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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시한부 판정 받고, 인생이 흔들렸다"…유희열, 사춘기딸 고민 해결('대화의 희열3') [종합]

이지현 기자

입력 2021-05-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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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시한부 판정 받고, 인생이 흔들렸다"…유희열, 사춘기딸 고…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육아 대통령'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남다른 '육아DNA' 부터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경험까지 털어 놓았다.



27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에는 '육아대통령'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출연해, 전국의 부모들을 솔깃하게 만들 '우리 아이 공부법'부터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어른이들에게 위로가 될 '힐링 상담'을 펼쳤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복원시켜주는 '육아 상담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은영 박사는 "저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다. 올해 의사 생활 30년째다"라고 진짜 직업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연령을 커버하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는 "인간이 되어가는 인간의 '발달'을 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30년 째 의사 생활을 하고 있는 오은영은 "지금까지 셀 수 없는 아이들을 봐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대화의 희열' 시즌1 마지막 게스트였던,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에 대해 "의과대학 교수 시절, 이국종 선생이 내 제자였다"며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학생으로 있을 때도 눈에 띄었다"면서, 당시 한 선생님을 보내며 드러낸 그의 진심을 느낀 그는 "좋은 의미로 별났다"고 회상했다.

또한 "의사는 고독한 직업이다"라는 오은영 박사는 "정신과를 전공할 때 '자아 분리' 훈련 과정을 거친다"면서 "정신과 의사들은 대체로 삶이 건전하다. 환자의 아픔을 스펀지처럼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 자체가 삶이 무너져 있으면 일을 하기 어려운 것 같다. 맑고 깨끗한 신체와 건강하게 지내도록 노력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오은영 박사는 지금의 건강한 모습과는 달리, "어릴 때 미숙아로 1,900g로 태어났다"라는 말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오은영 박사는 "제가 이 말을 하면 다들 쳐다보고 믿지 않는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태어나서 두 돌까지 밤 9시가 땡하면 울기시작해서 아침 9시까지 울었었다"며, 안 자고, 안 먹고 키우기 힘든 아이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를 '육아의 신'으로 만든 배경에는 '남다른 부모님'이 있다고 해 관심을 더했다. 편식이 심했던 오은영 박사에게 부모님은 절대 "먹는 것을 강요하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낯선 음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을 이해해주셨다"면서 "잔병치레가 많아 소아과 단골이었는데, '소아과가 단골인 걸 보니 의사가 되려나 보다'라고 해주셨다"는 에피소드들을 전했고, 이를 들은 신지혜 기자는 "육아 DNA가 이렇게 내려온 거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아버지에 대해서도 "'여자 얘가!'라는 말을 한 번도 안하셨다"면서 "잠결에 아버지가 '이렇게 건강하게 커서 나중에 큰일 할거야'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난다"라고 부모님의 믿음이 바탕에 있었음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와 가까운 모, 양육자,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제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질문 세례가 쏟아진다는 오은영 박사는 휴게소 화장실에서도 육아 고민 상담을 했다고. 이에 대해 그는 "진짜 부모들은 자식을 진심으로 잘 키우고 싶구나 생각한다"면서 "궁금한게 많다는 건 알고 싶다는거고, 물어보면 배우게 되니까 조금씩 바뀌게 된다. 기본 출발과 의도가 좋은거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위로가 필요한 '어른이'들을 위한 오은영 박사의 '힐링 상담'도 펼쳤다. 누우면 생각이 많아져 불면증이 있다는 김중혁 작가의 고민에 오은영 박사는 "각성 조절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걷기'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미루는 습관이 고민이라는 신지혜 기자에게는 "게으른게 아니라 굉장히 잘하고 싶은 사람이다"라며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봤다. 오은영 박사의 설명에 너무 놀란 신지혜 기자는 "해부 당한 기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유튜버 이승국은 "칭찬을 들어도 기쁜 감정을 누리지 못한다"는 고민을 털어 놓았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자기주도적이고, 본인의 삶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분이다"라며 자의식이 강한 분이라고 밝히며, "지금처럼 살면 된다"고 답했다.

특히 사춘기 딸을 키우는 유희열은 "집에서 난리가 났다. 제 아내가 질문지를 잔뜩 써서 줬다"고 운을 떼며, "우리 애가 딱 사춘기, 중3 절정이다. 1~2년 전부터 아이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슬프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부모와 자녀는 친해야한다. 신뢰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릴 때 단단하게 친해둔 다음에 청소년기에는 멀어져야 한다. 거리를 둠으로서 존중하는 거다. 부모가 차지했던 비중이 줄면서 그 자리에 다른 것들이 들어오면서 발달된다. 성장 과정이다. 성인이 되면 친밀한 관계로 복귀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립'이다"라는 점을 강조했고, 유희열은 "다행이도 제가 농담을 하면 잘 웃어준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은영 박사는 '의사'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아버지의 위암 판정 사건을 밝혔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건강검진을 받고 위암 판정을 받았다. 눈물로 기도를 하면서 '아버지의 건강을 지켜주시면 의사가 되겠다'고 했다. 아버지가 건강하시게 지금도 살아계신다. 그래서 '약속을 했으니 공부를 안 할 수도 없고'라고 생각하며 공부했다"는 그는 "가족이 아플 때 가족이 겪는 아픔을 경험했기 때문에 치유하는 여정을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직업으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의과대 커플이었던 남편과 9년 연애를 했다"면서 "연애할 시간이 있나 하시는데, 할 건 다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남편은 피부과 의사다"면서 "남편이 관리도 해주고 땡겨도 준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의대 생활에서 공부를 못하진 않았다"는 오은영 박사는 "공부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많은 부모님들의 고민인 "공부, 왜 해야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방출했다. 그는 "공부는 대뇌를 발달시키는 과정이다. 지식보다 상식을 많이 배우게 되면서 이해하고 해석, 처리하는 과정이다"라며 "공부에 대해서 '잘'이라는 것을 빼고, 공부를 '해야하는 거다'라고 생각하자.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서 '자기 신뢰감',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게 중요하다. 부모로서 사랑의 방향과 형태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잘 받은 점수 보다 열심히 해본 기억으로 살아간다. 그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살아가는 거지, 시험 점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해답을 내놓자, 유희열은 "박사님이 말씀하는 건 다 해야 할 것 같다" "순간, 현금 낼 뻔 했다" 등의 감탄을 쏟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겪을 때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공부가 싫어요'라는 아이에게 '당연하지'라고 인정 해줘야한다"면서, 아이의 정당성이 아닌, 부모를 정당화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한편 오은영 박사도 인생이 뿌리째 흔들린 경험을 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2008년도에 우연히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오은영 박사는 "복부 초음파에서 종양을 발견했다. 해당 분야 선배님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을 잡고, 주말 동안 직감적으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빨리 수술을 해야한다'는 소견을 받았고, 악성 종양이면 6개월 예상한다고 했다"고. 설상가상 수술을 앞두고 대장암도 발견하게 된 오은영 박사는 "전이가 됐으면 3개월 예상해야한다더라"며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을 전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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