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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 "이제훈 울면 저도 울컥..캐스팅 만족"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2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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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 "이제훈 울면 저도 울컥..캐스팅 만족"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이 이제훈, 탕준상, 홍승희의 연기를 극찬했다.



김성호 감독은 21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윤지련 극본, 윤상호 연출, 이하 무브 투 헤븐)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감독은 "이제훈 배우는 사실 전 상구의 캐릭터가 마냥 망나니 같은 삼촌으로서의 역할, 아주 거칠고 그런 인생을 살아온 것뿐만 아니라 마음 속에 가슴 속 깊이 따뜻한 마음, 인간의 본성을 가진 상구를 찾았다.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제가 생각하는 유일한 배우다. 거칠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상구의 변화가 중요한 건데 그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배우였다. 그런 의미에서 제훈 씨가 노력한 부분이 많고, 상구가 되려 노력한 부분들은 디렉션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저와 마음이 맞는 부분이 많았고, 테이크를 갈 때마다 미세한 디테일을 만져가면서 상구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이제훈 씨가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역할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거친 모습을 위해 단련한 모습이 인상 깊었고, 촬영장에 오면 항상 음악을 듣고 몸을 움직이고 거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이제훈이 눈물을 흘리는 모든 장면이 자신의 마음도 함께 울렸다며 "제가 촬영하며 가장 슬프고 눈물을 흘린 것은 이제훈 씨 울 때였다. 이제훈 씨가 눈물만 흘리면 저도 울컥해서, 오케이를 외치거나 테이크를 가야 하는데, 마음 속으로 '정말 캐스팅을 잘했구나' 할 정도로 만족했다. 기본적으로 막 나가고 못되고 툴툴거리고 센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연기하면서 얘기를 하며 울음을 터뜨리면 그게 가장 슬픈 순간이었던 거 같다. '정말 좋은 장면이 나오겠구나' 할 정도로 만족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준상이는 아스퍼거증후군이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인데, 그걸 얘기를 하면서 '우리는 그루에게 어울리는 걸 찾아보자'고 얘기를 했었고, 저도 딸이 둘이 있는데 어릴 때 딸들을 키우며 주변에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친구들을 많이 보고 어울리는데, 그런 친구들을 같이 관찰하고 이야기하면서 넓은 스펙트럼 중에 한 부분들이 그루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됐다. 해외에서 많은 반응을 얻는데 인상 깊은 것들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기 아이와 똑같다'고 메시지를 보낸다. 어떤 부분에선 가슴 아픈 부분이 있지만, 극복하는 과정이 있지 않나. 그걸 그루로 보여주면서 어떻게 성장하고 자립해서 살아가는지에 대한 부분을 연출적으로 신경을 썼다. 준상이가 잘했으니, 굉장히 어려운 대사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공부를 해와서 끊임없이 하고, 테이크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도 그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화', '그루화' 시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탕준상에 대해 김 감독은 "탕준상 배우는 '나랏말싸미'에서 인상 깊게 봤었고, 제가 가진 그루의 이미지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탕준상 씨가 이미 갖고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오디션을 볼 필요 없이 준상이에게 확신이 생겼고, '오디션을 볼 필요가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이들의 사이를 눌러주는 나무(홍승희)의 존재감도 있었다. 김 감독은 홍승희에 대해 "오디션으로 많은 오디션을 보고, 굉장히 오래 몇몇을 뽑아 면접보고 심사하듯 올라가며 몇 차에 걸친 오디션을 봤는데, 최종적으로 홍승희 씨가 됐던 것은 제가 생각한 대본에서, 작가님이 생각한 나무의 캐릭터는 건강하고 전체적으로 극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고 활기찼던 느낌을 가져간 거 같다. 그래서 왠지 신인 배우와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탄탄한 연기력이 바탕이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기복이 없이 자기의 캐릭터를 가져가는게 중요했는데 홍승희 씨가 그걸 갖고 있더라. 본인의 캐릭터를 발휘만 한다면, 나무라는 캐릭터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조금만 더 연출적으로 노력하거나 고민하면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상구나 그루는 캐릭터를 만들어왔고 그들의 에너지가 있어서 최대한 배우가 표현할 수 있었다면, 홍승희 씨는 거기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 좋은 나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거 같았다. 만족스럽게, 그런 부분들을 커버할 정도로 그 이상의 에너지를 보여준 거 같다"고 칭찬했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탕준상)와 그의 후견인 상구(이제훈)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국내 1세대 유품정리사인 김새별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과 '엔젤아이즈'를 쓴 윤지련 작가가 만나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기고 간 다양한 이야기를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의 순수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쳤다.

'무브 투 헤븐'은 넷플릭스를 통해 14일 전세계에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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