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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봉준호·박찬욱 없는 韓영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실패…홍상수·한재림 비경쟁行(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6-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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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박찬욱 없는 韓영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실패…홍상수·한재림…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칸 국제영화제에 홍상수 감독과 한재림 감독의 새 영화가 공식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황금종려상 수상 후보 자격이 있는 경쟁 부문에는 단 한편의 한국 영화도 선택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측은 3일(현지시각)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한국 영화로는 영화 '당신의 얼굴 앞에서'와 '비상선언'이 호명됐다. 두 영화 모두 수상과는 관련이 없는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섹션인 칸스 프리미어(Canne´s premire) 섹션에 초청된 '당신의 얼굴 앞에서'는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의 단골 손님인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영화로 배우 이혜영이 주인공을 맡았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이후로 내리 8편을 함께한 홍 감독의 뮤즈이자 연인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 출연하지 않지만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홍 감독에 대해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그는 개인적인 영화를 만드는 미니멀리스트이며, 다른 영화감독들에게 영감을 주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라는 평으로 작품의 초청 이유를 밝혔다.

홍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으로 처음 칸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이번 영화 '당신의 얼굴 앞에서'까지 무려 11번이나 초청됐다. 이는 한국 영화 감독으로는 최다 칸영화제 공식 초청 기록이다. 또한 홍 감독은 지난 3월 열린 제7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인트로덕션'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은곰상(각본상)을 받은 바 있어, 홍 감독은 한해 각각 다른 영화로 세계 3대 영화 중 두 개의 영화제에 참석하게 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비경쟁(Out Of Competition) 섹션에 초청된 '비상선언'은 '더 킹'(2016), '관상'(2013), '우아한 세계'(2007), '연애의 목적'(2005)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 영화로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한국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항공 재난 영화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화려한 주연진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기생충'(2019)을 통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누렸던 송강호와 '밀양'(2007)으로 한국 배우 최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칸의 여왕' 전도연이 '비상선언'으로 다시 한번 레드카펫을 밟게 돼 눈길을 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는 크게 작가주의적 영화, 역사를 다룬 작품, 장르성이 돋보이는 영화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비상선언'은 장르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벽한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다"고 초청 이유를 전했고 칸 영화제의 발표 이후 한재림 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비상선언'으로 희망과 위로를 드리고자 했던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두 편의 한국 영화의 칸 행이 결정됐지만, 올해 경쟁부문에는 단 한편의 한국 영화도 초청받지 못했다. 2년 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올해 '제2의 봉준호 감독' 혹은 '제2의 기생충 신드롬'에 기대를 걸었지만 경쟁부문 진출 실패로 아쉬움이 남았다.

탕웨이, 박해일이 주연을 맡은 거장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헤어질 결심'이 올해 칸 영화제의 가장 유력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예상됐지만, 영화의 후반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아예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으로는 레오 카락스 감독의 '아네트',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 폴 버호벤 감독의 '베네데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어 히어로', 션 베이커 감독의 '레드 로켓', 숀 펜 감독의 '플레그 데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메모리아' 등을 포함해 총 24편이다.베니스 영화제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64년 1회 개최를 시작한 칸영화제는 국제 영화제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표적 영화 축제다. 매해 5월 열리지만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두 달을 연기, 7월 6일부터 17일 오프라인으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칸영화제는 전 세계를 뒤흔든 팬데믹으로 인해 파리에서 일어난 5월 혁명으로 개막을 취소했던 1968년 이후 52년 만에 오프라인 개막을 취소해야 했다. '칸 2020 오피셜 셀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초청작 56편의 리스트를 발표하는데 그쳤다. 당시 한국 영화는 '반도'(감독 연상호)와 '헤븐: 행복의 나라로'(감독 임상수) 두 편이 초청된 바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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