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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43세 댄스곡, 웃긴게 포인트"…성시경, 10년만의 정규컴백(종합)

백지은 기자

입력 2021-05-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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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세 댄스곡, 웃긴게 포인트"…성시경, 10년만의 정규컴백(종합)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성시경이 10년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20일 오전 성시경의 정규8집 'ㅅ(시옷)' 발매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성시경은 "이번 앨범은 내야했다. 속죄다. 너무 오랜시간 앨범을 내겠다고 뻥을 쳤다. 팬분들이 이 앨범을 듣고 나를 용서해주셨으면 좋겠다. 앨범을 낸다는 건 사치다. 옛날 가수에 라이브 녹음을 많이 하고 세션을 사용하고 엔지니어가 있어야 하고 그렇다. 앨범 제작비가 어마어마하다. 그런 문제도 있는 것 같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약속했던 앨범이다. 순서대로 앨범을 들어주셨으면 좋겠고 새로운 팬분들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ㅅ'은 사람 사랑 삶 시간 상처 선물 등 '시옷'으로 시작하는 우리네 일상 속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담아낸 앨범이다. 조규찬 이규호 심현보 권순관 등 실력파 뮤지션과 김이나 작사가가 참여해 퀄리티를 높였다.

성시경은 "재작년부터 준비를 했는데 코로나19가 와서 나도 당황했다. 공연을 위해 앨범을 내는 가수이기 때문에 고민하다 늦어졌다. 앨범 타이틀은 진짜 '그냥' 정했다. 아이디어를 고민하다가 심현보 형이 'ㅅ' 어떠냐고 해서 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봄에 내려고 했던 앨범이라 기운은 빠졌지만 그만큼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20년만에 처음으로 시간에 쫓기지 않았다. 만족할 때까지 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앨범을 준비할 때 마음가짐은 1집때와 똑같다. 노래 한곡 한곡이 제일 중요하고 잘 불러내고 싶었다. 팬들은 아직도 CD나 LP로 음악을 내달라고 한다. 나도 앨범 트랙을 쭉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음원 세상이고 굿즈 판매다. 그런 의미에서 앨범을 내는 의미가 달라졌다. 스트레스는 받았지만 OST를 묶어서 앨범을 만들거나 미니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오랜 시간이 걸린 건 내가 게을렀기 때문이다. 용기도 필요했고 외도도 오래했다. 앨범을 자주 내는 행위를 민망해하거나 하지 않고 해보겠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 I Love U)'는 리드미컬하고 경쾌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이다. 어느날 불쑥 찾아온 서툰 설렘의 감정을 사랑스러운 노랫말과 성시경표 감미로운 목소리로 녹여냈다. 성시경은 '아이 러브 유'를 통해 댄스를 선보이며 음악적 비주얼적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성시경은 "원래 타이틀을 '왕자 방탄 짱'이라고 하려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버터'로 컴백하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1위를 하고 내가 2위를 하게 되면 '방탄의 버터' 다음에 '왕자 방탄 짱'이 되지 않을까. 댄스곡으로 만들고자 템포를 비롯해 곡을 수정했다. 역시 한계가 있다고 웃으실 수 있다. 그게 포인트"라고 눙쳤다.

이어 "저 나이에 뭔가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주고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준다면 타이틀곡으로 충분히 힘을 발휘해주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곡 '앤 위 고(And we go)', 조규찬이 만든 '방랑자', 성시경이 작곡한 '우리 한때 사랑한 건' '이음새' '마음을 담아', '너를 사랑했던 시간' '맘 앤 대드(Mom and dad)' '널 잊는 기적은 없었다' '왓 어 필링(WHAT A FEELING)' '나의 밤 나의 너' '영원히' '자장가' '첫 겨울이니까(with. 아이유)' 등 총 14개 트랙이 수록됐다.

성시경은 "영화를 보기도 하고 실제 경험을 떠올리기도 하고 순간 집중하기도 하고 여러 방법이 있다. 그래도 음악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쓱 떠올리는 멜로디가 제일 좋다고 하는데 그걸 다듬고 다듬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고 작곡과정을 공개했다.

