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유퀴즈' 윤여순 씨가 워킹맘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과 위로를 건넸다.
2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특집으로 꾸며져 대기업 최초 여성 임원 출신 윤여순 씨가 출연했다.
윤여순 씨는 L그룹 교육연수원 부장으로 입사, 4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 대표까지 역임한 후 2014년 퇴임했다. 윤여순 씨는 배우 윤여정의 동생으로도 알려졌다. 유재석, 조세호가 놀라자 윤여순 씨는 "제가 좀 예쁘지 않나요?"라며 농담했다. 윤여정의 출연 반응에 대해서는 "살살 하라고 하더라"라고 쿨한 자매 사이 임을 밝혔다. 윤여순 씨 역시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에 대해 "우린 가족이기 때문에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 했다 이 정도"라고 밝혔다.
윤여순 씨는 "회사에 늦게 들어가서 부장으로 들어갔다. 그 전에 (미국에서) 교육공학으로 박사를 하고 와서 그 해 제의를 받고 들어간 것"이라며 41살에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상무, 전무, 아트센터 전무를 거치며 20년간 승진길을 밟아온 윤여순 씨. 윤여순 씨는 "남편이 늦게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다. 남편이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 배우자가 공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공부를 하게 됐다. 석 박사도 거기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사 과정을 밟으려 할 때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말렸다고. 윤여순 씨는 "주변에서 박사하지 말라더라. 박사 받을 때면 마흔이 넘는 나이인데 회사에서는 40넘은 여자 박사를 써줄 일이 없지 않냐. 대학교에서도 잘 안 받아준다더라. 근데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할 거 같았다. 그래야 우리 엄마 딸인 거 같아 끝내고 왔다. 회사에 들어갈 지 상상도 못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최초 임원이 된 후에도 무례한 차별은 계속됐다. 윤여순 씨는 교육 연수원 내 골프 연습장을 관리하기 위해 들어갔는데, 당시 남성 임원들 전용이었던 터라 윤여순 씨의 등장 자체가 낯설었다고. 한 남성 임원은 윤여순 씨를 보고 "어이"라며 골프공을 가져오라는 무례한 요구를 했고 고민하던 윤여순 씨는 "모든 사람이 나를 보는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 고민하다 골프공을 가져다 드리고 큰 목소리로 '여기 사용법이 있는데 각자 받아 쓰시는 셀프 서비스'라고 해줬다. 그러고 나오는데 젊은 남성 임원이 지나가면서 귓속말로 너무 잘했다고 하더라"라고 우아하게 받아쳤던 일화를 설명했다.
윤여순 씨는 당시의 대응에 대해 "부장 때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그렇게 안 했을 거다. 최초의 여성 임원이라고 모든 분들이 보고 계시지 않냐. 어깨가 무거워서 그랬다"고 밝혔고 유재석은 "유리 천장이라 하지 않냐. 눈에는 보이나 결코 닿을 수 없었던 그 천장을 수많은 분들이 깨고 계신다"고 밝혔다.
윤여순 씨는 "제가 임원이 돼서 일이 정말 재미있고 잘 하고 싶고 그랬다. 근데 우리 딸이 초등학교 3-4학년 때인데 일 안 하면 안 되냐고 울더라"라고 밝혔다. "일하는 20년 세월 중 최대의 고민"이었다는 윤여순 씨는 "일로도 어렵고 고민할 때 많았지만 그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내 인생을 위해 아이를 희생시켜도 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고민하던 윤여순 씨는 딸을 위해 시간을 내겠다는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윤여순 씨는 "일하는 여성에겐 육아가 정말 큰 딜레마다. 엄마들이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일해서 아이가 희생되는 거 아냐 싶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워킹맘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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