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터뷰] 이제훈 "유품으로 작품 남기고파"..'무브 투 헤븐'으로 본 삶과 죽음(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24 15:37

more
 이제훈 "유품으로 작품 남기고파"..'무브 투 헤븐'으로 본 삶과 죽음…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제훈(37)이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윤지련 극본, 김성호 연출, 이하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탕준상)와 그의 후견인 상구(이제훈)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국내 1세대 유품정리사인 김새별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과 '엔젤아이즈'를 쓴 윤지련 작가가 만나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기고 간 다양한 이야기를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의 순수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쳤다.

이제훈은 24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유품정리나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위로, 그들을 기리는 마음들을 전할 수 있었다. 그동안은 특별히 누가 돌아가시거나, 장례식을 통해서만 이야기들을 맞이했다면, 이런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작은 이야기지만, 이런 사연들이 누구에게나 다 통할 수 있고, 공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점이 좋았다"며 "이 작품을 통해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의 시간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내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가슴을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있을 거고, 그 부분에서도 많은 생각을 갖게 됐다. '나는 어떻게 태어나고 죽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무브 투 헤븐'은 떠나간 사람들을 보내는 마지막 인사와도 같은 작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인물들이 숨을 거두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이제훈도 '무브 투 헤븐'을 보며 "만약 내가 죽게 된다면 남겨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남겨질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만약 제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남겨진 사람들이 축복을 받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제가 좋은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좋은 사람이려면 긍정적이고 따뜻한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직업적으로도 배우라는 것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지는 사람인데, 이제훈이란 배우가 세상을 떠나게 됐을 때 좋은 배우고, 잘 연기하고, 좋은 작품을 남긴 배우였다고 저를 기억되게 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이번 작품을 통해 절실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훈에게 '무브 투 헤븐'은 꼭 다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작품이다. 처음 대본을 접했던 그 시간부터 '좋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좋은 대본이었다는 것. 이제훈은 "진솔하고 감사하게도 작품을 읽었고, '이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누굴까' 궁금증이 커져서 빨리 만나고 싶을 정도였다. 만난 이후 공감대가 크게 형성돼 바로 결정을 할 수 있었다"며 "에피소드가 끝나며 이야기가 하나씩 마무리가 됐는데, 사연을 더 들을 수 없다는 부분들이 아쉬워졌고 슬픈 마음이 커졌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공감을 받는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쓰여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시즌2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19세 차이의 상대배우, 탕준상과의 호흡은 시청자들이 '또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한 요인. 이제훈은 "처음엔 이 나이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싶었다. 세대차이가 있을 수 있고, 아저씨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지 고민했지만, 준상이가 오히려 절 편하게 대해줘서 제가 철없이 나이를 망각한 채 형 동생, 나이차 얼마 안 나는 사이처럼 지낸 거 같다. 상구와 그루의 모습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케미스트리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인생의 동반자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탕준상과 오래 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찰떡 케미'를 자랑했다.

선해 보이는 얼굴에 거친 변신을 한 이제훈은 '무브 투 헤븐'을 통해서도 새로운 얼굴을 장착했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네 달 전부터 정말 하드한 운동을 했다. 스스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일주일에 거의 한 6일을 거르지 않고 2020년 1월 2일부터 계속 운동을 했다. 제가 보여주고 싶은 최대치를 보여주고 싶어서 운동을 열심히 했고, 외적으로도 하얀 피부톤으로 남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욕심을 부렸는데 다시 몸을 만들자고 하신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제훈은 항상 변신을 꿈꾼다며 "기본적으로 작품을 하는데 있어서 외모적으로도 그렇고, 그외 연기의 표현 방식, 이런 것들도 항상 변화되길 바란다. 그것이 언제까지 제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시도와 도전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내가 익숙하고 편하고,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연기에 대한 접근은 저에게 있어서 부정적인 거 같다. 항상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를 보여주는 지점에 있어서 계속해서 저를 갈고닦고 탐구하고, 보시는 시청자 분들께 식상하고 지루하지 않은 사람, 봤을 때 '저 배우가 연기할 때 신선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제훈은 마지막으로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무브 투 헤븐'은 떠난 사람이 남겨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이제훈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며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고인 이제훈 작품' 리스트가 뜨는 거다. 그를 추모하면서 남긴 작품에 대한 리스트를. 그게 저에게는 제일 값지고 원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그냥 갔는데 별로 사람들이 '아 그런가 보다', 이렇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남긴 작품이 이렇게 있었네, 좋았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그래서 실물로 DVD가 있지 않나. 그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브 투 헤븐'은 넷플릭스를 통해 14일 전세계에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