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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첫사랑 때문에 서울대 제적→강제 유학 "아직도 눈물나" ('유퀴즈')[SC리뷰]

이우주 기자

입력 2021-05-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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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첫사랑 때문에 서울대 제적→강제 유학 "아직도 눈물나" ('유퀴…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유퀴즈' 조수미가 '월드클래스'가 된 데에는 진한 첫사랑, 그로 인한 복수심이 있었다.



26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월클'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했다.

조수미는 1983년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다. 이에 유재석이 "그 당시 유학을 가실 정도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셨던 거 아니냐"고 묻자 조수미는 "이 이야기가 나올까 봐 걱정했다"고 유학을 가게 된 사연을 밝혔다.

조수미는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들어가자마자 연애를 너무 진하게 해서 공부를 안 했다. 수업을 안 들어갔다"며 "당시 졸업정원제가 있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잘리는데 다음해 꼴등을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쫓겨났다"고 이후 남자친구와 강제로 헤어지고 이탈리아 유학길을 떠났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그때 아버님이 저한테 준 돈이 300불이었다. 큰 돈 같아도 작은 돈이었다.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3~6개월 공부하고 빨리 오려고 했다. 남자친구도 오려고 했고 노래해서 뭐하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3개월 후에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는 편지가 왔다. 그때 결심을 했다. 내가 누군가가 돼서 돌아가겠다고. 더 괘씸했던 건 새로운 여자친구가 과 친구였다. 3일을 정신 못 차렸다"며 "근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 사람에게 느꼈던 사랑, 미움, 감정을 노래에 담아서 부를 수 있게 됐다. 이제는 고맙다"고 밝혔다.

3개월을 생각하고 시작했던 유학은 어느새 5년이 됐고, 조수미는 88올림픽 초대를 받아 금의환향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순간을 떠올린 조수미는 "그 사람한테 전화를 해야 될 것 같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끊었다. 심장이 멎으면서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구나' 라는 걸 알았다"며 "전화만 보면 목소리 듣고 싶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이탈리아로 돌아가는데 발길이 안 떨어지더라. 그 분이 독창회에 오셔서 제 노래를 듣다 간 것도 제가 안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강렬했던 첫사랑에 대해 "20대 사랑이라 너무 순수했다. 시간이 흘러도 추억이 영원히 남는 거 같다. 그 덕에 제 음악이 성숙할 수 있었고 잘 하기 위해 노력했던 스토리가 있다. 말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고 울컥한 듯 눈물을 보였다.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5년 과정을 2년 만에 졸업한 것도 그 남자친구 덕이었다고. 조수미는 "5년이 너무 길더라. 빨리 가서 복수를 해야 하는데. 학과장한테 가서 월반하는 법을 물어봤는데 시험 성적이 좋아야 한다더라. 시험을 쳐서 2년 만에 졸업했다"며 "빨리 서울에 가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책을 너무 봐서 어떤 날은 눈도 잘 안 보이더라. 당시엔 휴대폰 녹음도 없으니까 녹음기로 듣고 종이 사전을 찾아가며 했다"고 떠올렸다.

조수미는 "처음 갔을 때는 오페라의 나라인 이탈리아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다들 노래 잘 한다고 하는데 몇 세기를 서양인이 장악해온 무대를 동양인이 프리마돈나로 설 수 있을까 싶었다. 근데 감사하게도 그 일이 제게 벌어졌다. 축복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수미도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받은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 조수미는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시선이 항상 있었다. 하루에도 백 번씩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내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테스트해봤다. 왜 이렇게 멀리 와서 혼자 고생을 하는지에 대한 답을 매일 찾아갔다"고 떠올렸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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