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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BL 필수→GL 깜짝 등장..韓드라마 LGBT에 빠졌다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6-08 09:02

 BL 필수→GL 깜짝 등장..韓드라마 LGBT에 빠졌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지고 있던 문화이자, B급 하위문화였던 LGBT(성소수자)가 한국 문화계 전면에 퍼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바람을 타고 전세계로 동시 공개되는 한국 드라마들 사이에서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않다.



최근 1년 사이 한국 드라마계에서는 LGBT의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 BL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던 웹드라마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가 첫 선을 보인 이후 관련 콘텐츠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주인공인 한태주(한기찬)와 강국(장의수)이 청춘의 방황을 그린 드라마로, 국내 시청자들은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황다슬 감독과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든 '나의 별에게'는 올해 1월 네이버 시리즈온 등을 통해 공개되며 입소문을 탔고,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 동시 공개됐다. 최근 공개된 웹드라마 '류선비의 혼례식'도 헬로우 라이브TV, 일본 라쿠텐 TV 등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됐고, 넷플릭스에서도 상위에 랭크되는 등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는 중이다. 여기에 '웹드라마 대가'로 불리는 콘텐츠 제작사 와이낫미디어도 BL게임을 원작으로 한 '세빛남고 학생회'를 드라마로 제작한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기존과 다른 신선한 장르로 다가가겠다는 포부다.

그동안은 웹드라마와 BL소설 등 하위문화 장르에만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TV 드라마를 통해서도 다양한 형태의 애정이 분출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마인'에서는 워맨스를 넘어서는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눈을 깨웠다. 주인공인 정서현(김서형)이 지키고 싶은 것이 동성 연인인 최수지(김정화)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변화의 파고도 높다. 저예산이던 웹드라마 시장이 점차 커지며 제작비 역시 큰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와 '나의 별에게' 등에 출연했던 신인 배우들의 경우 글로벌 팬덤이 확대되고 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또한 인기를 증명하듯 해외 팬미팅 제의까지 물밀듯 밀려오고 있어 신인을 육성하는 매니지먼트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남자 신인 배우를 육성 중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신인 배우를 키우는 매니지먼트사들은 현재 BL드라마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웹드라마이기 때문에 국내 대중들에게는 큰 반응을 얻을 수 없더라도,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국내외 팬덤에게는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전무한 신인 배우라고 하더라도 BL코드가 들어간 드라마 등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도 "최근 아시아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LGBT 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 내 해당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태국 등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도 국내에서 소비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들도 한국 드라마에 대한 전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어 하위 문화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메인 콘텐츠를 통해서도 LGBT코드를 발견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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