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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품위있는 그녀'→'마인'…업그레이드 버전 '재벌家 유니버스'

고재완 기자

입력 2021-05-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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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위있는 그녀'→'마인'…업그레이드 버전 '재벌家 유니버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tvN주말드라마 '마인'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8일 첫 방송에서 6.6%(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던 '마인'은 이후 2회 연속 하락세를 탔지만 16일 4회 7.4%로 반등했다. 게다가 스토리상 비밀들이 하나씩 풀어지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중이다.

'마인'을 보면 기시감이 느껴지는 시청자들이 많다. 어디서 본듯한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바로 2017년 방송해 화제를 모았던 KBS2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가 떠오른다.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는 백미경 작가의 작품이다. 당시 백 작가는 '품위있는 그녀'로 재벌가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다뤘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우리가 만난 기적'과 '날 녹여주오'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백 작가가 다시 자신의 주종목인 재벌가 이야기로 돌아온 작품이 바로 '마인'이다.

▶'품위있는 그녀'→'마인'…살인사건으로 비롯된 재벌가의 비극

그래서인지 '마인'과 '품위있는 그녀'는 묘하게 오버랩된다. 우선 시작부터 재벌가네 살인사건으로 시작했다는 것이 같다. 물론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아예 박복자(김선아)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시작했지만 '마인'에서는 아직 누가 죽었는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주인공 여성 캐릭터의 성격도 비슷하다. '품위있는 그녀' 속 우아진(김희선)은 스튜디어스 출신으로 재벌가에 들어온 둘째 며느리다. 미모 종결자에 럭셔리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만 남편 안재석(정상훈)의 외도 사실을 알고 분노하는 인물이다.

'마인'속 서희수(이보영)도 비슷하다. 역시 전직 톱스타 여배우 출신으로 재벌가에 들어온 둘째며느리인 서희수도 럭셔리하면서도 기품있고 밝은 성격이지만 남편 한지용(이현욱)의 외도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있다.

재벌가의 살인사건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겉으로는 번지르르하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동물적인 재벌가 인물들과 메이드들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는 것, 실제 뉴스에 등장한 재벌가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까지 '품위있는 그녀'와 '마인'은 꽤 비슷하다.

▶'품위있는 그녀'vs'마인'…스케일 커진 재벌가 유니버스

하지만 '마인'은 '품위있는 그녀'의 확장버전 격이다. 재벌가의 스케일은 더 커졌다. 대성펄프라는 중견기업을 무대로 했던 '품위있는 그녀'와 다르게 '마인'의 효원그룹은 호텔부터 베이커리까지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재벌가다. 때문인지 효원가의 대저택은 그동안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재벌가를 압도할 정도의 크기다. '카덴차'와 '루바토'라고 불리는 두 저택으로 나뉘어져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이를 오가려면 자동차를 이용해야할 정도로 넓다.

'품위있는 그녀'는 코믹을 적절히 섞었지만 '마인'은 진지함의 연속이다. 덕분에 '품위있는 그녀' 속 불륜녀로 등장하는 윤성희(이태임)는 허당의 모습도 보이지만 '마인'의 강자경(옥자연)은 무서우리만치 지적이고 집착이 강하다.

'품위있는 그녀' 속 우아진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불륜으로 엮여있었지만 '마인' 서희수의 학부모 모임은 부수적인 장치일 뿐이다. 대신 '마인'에서는 큰 며느리 정서현(김서형)의 존재감이 크다. 서희수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동성애자라는 비밀까지 안고 있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큰 관심거리다.

같은 작가의 작품은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길 수밖에 없다. 성공한 작품의 후속작일수록 그 느낌은 더하다.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전작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임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작가의 차별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인'이 '품위있는 그녀'를 넘어서는 재벌가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그 노력에 달려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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