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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음문석, 나보다 연출 잘해…내가 못가본 칸 영화제도 진출"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5-26 14:00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음문석, 나보다 연출 잘해…내가 못가본 칸 영…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유하 감독이 배우 음문석에 대한 애정을드러냈다.



유하 감독이 영화 '파이프라인'(곰픽쳐스 제작)의 갭송을 맞아 2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유하 감독은 창작의 영감을 어디서 얻냐는 질문에 "창작도 하루 이틀이지 요새는 아이템이 고갈된 느낌이 있다"고 솔직히 입을 열었다. 이어 "요새는 시집을 보다가 제 머리를 때리는 문구에서 영감을 받거나 확장이 되서 아이템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파이프라인'에 한정해 말하자면 코엔 형제 영화중에 '레이디 킬러'라는 영화가 있는데, 그 영화로부터 촉발된게 있다. 그 영화도 블랙코미디다. 도둑들이 지하에 모여서 땅굴을 파고 카지노 금고를 터는 이야기인데, 결국 윗집 할머니에게 들키고 할머니를 죽이러갔다가 착한 도둑들이 할머니를 죽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본인들이 죽는 이야기다. 케이퍼 무비이면서도 그런 블랙코미디적인 면이 흥미로웠던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케이퍼 무비의 표피를 띄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장르적 특성상 클리셰를 피하기 어려운 작품. 이에 새로운 걸 추구해야 한다는 창작자로서의 고민과 케이퍼 무비 특유의 장르적 재미를 전해줘야 한다는 감독으로서의 고민이 컸을 작품. 이 균형감에 대해 질문하자 유하 감독은 "사실 케이퍼 무비만을 만들려고 했으면 이 영화는 만들지 않았을 거다. 그동안 케이퍼 무비, 하이스트 무비가 많지 않았나. 외국에도 많았고 한국에도 케이퍼 무비에 있어서 최동훈이라는 거장이 있지 않나. 제가 거기에 하나 보태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케이퍼 무비의 장르를 뒤트는 B급 감성을 더하려고 했다. 이 영화는 장르를 따라가다가 장르를 뒤트는 면이 있다.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신다면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라는 생각은 들지 않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말미 크레딧에 포함된 보너스 영상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크레딧에는 배우 음문석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포함됐다. 이 영상에는 출연 배우들이 촬영 현장에서 자유롭게 장난을 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익살스럽게 담겼다.

유하 감독은 "사실 음문석 씨가 저보다 연출을 잘 한다. 저도 못가본 칸 영화제도 가봤다"며 웃었다. 음문석은 실제로 2017년 자신이 출연한 단편 영화 '아와어'와 첫 연출작 '미행'으로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다.

이어 유하 감독은 "음문석 배우가 영화 촬영 내내 뭔가를 일기 형식으로 촬영하더라. 뮤직비디오처럼 담아내더라. 굉장히 익살스럽고 해학스럽게 현장을 풀어놓은 영상이었다. 디렉터는 음문석이지만 내 영화에 덧붙여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영상을 영화에 포함시킨 건 음문석을 향한 제 애정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한편, '파이프라인'에는 서인국, 이수혁, 음문석, 유승목, 태항호, 배다빈, 배유람 등이 출연한다. 오늘(26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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