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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외모·모델 출신으로 인한 오해"…'파이프라인' 새로운 이수혁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5-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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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모델 출신으로 인한 오해"…'파이프라인' 새로운 이수혁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이수혁(33)이다.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 '파이프라인'(유하감독, 곰픽쳐스 제작). 극중 건우 역을 맡은 이수혁이 2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06년 모델로 데뷔해 2010년 배우로 전향, '뿌리 깊은 나무', '일리 있는 사랑', '고교처세왕', '밤을 걷는 선비', '운빨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이수혁. 그런 그가 이번 영화에서 냉철하고 자비 없는 빌런 건우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극중 건우는 대한민국 굴지의 정유 회사 후계자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도 서슴지 않는 인물.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도유 작전을 계획한 그는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핀돌이(서인국)을 주축으로 한 다섯 도유꾼을 불러 모은다.이날 이수혁은 '파이프라인' 개봉을 앞두고 "유하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게 되서 영광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유하 감독, 그리고 시나리오 속 건우라는 캐릭터에 매력에 매료되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는 그는 "건우라는 캐릭터 자체가 처음부터 악을 드러내는 인물은 아니다. 처음에는 판을 짜고 팀을 모으고 그다음에 점점 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아주 완벽한 악역이라기 보다는 빈틈이 많이 보이는 인물이다. 그래서 기존 빌런과는 조금 다른 빌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우우라는 인물은 재벌 후계자인데다가 무자비한 빌런이라는 점에서 '배테랑'의 조태오 등 특정 캐릭터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이런 타 캐릭터의 유사성에 묻자 이수혁은 "사실 캐릭터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냥 '파이프라인' 안에서 도유팀과 대립되는 인물과 그 과정을 표현하려고 했다. 감독님이 워낙 정확하게 갖고 계신 건우의 확실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옷이나 헤어 스타일, 그리고 연기 스타일 등이 확실했다. 감독님이 생각하신 부분에 대해 집중하려고 했다."'고교처세왕'을 시작으로 '파이프라인',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까지 서인국과 벌써 세 작품이나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이수혁은 "인국이 형이랑 사적으로도 친해서 촬영현장이 즐거웠다. 그래서 더욱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호흡을 맞췄으면 좋겠다. 지금 드라마에도 같이 나오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드라마에서 관계성과 다른 부분을 보신다면 더 재미있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바라본 서인국에 대해서도 말했다. "겉으로는 굉장히 장난꾸러기 같고 소년같은 이미지의 사람인데 실생활에서 이야기를 해보고, 주인공으로 스태프나 다른 배우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어른스럽고 생각이 많은 배우"라며 "열정도 엄청나다.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 한살 차이 형이지만 친구로서 대해주시기도 하고 동등한 동료로 대해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수혁은 최근 자신에게 제안이 오거나 맡게 되는 역할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제 외모적인 느낌 때문에 그동안은 현실적인 인물보다는 판타지 캐릭터나 킬러 등 생활에 없을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그래도 이번 영화에서는 판타지적인 인물이 아니라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최근에는 관계자분들도 저에게 주시는 역할이 조금 더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한다."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차가워 보인다는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한다는 이수혁은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있고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유쾌한 모습이 더 많다. 난 즐거운 상황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일할 때는 제가 맡은 역할 때문이나 모델 이미지 때문에 좀 차갑게 보이는 것 같다. 평소에는 유쾌한 사람이다"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제가 모델로 활동을 오래 했다보니까 사진으로만 저를 보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제 목소리에 놀라시는 분들도 많았다. 그리고 차갑고 센 역할들을 많이 맡어서 저를 그런 이미지로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지로 인한 오해 때문에 속상한 마음이 들 때는 없었냐고 묻자 "속상한 마음은 없었다. 제가 가진 모델의 이미지와 캐릭터의 이미지 때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거라 생각한다. 한정적일 수 있는 이미지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다양한 역할을 위해 이미지를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는 그는 "모델 때와 달리 체중 증량을 많이 해보기도 했다. 작품이나 연기 측면에서는 '동네의 영웅'이나 '일리있는 사랑' 등을 통해 이미지와 다른 캐릭터도 해봤다. 저는 배우라는 직업을 아주 오래하고 싶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그때문에 '파이프라인' 속 건우는 이수혁에게 더욱 특별하다. 현실에 발붙인 악역이라는 인물이기에 새로운 이수혁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유하 감독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이미지를 이끌어내주기 위해 애썼다고 수차례 강조한 이수혁은 "감독님께서는 제 기존의 얼굴과 표정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셨다. 그래서 모니터링을 하면서 새로운 모습,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끌어내려고 하셨다"라며 "감독님은 건우의 악한 모습도 있지만 그보다 조금 신선한 모습을 원하셨던 것 같다. 세그웨이를 타고 등장하는 건우의 모습 같은 것도 그런 신선한 모습을 찾기 위한 장면이었던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수혁 역시 유하 감독의 기대에 맞게 자신도 기존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드라마 찍을 때는 식단관리도 하고 멋지게 보여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틈틈히 운동도 많이 하고 나름 관리를 많이 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멋지고 잘생기게 나오려고 하려고 하기 보다는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고, 외적인 부분이 아닌 오직 대본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어떤 날은 그냥 많이 먹고 자려고 했다. 거울도 잘 보지 않았다. 영화와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 보이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컨텐츠와 작품으로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힌 이수혁. "최근에는 예능이나 다른 콘텐츠를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다. 그래서 제 자연스러운 모습도 대중이 좋아해주신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지난 해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끼리끼리'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는 "제가 '무한도전'의 엄청난 팬이었는데, 제작진이 '무한도전' 제작진이기도 했고,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 그 덕분에 박명수 선배님과도 친해졌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은지원 선배님의 팬이었는데 '끼리끼리'를 통해서 친해지고 지금도 연락을 자주 드린다. '끼리끼리' 멤버는 여전히 채팅방도 활발하고 안부도 자주 묻고 모두 친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다양한 컨텐츠에 도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영화라는 매체를 가장 사랑한다고 밝힌 이수혁. 그는 "저를 오래 봐주신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사랑한다.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부터 했는지 기억이 안될 정도로 오래됐다. 그래서 영화로 인사를 드릴 수 있고 영화로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 더군다나 유하 감독님의 영화고 제가 좋아하는 인국 배우 그리고 다른 좋은 배우들과 함께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한편, '파이프라인'은 '강남1970'(2015) '하울링'(2012), '쌍화점'(2008), '비열한 거리'(2006), '말죽거리 잔혹사'(2004) 등을 연출한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서인국, 이수혁, 음문석, 유승목, 태항호, 배다빈, 배유람 등이 출연한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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