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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틀쥬스' 유준상, 역시 긍정의 아이콘…"마스크 쓰고 연습, 극복법은…"(종합)

고재완 기자

입력 2021-06-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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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틀쥬스' 유준상, 역시 긍정의 아이콘…"마스크 쓰고 연습, 극복법은…
뮤지컬 '비틀쥬스' 배우 유준상. 사진=CJ ENM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유준상만큼 '열정의 아이콘' '열정부자'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이는 많지 않다. 드라마 영화 음반에 뮤지컬까지 섭렵하며 쉴틈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뮤지컬로 팬들을 찾는다. 오는 18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되는 '비틀쥬스'에서 비틀쥬스 역으로 합류했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영화감독 팀 버튼의 초기 대표작인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탄생된 작품으로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독특한 이야기를 다룬다.

유준상은 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비틀쥬스' 인터뷰에서 "정말 연습을 치열하게 했다. 27세 때 뮤지컬 '그리스'를 하면서 새벽까지 매일 연습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순간들이 떠오르더라. 자다가도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서 혼자 '중얼중얼' 할 정도로 대사를 연습했고 아침마다 산에 가는데 산에 가면서도 대사 연습을 했다"고 털어놨다.

"분석 작업이 필요해서 3~4주 정도 나 나름대로의 분석 작업을 했다. 타이밍에 따라 0.3초, 0.5초 싸움이라 반복되는 훈련으로 타이밍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나에게 그 시간이 고통스러웠고 내 스스로에게 정말 너무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장벽이 걷어지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해나가면 되겠구나'가 됐다. 지금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지 못하는 작품이고 최신 작품이라 한국에서 공연하는게 너무 중요하다. 열과 성의를 다해 미국에서 하는 것 이상으로 만들고 싶었다."

코로나19 상황이라 연습도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해야했다. "마스크 쓰고 연습을 하는데 처음에는 세 소절 하니까 노래가 안나오더라. 그런데 원래 내가 긍정적이지 않나. 그냥 '모래 주머니' 차고 연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공연할 때는 훨씬 편하게 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나중에는 적응이 돼서 노래가 되더라."

오리지널 공연 스태프들도 대거 한국에 합류해있다. "막상 연습을 해보니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그런데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안심했다. 외국 스태프들에게도 물어봤다. '외국 친구들도 많이 힘들어했나'라고 물어봤는데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고 해서 많은 위안이 됐다.(웃음)"

'비틀쥬스'는 유준상이 20년 넘게 선 무대 중 가장 큰 벽에 부딪히게 한 작품이었다. "매번 벽은 있었지만 '이렇게 어려웠나' 싶었다. '해왔던 이야기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데 왜 힘들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했던 것들은 사라지고 난 다음 기초부터 다시 잡기 시작했다. 기초가 기본이 돼야 공연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경이로운 소문'으로 인해 몸을 만들어놨었는데 이번에 그 덕을 크게 봤다. 처음엔 안무 한 번하고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 20분 동안 계속 노래 춤 대사를 하고 나니 '다음에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또 다시 산에 가서 마음을 다스렸다. 어느 순간 꾸준히 훈련된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더라. 몸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하나도 힘들지 않더라."

그래서인지 유준상 본인도 '비틀쥬스'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나도 아직 무대를 못 봤다. 그런데 설명해 주는 이야기만 들었을때도 '그런 무대를 어떻게 만들었지'라는 생각했다. 동작 하나 음향하나가 모두 다 큐로 맞춰져 있다. 이걸 하나 안 맞추면 공연이 흘러가지 않는다. 전자동으로 세팅이 돼 있다. 오케스트라, 조명팀 등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집중해야 한다. 하나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톱니바퀴처럼 철저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더 어렵다. 그런 철저함들이 신선함으로 와닿았었다. 무대에 서있는 배우로서 생각했을때도 너무 신나고 설렌다."

오리지널 작품은 250억이나 투입된 작품이다. "지금 세종문화회관에 무대를 설치중이다. 며칠뒤면 볼 수 있을 텐데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무대일 것 같다. 설레고 마치 서커스를 보는 느낌이 될 것 같다."

비틀쥬스라는 캐릭터도 꽤 독특하다.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유령이다. 그리고 지독한 외로움 끝에 인간 세계에 나온 유령이라 인간이 느끼는 것과 그가 느끼는 것의 공통분모를 분석 작업 통해 하나씩 발견해야했다. 게다가 라이선스 작품은 자칫 흉내내는 것에 머물수 있다. 그런 것이 아닌 한국 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정서를 잘 만들고 싶었다. 그들이 쓴 대본이지만 우리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코로나19 상황이라 브로드웨이 공연도 중단된 상황이다. "그 분들이 공연을 못하기때문에 아쉬울 것이다. 마침 우리들에게 좋은 기회가 왔고 그래서 더 외국 스태프들이 혼신의 힘을 다 하고 있다. 우리들에게도 많이 배우는 시간이 됐고 그 분들도 우리가 만드는 공연이 너무 소중하고 한국 배우와 스태프들이 너무 대단하다면서 정말 좋은 작품 만들고 싶어한다."

그래서인지 연습하는 중에도 대사가 바뀐다. "수백번 불렀던 곡인데 어느날 오면 뉘앙스 차이 때문에 바뀌어있다. 그러면 배우로서 완전히 익숙해져서 바꾸기가 너무 힘들다. 하지만 초반부터 다 내려놨다.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뉘앙스도 놓치면 안되더라."

올초 '경이로운 소문'을 마친 유준상은 곧장 4월 자신이 연출한 영화 '스프링송'을 내놨다. 그리고 18일부터 뮤지컬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뮤지컬 무대는 내 시작이라서 평생 나와 함께할 공간이다. 그런 에너지가 영화 드라마에서 펼쳐지는 것 같다. 음악은 개인적인 꿈이 있었다. 영화는 원래 연극영화과 영화연출이었다. 7월에 단편영화도 선보인다. 다음 작품도 준비중이다. 마음 속에 있었던 배우로서 펼치지 못하는 개인적인 생각들의 이야기들을 나눠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나중에는 다 일치되더라."

'비틀쥬스'는 기상천외하고 발칙한 무대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비주얼 스펙터클을 선보이며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2019년 토니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같은 해 외부비평가상(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드라마 리그 어워즈(최우수 연출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등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 수상을 석권하며 브로드웨이에서 새로운 열풍을 몰고 왔다.

한국의 '비틀쥬스'에서는 유준상을 비롯해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이율 이창용 김지우 유리아 김용수 신영숙 전수미가 출연해 오는 18일부터 8월 7일까지 공연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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