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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찬란한 빛이 되길"…'루카' 감독의 자신감, 디즈니·픽사의 러브레터 같은 청량 애니(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5-2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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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빛이 되길"…'루카' 감독의 자신감, 디즈니·픽사의 러브레터 같…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유년 시절 잊지 못할 우정의 따스함과 이탈리아 해변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담긴 디즈니·픽사의 '루카'가 관객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루카'. 메가폰을 잡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21일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애니메이션 '소울'로 코로나19로 전 몸과 마음 모두 지쳐있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수상한 디즈니·픽사. '루카'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디즈니·픽사가 가 올 여름 야심차게 선보이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벌써부터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특히 '루카'는 '코코' '인사이드 아웃' '토이 스토리' 제작진이 참여하고 단편 애니메이션 '라 루나'(2011)로 평단의 극찬을 이끌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이탈리아 바닷가 마을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과 실제 단짝 친구였던 알베르토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해 섬세한 디테일과 감성을 극대화했다. 이에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유년 시절에 대한 추억과 공감을 이끌어낼 이야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엔리코 카사노사 감독은 "저희가 방금 작업을 다 마쳤다. 지난 4년 이상 노력을 했다. 드디어 여러분께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고 기대가 크다. 한국도 지금 여름에 접어들 것 같은데 우리 영화도 여름을 다루는 만큼 여름에 만끽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라며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본인의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냈다는 카사노사 감독은 "저의 픽사 영화들은 항상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저는 제노바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저는 12살에 베스트 프랜드를 만났다. 저는 수줍고 내성적인 아이였는데 제 친구 알베르토는 아주 외향적인 친구였다. 그 친구를 만나 제가 성장할 수 있었고 저의 안주하는 삶을 깰 수 있게 해줬다"라며 "그래서 제가 성장하고 자아를 찾는데 있어서 우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그 친구를 통해 배웠다. 저와 너무 다른 친구였기 때문에 그 친구와 닮고 다른 점을 알게 되면서 저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이 영화를 보시고 나서 관객분들께서 어른이라면 옛 친구 생각이 떠올랐으면 좋겠고 어린 관객이라면 옆의 친구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이탈리아의 찬란한 정취가 듬뿍 담긴 애니메이션 '루카'. 카사로사 감독은 "물론 제 고향이기 때문에 작품에 녹여낸 가장 큰 이유인데, 이탈리아 해변은 저에게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만의 찬란함이 있다. 자연적으로 지리적으로 절벽이 많이 솟아 있어서 아이들이 바다로 뛰어든다. 그런 어릴 적 경험을 영화에 녹여내고 싶었다"라며 "아마 이탈리아의 모든 것에 대한 저의 러브레터 같은 작품이다. 음식도 있고 음악도 있고 경관도 있고 이탈리아에 대한 저희 모든 찬사를 담아냈다"며 웃었다.

재패니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저는 이탈리아에서 자라면서 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좋아했다. 특히 '미래소년 코난' TV 시리즈를 좋아했다. 그 영화에서 두 친구가 나오는데 그런 면을 우리 영화에서 오마주를 했다. 코난이 친구 덕분에 모험을 떠나고 힘을 얻는다는 점이 우리 영화에도 녹여있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묻자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 이후에도 많은 명작을 쏟아내서 어느 한 작품만 꼽기는 힘들다"라며 "제가 미야자키 작품에서 가장 좋아했던 점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이었다. 아이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자연도 경이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우리 작품에서도 그 주인공의 눈을 통해서 경이에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고 설명했다.제6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시상하기도 했던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영화 감독 故페데리코 펠리니 영화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저는 이탈리아의 50년대와 60년대 영화의 황금기, 네오리얼리즘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펠리니 감독은 상상력과 꿈의 모티브, 몽환적 느낌에서 포착할 수 있는 오묘함에 대해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펠리니 감독의 뮤즈였던 배우 故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영화를 50년대로 설정했고 이탈리아의 그런 황금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엔리코 카사노사 감독은 '루카'만이 가지고 있는 작화 스타일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소설이 아닌 시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랐다"는 그는 "우리가 회화을 볼때 느껴지는 따사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제 단편 '라 루나'를 보면 동화에 들어간 느낌이 들지 않나. 그런 느낌을 한 번 더 강화하고 싶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이니 만큼, 아이의 눈으로 더 풍부하게 표현됐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을 컴퓨너 CG로 작업하다보면 디테일이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제가 바란건 사실적인 표현이 아니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다. 그래서 조금더 단순화시키는 스타일을 가미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세계에 기꺼이 들어가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 다시 표현하자면 저는 소설 보다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2D의 일러스트레이션과 같은 느낌과 서정성을 3D로 옮겨오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가장 신경을 쓰면서 표현한 부분은 단연 루카와 알베르토, 두 친구가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장면이었다고 전하며 "기술적으로 아주 어려웠다. 시간과 공을 가장 많이 들였다. 저희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 문어를 보면, 색깔 뿐만 아니라 텍스쳐도 바꾼다. 그런 위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착안을 해서 표현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바다괴물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에 대해 "바다괴물 캐릭터인데 아이이지 않나. 괴물이지만 아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저도 제가 어린 시절 잘 섞이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라고 느꼈었다. 그래서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괴물 아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겪는 느낌과 상황을 잘 표현하는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저는 사실 한국영화에 큰 팬이다. 박찬욱 감독님과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를 다 챙겨봤고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라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저희 팀이 '루카'를 만들면서 (코로나로 인해)따로 따로 작업했지만 결국 함께 만들어 냈다. 어두운 시간을 지나면서 '루카'가 저희에게는 빛이었다. 이 빛을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마치 절벽에서 푸르고 찬란한 바다에 뛰어드는 경험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루카'는 오는 6월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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