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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브 투 헤븐' 윤지련 작가 "이제훈의 극한 300%..시즌2 '하고 싶다'고"(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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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 투 헤븐' 윤지련 작가 "이제훈의 극한 300%..시즌2 '하고…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윤지련 작가가 '무브 투 헤븐'을 '치유'로 정의했다.



20일 오후 윤지련 작가는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윤지련 극본, 김성호 연출, 이하 '무브 투 헤븐')의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탕준상)와 그의 후견인 상구(이제훈)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국내 1세대 유품정리사인 김새별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과 '엔젤아이즈'를 쓴 윤지련 작가가 만나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기고 간 다양한 이야기를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그루의 순수하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쳤다.

공개된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동적"이라는 감상평이 줄을 이었다. 윤지련 작가가 만들어낸 그루와 상구, 그리고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들이 안방에 감동을 전한 것. 2015년 김새별 씨와 전애원 씨의 에세이인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읽고 곧바로 작품화가 하고 싶어졌다던 윤지련 작가는 오랜 기간의 장르적 고민과 취재를 통해 '무브 투 헤븐'을 만들어냈다.

윤 작가는 "지난 작품이 끝나고 나서 유난히 슬픔과 애도,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고 헤어나오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 '드라마를 계속 쓸 수 있을까'하는 고민도 있던 때였고, 관련 책들이나 갑자기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거기서 회복되고 치유하는 과정은 어떤 것일지 알고 싶어서 여러 책도 보고, 조사를 하던 중에 유품정리사 김새별 씨가 처음으로 낸 에세이를 보았고 감명 깊게 읽었다. 그 책에 담긴 시선으로 드라마를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 기획을 시작했고, TV드라마나 공중파에서 다루기는 무겁고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보니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무브 투 헤븐'으로 방향성을 잡고 본격적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전조사가 도움이 됐다는 윤 작가는 직접 유품 정리를 함께 하며 그들의 삶에 더 다가가기도 했다. 윤 작가는 "제가 갔던 현장은 고독사를 하신 70대 할머니의 현장이었다. 그때는 이미 앞부분에 나온 에피소드들을 이미 집필을 거의 해둔 상황이었는데, 현장에 가보게 됐었다. 고인은 병을 오래 앓으시다가 고통때문에 돌아가셨는데, 막상 봤을 때의 느낌은 상상과 달랐고, 제일 중요한 것은 유품이라는 것이 살아생전 그분들이 쓰시던 물건과 다를 게 없었다. 엊그제도 저희가 썼을 거 같은 밥상과 그릇과 이불들을 보면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충격이었고, 인상적이었다. 김새별 씨와 물건을 정리하며 '이분에게 이건 어떤 의미였을까, 젊을 땐 이런 일을 하셨겠구나' 하는 것들을 순식간에 읽을 수 있어서 특별한 경험이었고, 저희 에피소드 전편에 제가 '무브 투 헤븐'을 집필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드라마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죽음이 등장했다. 아파트 경비원의 슬픈 죽음부터 스토킹 피해자의 안타까운 죽음 등이 그려져 시청자들을 울렸다. 윤 작가는 드라마에 등장한 에피소드들에 대해 "저희가 '무브 투 헤븐'의 에피소드를 정할 때에는 그 시점에서 철저하게 우리가 다뤄야 할, 다루 가치가 있고, 다루고 싶은 죽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는 작가 개인인 제가 가서 정리해드리고 싶었던 분들을 최종적으로 정한 거 같다. 이 에피소드들마다 실제 사회면에 나왔을 법한, 상기가 되는 고인들이 많으신데 저나 김새별 씨나 모두가 저희에게 원작이 있다면, 그건 저희에게 다가와준 고인 분들이 저희 원작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조화도 '무브 투 헤븐'을 특별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인물이 '픽션'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그루부터 갑자기 등장한 삼촌 상구까지 독특한 인물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유 작가는 "그루를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설정한 이유는 현실에 없을 전달자, 고객이 원하지 않는데도 고집대로 끝끝내 해내야만 하는 전달자이기 때문이다. 그게 오만이나 독선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나쁘게 보이지 않으면서 이해가 되는 인물이길 바랐다"며 "상구는 그루와 정반대의 노선에 있는 인물이다가 비폭력인 그루를 보호해줄 흑기사 캐릭터로 설정했다. 그런 사람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표현해준 상구, 그루, 나무 덕분에 이야기는 더 풍성해졌다. 윤 작가는 "이제훈 배우와 탕준상 배우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제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해주셨다. 이제훈 배우는 몸을 만들고 액션 신을 찍는 것도 보여지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어려웠고, 촬영 과정 내내 그 배우를 힘들게 하고, 극한까지 몰아가는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뿐만 아니라 감정에 대한 디테일과 연기, 그리고 현대적으로 어리고 경험이 없는 그루라는 아이를 만나서 같이 이끌어가며 역할에 대해 200%, 300%를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저희 그루, 탕준상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가 열일곱 살이었는데, 소년이 저희에게 와서 청년이 됐다. 여러분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움직임 하나까지도 그루가 되려 노력했고, 그루로 살았다"고 칭찬했다.

'무브 투 헤븐'은 시청자들에게도 윤지련 작가에게도 치유가 된 작품이다.

"저에게도 큰 치유와 변화를 준 작품이다. '무브 투 헤븐'을 쓰기 전에는 제가 다시 설레고 아름다운 이야기, 행복한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고민들이 많은 시간이었는데, 이야기를 쓰며 저도 위로받고, 치유받은 부분이 있어서 제가 어느 사이에 '무브 투 헤븐' 안에서 사랑 얘기도 쓰고 설레는 감성도 쓰고, 상상도 해보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됐고, 쓰고 난 후에 치유의 힘이라고 할까. 조금 더 힘나고 밝은 이야기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조금 더 다르고, 제가 다루고 싶었던 또 다른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제가 받은 에너지로 더 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에게도 중요한 감정변화를 준 작품이 맞다."

시즌제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반응도 존재할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희망이 됐다. 윤 작가는 "시청자 분들이 원하셔야 하는 거고, 시청자 분들의 결정에 맡겨지는 거"라며 "이미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분들이 시즌2를 기대하시는 거 같아서 감사하고, 응답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저희 배우들은 찍으면서도 전부 다 입을 모아 '하겠다', '하고 싶다'고 해주셔서 그 부분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브 투 헤븐'은 넷플릭스를 통해 14일 전세계에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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