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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 "이제훈 울면 눈물나..따뜻한 위로"(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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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 "이제훈 울면 눈물나..따뜻한 위로"(종…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김성호 감독에게도 '무브 투 헤븐'은 '위로'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윤지련 극본, 윤상호 연출, 이하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탕준상)와 그의 후견인 상구(이제훈)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국내 1세대 유품정리사인 김새별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과 '엔젤아이즈'를 쓴 윤지련 작가가 만나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기고 간 다양한 이야기를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의 순수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쳤다.

김성호 감독은 21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무브 투 헤븐'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브 투 헤븐'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던 김 감독은 "연출을 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유품정리사를 통해 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고, 유품정리사라고 얘기하면 맨 처음엔 '고독사', 그야말로 돌아가셔도 이후를 정리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지 않나. 개인사보다도 사회적 이슈가 될 이야기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이 많은 것들을 구상을 하셨고, 저도 아이들이나 노인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었기에 그것들이 '무브 투 헤븐'으로 확장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전체적 이야기의 구성과 순서는 작가님의 아이디어가 도움이 됐고, 어떻게 구현하고 표현할지 제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사연들이 시청자들은 물론, 김 감독도 울게 했다고. 김성호 감독은 "매 에피소드마다 사실 편집을 하며 많이 울었고 지금도 울컥하는 감정이 있다. 돌아가신 분들의 사연이라는 것이 직접적으로 얘기해주거나 말로 들었을 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는데, 물건을 보거나 사물을 보면 마음이 울컥하는 부분이 있다. 매 에피소드의 물건을 볼 때 소중한 부분이었다. 첫 에피소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그분들의 유품이 가장 소중한 거 같다"고 했다.

이 덕분일까. 넷플릭슬르 통해 '무브 투 헤븐'을 접한 각국의 시청자들도 김 감독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고. 김 감독은 "공개된 후에는 전세계에서 굉장히 많은 리뷰와 반응을 받고 있다. SNS나 메시지를 통해 각나라 언어로 된 리뷰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리뷰들을 몇십개, 몇백개씩 받고 있는데 체감으론 많이 오는 거 같다. 숫자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드라마, 시리즈를 보고 나서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고 고맙다는 말들, 드라마를 보고 나서 옆에 있는 엄마를 안아줬다, 아이들을 안아줬다는 리뷰를 볼 때마다 '정말 잘 했구나, 보람있다'는 느낌을 받는 거 같다. 이렇게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은 그거 같다. 순위라든가 퍼센트나 관객수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반응들이 지난해와 올해 힘든 시기에 희망과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장점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많은 연락을 받고, 동남아나 미국에서도 연락이 오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두 가지다. '보고 나서 돌아가신 어머니, 돌아가신 삼촌 생각이 났다'는 것이나 '옆에 계신 엄마나 아빠를 안아드렸다'는 것, 그리고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가족이 '현실적으로 그려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주셨는데 그런 것들을 감사하게 느꼈다"며 직접 받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하나씩 살폈다.

김성호 감독이 '위로의 말'을 전하는 데 있어서 배우들의 연기는 완벽했다. 김 감독은 이제훈에 대해 "제가 생각한 상구의 캐릭터는 마냥 망나니 같은 삼촌으로서의 역할, 아주 거친 인생을 살아온 것뿐만 아니라 마음 속에는 따뜻한 마음, 인간의 본성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이제훈 배우는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제가 생각한 유일한 배우였다. 상구의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배우였고, 그를 위해 이제훈 씨가 노력한 부분들도 많았다. 디렉션도 필요 없을 정도로 저와 마음이 잘 맞는 부분이 ㅁ낳았고, 테이크를 갈 때마다 미세한 디테일을 만져가며 상구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이제훈 씨가 보여준 게 아닐까 싶다"며 "우리 드라마는 결국 '상구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결과적으로 제훈 씨의 에너지와 아우리가 중요하게 느껴졌고, 그 과정들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제훈이 눈물을 흘리는 신마다 김 감독 역시 울컥하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는 설명. 김 감독은 "제가 촬영하며 가장 슬프고 눈물을 흘린 것은 이제훈 씨 울 때였다. 이제훈 씨가 눈물만 흘리면 저도 울컥해서, 오케이를 외치거나 테이크를 가야 하는데, 마음 속으로 '정말 캐스팅을 잘했구나' 할 정도로 만족했다. 기본적으로 막 나가고 못되고 툴툴거리고 센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연기하면서 얘기를 하며 울음을 터뜨리면 그게 가장 슬픈 순간이었던 거 같다. '정말 좋은 장면이 나오겠구나' 할 정도로 만족했던 거 같다"고 극찬했다.또 김 감독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연기한 탕준상에 대해 "처음 보자마자 '더이상의 오디션이 필요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확신이 들었다"며 "굉장히 어려운 대사와 어려운 부분들에서도 공부를 많이 해와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테이크가 끝난 뒤 쉬는 시간에도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화', '그루화' 시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따뜻함을 남긴 '무브 투 헤븐'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까지 남겨둔 상태다. 최종회에 이레가 등장하며 시즌2를 암시한 것. 김 감독은 "이레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통해 인연이 있었고,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를 넣어보고자 이레가 등장했다. 작품을 많이 좋아해주시면, 시즌2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못 다 한 이야기가 많고, 수많은 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무브 투 헤븐'은 김 감독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작품으로 남을 전망이다. 실제로 "딸들이 아빠를 꼭 안아줄 정도로 따뜻해진 변화를 느꼈다"던 김 감독은 "'무브 투 헤븐'을 촬영하며 코로나19 문제가 있었는데, 아직 종식이 안 될 줄 몰랐다. 힘든 시기에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랐다.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나에게도 '무브 투 헤븐'은 큰 의미가 있다. 지난 한해를 보내며 좋은 인연들을 만났고, 드라마의 취지를 공감해줘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따뜻한 드라마를 만들고 많은 분들에게 위안이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무브 투 헤븐'은 넷플릭스를 통해 14일 전세계에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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