처음으로 조규찬의 곡을 부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조규찬 선배님 라디오 나가서 '이렇게 자유롭게 뭔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걸 표현할 수 있는 반열에 오르면 얼마나 행복할까'라고 말한 적 있다. 그런 분이다. 나중에 혹시 선배님이 허락하신다면 '방랑자' 데모곡을 들려드리고 싶다. 피아노 반주에 선배님이 부르신 건데 너무 좋다. 선배님이 부르려고 하셨던 곡을 내가 영광스럽게 부르게 됐는데 부르면서도 데모에 못 미치는구나 생각했다. 그게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성시경은 "그만둘 때까지 사랑노래만 하고 싶기도 하다. 작품을 쓰는 것보다 작품을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가수라 좋은 곡이 있으면 내 스타일로 연기해봐야지 하는 사람이다. 메시지, 내가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해야 하는 성장과 변화 이런 것들이 적은 편이다. 사랑 노래 안에서도 충분히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게 많다. 작사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데 나는 연기를 더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시경도 벌써 20년차 가수다. 그사이 보컬에도, 창법에도 변화는 생겼다. 좀더 농익은 맛을 내게 됐다. 그토록 꺼리던 예능에도 꾸준히 출연 중이다.

성시경은 "실제로 목소리는 변했다. 하지만 버스 같은 부분은 훨씬 맛있게 부르게 된 것 같다. 난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판단은 내가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들어봐달라"고 당부했다.

또 "20대 때는 가수들이 음악을 하기 위해 예능을 해야했다. 그리고 필요한 것만 빼먹고 버리는 무서운 곳이 TV였다. 망가지고 웃겨야 했다. 그래서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집이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다. 그래선 오래 못 간다는 걸 PD들도 안다. 매체도 다양해졌는데 MC는 부족해졌다. 예전에는 '국민MC'가 돼야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나처럼 전국민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MC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내가 해왔던, 하고 있는 방송들이 다 내가 재미있게, 누를 끼치지 않고 할 수 있겠다 싶은 걸 하게 됐다. 환경이 많이 변했다. 예능을 하게 된 계기는 신동엽이다. '마녀사냥'으로 날 끌었다. 웃기니까 TV해야 한다고 끌어놓고 책임을 안졌다"며 웃었다.

20년차 베테랑으로서 성시경이 눈여겨 보는 후배는 누굴까.

"폴킴 정승환 등 후배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최근엔 AKMU 수현이에게 빠졌다. 목소리가 미친 것 같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예뻐 죽겠다. 솔로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 후배가수들에게 해줄 말이 뭐가 있나. 술 사주면 되는거지. 해줄 말 하면 꼰대 되는거 아닌가. 다만 바람은 이런거다. '아카이브K' 할 때 선배들 좀 모셔달라고 그랬다. 무조건 후배가 선배한테 연락하는 거다. 꼰대같아도 어쩔 수 없다. 선배가 후배한테 연락하면 이상하지 않나. 변진섭 선배가 폴킴한테 전화해서 술 한번만 먹어달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 술 한번 사달라고 하면 선배들은 돌아버린다. 난 그랬으면 좋겠다. 얼마전 석훈이를 내가 연락했다. 폴킴 끝날 때 연락하자고 했는데 연락 안한다. 연락해주면 좋다. 난 졸졸 따라다녔다. 이번 앨범이 잘돼야 한다. 그래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발라드 황제'로 발라드계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2000년대 발라드는 내가 빚었다. 기여했다기 보다는 그냥 열심히 한거다. 업적 이런거 없다. 큰 사고 없이 열심히 해올 수 있었던 게 너무 좋았다"고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팬데믹 속 음악의 힘은 분명 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해주지만, 그것을 강요하지는 말자는 게 성시경의 생각이다.

성시경은 "역할이라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대중음악은 사실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힘든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대답할 순 있지만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는 건 어렵다. 목표를 위한 음악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K팝을 지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K팝은 자연스럽게 생겨나서 사랑받고 있는거다. 각 기획사가 열심히 해서 잘된 걸 마치 우리나라가 기획한 것처럼 자랑하는 걸 볼 때 약간 불편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악은 현실도피인 것 같다. 술이랑도 비슷하다. 다만 음악은 간을 해치지 않는다. 나도 음악을 통해 힐링받은 경험이 있다. 내게 가장 소중한 곡을 꼽으라면 그럴수가 없다. 타이틀곡은 유학보낸 자식 느낌이고, 수록곡은 돈 못 준 자식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곡을 꼽을 순 없지만 집요하게 물어주신다면 데뷔곡이다. 가수인생을 시작하게 해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성시경은 21일 오후 6시 'ㅅ'을 발표한다.

성시경은 "요즘 신인가수 같은 기분이다. 뭐든게 새롭다. 댄스곡을 하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 이렇게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채롭다. 이루고 싶은 건 모르겠다. 최대한 할 수 있는 홍보는 다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에스케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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