 공포퀸은 되고 싶고 그렇다. 죄송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하영 역의 김현수는 "'김현수' 여괴괴담 시리즈가 워낙 역사가 깊다보니 제가 시리즈에 누를 끼치지 않을지 걱정도 됐지만 하영은 제게 큰 도전이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밝게 입을 열었다.

이어 현재 방영중인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로도 큰 사랑을받고 있는 그는 "제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하영이라는 인물을 어떻게하면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2년전에 촬영한 작품인데 감사하게도 '펜트하우스' 방영되고 있을 때 개봉하게 되서 행복하다. '펜트하우스' 속 캐릭터와 다른 캐릭터라서 보시는 분도 제 새로운 모습을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뮤지션 비비'가 아닌 배우로서 처음 대중을 만나게 된 김형서는 "처음에 회사로 이 영화 제의가 들어왔고 회사에서 저에게 '배우로 도전하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너무 걱정이 됐는데 '여고괴담'이라고 듣고 바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일단 연기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고 제가 은근히 새로운 걸 잘 시도하지 못해서 걱정이 컸다. 그런데 '여고괴담'이라고 하니까 하늘이 나에게 점지해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운명같은 느낌을 받았다"라며 "사실 이번 영화에서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만 동료 배우들과 감독님이 큰 도움을 주셔서 큰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촬영도 너무 재미있었고 배우에 대한 욕심도 점점 커지는 것 같다"고 말을 더했다.기자간담회 말미 이미영 감독은 한달 전 세상을 떠난 충무로의 큰 별이자 '여고괴담' 시리즈의 제작자인 고 이춘연 대표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춘연 제작자님이 한달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황망한 마음이 크다"라며 "이춘연 대표님의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대단했다. '여고괴담' 시리즈가 다 잘되진 않았지만 혹자는 '뭘 또 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번도 흔들림 없이 '10편까지 할거다. 여고괴담은 자극을 위한 호러영화가 아니라 여학생들의 상처와 슬픔과 눈물이 장르적인 산물로 표현되는 영화이다. 이렇게 매력적인 기획은 다신 있을 수 없다'고 말씀해 오셨다. 제작지님의 보살핌으로 다음 시리즈도 잘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는 이미영 감독의 입봉작이다. 김서형, 김현수, 최리, 김형서, 권해효, 장원형 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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