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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이혼가정, 숨기고 싶었던 비밀"..오은영 '시한부 선고' 당시 회상 [종합[('대화의희열')

김수현 기자

입력 2021-06-0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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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이혼가정, 숨기고 싶었던 비밀"..오은영 '시한부 선고' 당시 …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오은영 박사가 모두의 공감과 깨달음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전했다.



3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 4회에서는 국민 육아 멘토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두 번째 대화가 이어졌다.

'우리는 모두 한때 아이였다'라는 주제. 처음 오은영 박사가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였다.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에게 문제가 있다는 오은영 박사의 멘토링은 생각의 전환을 가져왔다.

2003년 개인으로 독립해 개원한 오은영 박사는 "그때 우연히 방송과 인연을 맺게 됐다. 잘하면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건 짧은 시간에 좋은 영향을 많이 펼칠 수 있지 않냐"라며 방송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밝혔다. TV 뿐만 아니라 유튜브, 책 등 많은 매체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오은영.

그는 "자식이라도 나와 다른 인격체고 남이다. 회사라 치면 '널 위해서야'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때리면 그게 되겠냐. 어떤 누구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행동이 집안에서는 '사랑해서'라는 이유로 일어난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릴 권리가 없다는 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체벌이 일상화 됐었던 과거 학교, 체벌로 인한 성적이 올랐다는 이승국은 "20대 어느날 책을 집어 들었는데 갑자기 화가 나더라. 분노가 올라왔다. 활자 혐오가 있었던 것 같다. '이걸 내가 지금 왜 해야 돼?'라는 생각에 책을 덮었다"고 공감했다

오은영 박사는 "체벌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다. '왜 부모들은 체벌을 놓지 못할까'. 내 앞에서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면 부모도 무섭다. 나의 두려움을 유발하는 아이의 행동을 멈추고 싶은데 그 수단으로 체벌을 쓰는 거다. 그런데 점점 강도가 높아진다. 공격성은 중독성이 있다"라며 "아이들은 또 맷집이늘어난다. 부모도 그만큼 체벌에 대해 중독성이 심해진다는 거다"라고 밝혔다.

유희열은 "순간 욱하는 건 정말 참기 어렵다"고 했고, 오은영 박사는 "욱할 때 15초가 중요하다. 욱할 때 대뇌는 도파민이 활성화 돼있다. 그걸 다스리는 시간이 15초다"라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정말 중요하다. 아이는 비슷한 잘못을 하는데 부모가 화를 내다 욱 오른다. 자기 소리에 자기가 더 화가 나는 거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장녀'로 자랐던 신지혜는 "감정을 어릴 때부터 잘 드러내지 않게 됐다"라고 털어놓았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은 채우고 싶은 의존적 욕구가 있다"라고 했다. 신지혜는 "원래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특정인에게 너무 의존적일 때 내가 별로인 거다"라고 머쓱해 했다. 오은영 박사는 "오히려 그건 정상적인 퇴행이라 한다. 사이가 좋은 거다"라고 미소지었다.

유희열은 "저는 어릴 때 가정환경 조사서 내는 게 정말 싫었다. 재산은 왜 쓰는지 모르겠다"라면서 "그 중에 꼭 아빠 엄마가 쓰여있다.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적어 내야 하는데 같이 안 사는 거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어머니가 이혼하셔서 저를 혼자 키우셨는데 매번 그런 게 너무 싫었다. '알려지면 안 되는 거구나' 라는 게 어린 시절 굉장히 감추고 싶은 비밀이었다. 그때 빈칸을 채워서 내셨던 어머니는 어떤 기분이셨을까"라고 회상했다.

이어 "학력도 대졸이 아니셨는데 대졸이라 써서 내셨다. 그땐 나도 창피했다.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희열아 엄마한테 가서 혼자 키우는 게 더 대단한 일이다 라고 박수쳐드려 해드려'라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 박사가 "내일 하셔라"라고 하자 유희열은 "전화로라도 꼭 해드려야겠다"라고 반성했다.

코로나19 이후 육아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밥을 먹으면서 절대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표정을 못 읽는 거다. 우리 소통을 할 때는 말이 아닌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비언어적 상호작용을 익히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사람을 반가워하라고 가르쳤다면 지금은 피하는 법부터 배운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아동학대가 2배가 늘었다는 통계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실제로 사랑의 매가 엄청 팔렸다더라"라 했다. 아이들과 바깥 외출을 하기 어려워 서로 힘듦이 일상에서 드러나는 것. 오은영 박사는 "그럴 때 가장 집안의 약자는 아이들이다"라며 최근 불거진 아동학대 사건을 꺼내들었다.

대장암 판정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오은영 박사는 "당시 악성인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부정적인 단서들이 많았다. 남편은 너무나도 많이 울었다. 밤에 잠이 안왔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남편은 너무 사랑했고, 내 인새의 많은 부분을 함께 했다. '너무 사랑했고 고마웠다'라고 했더니 '혹시 내가 떠나면 우리 아이와 잘 살거야. 혹시 나중에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해도 돼'라고 했다. 남편은 '그런 말을 왜 하냐'라면서 오열하더라"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수술방을 걸어들어가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들어갔다"고 했다. '죽어서야 인연을 정리하는 게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막상 수술은 잘 끝났다. 오은영 박사는 "다행히 담낭 종양은 콜레스테롤 용종이었다. 대장암은 초기라 잘 수술하고 회복이 됐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후 그 후배에게 치질 수술도 부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신이 아이는 어떻게 키웠냐'는 질문에 오은영 박사는 "지금은 성인이 돼서 저를 모니터링을 해준다. 어릴 때는 왜 본인이 어려움이 없었겠냐. 언제나 미안하고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들이 중학교 때 '난 방송 안 본다. 내 옆에 엄마가 있어야 하는데 TV에 있으니까'라고 해서 정말 미안해졌다. 그런데 또 '엄마한테 상처가 생기는 게 마음 아프다'라고도 하더라. 저는 엄마로서 70점인 것 같다"라고 겸손해 했다.

오은영 박사는 '워킹맘의 고충'에 대해 "엄마들이 자꾸 자신을 탓한다. 자책하지 말고 아이와 시간은 '양보다 질'이다"라고 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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