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제시 "8억 들여 데뷔했지만 계속 실패→성형 악플? 내가 만족하면 돼" ('대화의 희열3')[SC리뷰]

이우주 기자

입력 2021-05-21 00:54

수정 2021-05-21 06:50

more
제시 "8억 들여 데뷔했지만 계속 실패→성형 악플? 내가 만족하면 돼" …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대화의 희열3' 제시가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된 데에는 연이은 실패가 있었다. 제시가 '센 언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너져도 계속 일어나며 생긴 상처들을 스스로 돌보고 아물기 했기 때문이다.



2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서는 가수 제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예능으로 줄곧 주목 받았던 제시는 지난해 '눈누난나'로 음악적 성과도 거뒀다. 이에 제시는 "상상도 못했다. 집에서 울기도 했다. 이제 음악으로 빛을 봤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눈누난나'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무려 1억 뷰 이상. 특히 이효리가 지원사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화사, 엄정화와 함께 환불원정대를 결성해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제시는 이효리와의 인연에 대해 "효리 언니가 '놀면 뭐하니?'에서 제 얘기를 했다. 효리 언니랑은 예전부터 알고 지냈다. 이효리, 이은주와 셋이 한국의 TLC 느낌의 그룹을 만들려고 한 적이 있었다"며 "'놀면 뭐하니?'에서 언급해줘서 고맙다고 연락했는데 진짜 하고 싶다더라. 용기 내서 '눈누난나' 뮤직비디오 얘길 했는데 너무 좋다고 해줬다"고 밝혔다. 제시는 '눈누난나'에 대해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았다. 저는 항상 작전을 짜면 안 되더라. 마음을 풀고 즐기자 해서 나온 곡"이라고 설명했다.

제시는 미국에서 자랐던 어린시절부터 데뷔 후 숱하게 겪었던 실패를 떠올렸다. 제시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에 대해 "통통하고 안경 끼고 다녔다. 맨날 놀림을 당했는데 계속 참았다. 이르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어느 순간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지?라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후 자신에게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취한 학생에게 처음으로 분노의 목소리를 냈지만 선생님에게 오히려 벌을 받았다고. 그럼에도 제시는 이후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다며 목소리를 낸 후 겪은 긍정적 변화를 밝혔다.

제시는 가수의 꿈을 안게 된 계기도 밝혔다. 자신은 음악적 재능을 몰랐지만 교회 성가대, 피아노 반주를 치며 어른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은 제시. 제시는 "저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것도 몰랐는데 어른들이 나를 가수를 시켜야 한다 했다"며 "어머니가 보컬 레슨을 시켰는데 선생님이 날 보고 스타의 자질이 있다더라"라고 그때부터 가수의 꿈을 꿨다고 밝혔다. 이후 S.E.S.의 노래로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보낸 제시는 SM엔터테인먼트와 도레미레코드에 합격했지만 고민 끝에 도레미레코드를 선택했다.

당시 한국어를 아예 몰랐던 제시는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13살의 나이에 홀로 한국에 왔다. 2년 후 '제2의 보아'라는 타이틀로 화려하게 데뷔한 제시. 유희열은 "엄청 힘줘서 데뷔했다. 유망주였다. 그때 제작비가 8억 정도 들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비용은 모두 적자로 돌아왔다. 노란 머리, 배꼽티, 피어싱 등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스타일로 활동했던 제시는 어린 나이부터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느꼈다. 제시는 "뭘 해도 욕먹는다는 걸 느꼈다. '제2의 OO' 붙는 게 너무 싫었다"고 밝혔다.

이후 윤미래 후임으로 업타운에 들어가며 순조롭게 활동하는 듯했던 제시. 그러나 업타운의 활동 중단으로 또 실패를 겪었다. 제시는 "다 포기했다. 사람들은 기다리라고 했지만 아니었던 것 같았다"며 "다 포기하고 노는데 도레미에서 '인생은 즐거워'라는 곡을 내자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 노래를 부르던 제시는 인생이 가장 즐겁지 않았을 때였다. 제시는 "그 노래가 정말 싫었다. 인생이 즐겁지 않았는데. 그래도 계약 기간이 남아서 이 활동만 끝나면 미국에 가겠다 결심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결심한 대로 활동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간 제시. 미국에서 검정고시 시험도 합격하며 다시 일상을 되찾던 제시지만 또 음악을 할 계기가 찾아왔다. 제시의 커버 영상을 본 한국 제작자가 제시를 다시 한국으로 부른 것.

제시는 모든 걸 이겨내겠다는 각오로 한국에 왔지만 또 잘 풀리지 않았다. 제시는 "잘 곳이 없어 사우나에서 잤다. 의지할 곳도 없고 창피했다. 혼자 소속사를 찾아 다녔다. 다행히 YMC 사장님이 받아줬다"며 "그런데도 안 되더라. 그래서 음악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때 엠넷에서 프로그램 섭외가 왔다. 저는 여기가 너무 싫고 상처만 받았다고 안 한다 했는데 또 찾아오더라"고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게 된 일화를 밝혔다.

제시는 데뷔 10년 만에 '언프리티 랩스타'로 큰 주목을 받았다. 제시는 당시 '네가 뭔데 날 평가해'라며 프리스타일랩을 쏟아내는 장면으로 화제가 됐는데, 당시 분노했던 이유는 제시가 모든 걸 포기한 데서 나온 울분이었다. 제시는 그 장면으로 처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부정적 반응도 끊이질 않았다. 제시는 "너무 악플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고 밝혔다.

제시는 "아무리 해도 날 받아주지 않고 사람들한테 나는 그냥 '센 사람'이었다. 그게 너무 싫었다"며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런 제시를 잡아준 건 부모님이었다. 제시는 "그때 엄마 아빠를 생각하며 정신을 차렸다"며 "2005년부터 넘어짐과 힘든 경험이 없었으면 저는 여기까지 못 왔다. 사람으로서 강해졌다"고 밝혔다.

제시는 '생리', '가슴', '성형' 등 여자 연예인으로서 언급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방송가의 한계를 깼다. 이에 대해 제시는 "다 오픈 마인드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하지 말라고 할수록 더 하고 싶다. 옷이 야하다 하면 더 야하게 입고 싶다. 입술이 너무 크다고 하는데 어쩌라고. 내가 좋아해서 필러를 한 건데 왜 못생겨졌냐 한다. 내 얼굴이고 내가 만족하면 된 거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 덕에 제시는 어른들로부터 "내 딸이 제시처럼 됐음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제시는 "그럴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구나 싶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제시는 "자신감을 갖고 태어나는 건 아니다. 스스로 가르쳐줘야 한다"며 "일어나자마자 저는 항상 고마움을 갖는다. 스스로 예쁘고 잘한다고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단단한 자신감의 비결을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