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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1분기 실적, 결국 신작과 글로벌에서 희비 갈려

남정석 기자

입력 2021-05-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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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1분기 실적, 결국 신작과 글로벌에서 희비 갈려
넷마블이 6월 출시 예정인 신작 '제2의 나라'

주요 국내 게임사들의 올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는데 이번에도 신작과 글로벌이 '돌파구'였다.



다른 때보다 이번 실적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여러가지 였다. 우선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대형 게임사들이 예상치 못한 수혜를 입으면서 스스로의 실력으로 전년도보다 얼만큼 더 플러스 성장을 이뤄냈는지 비교하기 힘들었다.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이라 이런 변수를 걷어내고 상대적으로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첫 시험대가 바로 올 1분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수 개발자 확보를 위해 대규모 인건비 상승 경쟁이 펼쳐지면서, 과연 게임사가 예전과 같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올 1분기에는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 비중이 높고, 신작 효과를 누린 곳이 선전을 펼쳤다.

▶역시 신작에 달렸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연 매출 2조원을 넘고 있는 이른바 '3N', 즉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가운데 넷마블만이 큰 폭의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넥슨은 정체되고, 엔씨소프트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3개 회사 모두 인건비는 대폭 상승했지만, 신작에서 희비가 갈렸다.

넷마블은 1분기에 매출 5704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와 165.7% 증가했다. 매출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지난해 동기 204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대폭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3.8%였던 영업이익률이 9.5%로 올랐지만,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낮은 비율은 고민거리다. 해외 매출은 71%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세븐나이츠2'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세븐나이츠2'가 자체 IP이기에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뛰었다. 넷마블은 6월 '제2의 나라'에 이어 '마블 퓨처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자체 혹은 외부 IP를 활용한 신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총 5종의 신작 가운데 1~2개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국내 게임사 가운데 두번째로 연매출 3조원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다만 1434억원의 인건비를 지출, 전년 동기 대비 15.2%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을 얼만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슨은 1분기 매출 883억엔(약 9277억원), 영업이익 433억엔(약 4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와 4%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460억엔(약 4836억원)으로 8% 줄어들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바람의 나라: 연'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모바일게임이 흥행을 지속하며 전년 동기 대비 모바일게임 매출이 32% 증가, 온라인게임의 하락세를 만회시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분기 실적 전망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8~16%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며 신작 출시가 없는 상반기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하반기에도 이 기조가 유지될 경우 국내 게임사 가운데 지난해 처음으로 달성한 연매출 3조원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인건비 증가와 불매 운동의 영향을 받으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5125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7%씩 줄어드는 역성장을 했다. 또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9% 줄었고, 영업이익은 64%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리니지2M'의 신작 효과가 빠진 상황에서 '리니지M'의 서버 롤백과 환불 문제로 인해 유저들로부터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된데다, 임금 인상으로 인해 일회성 특별 성과급 지급 및 전 직원의 연봉 일괄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인건비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1분기에 인건비로 2325억이 지출됐는데, 이는 전 분기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 IP와 국내 시장 의존도가 여전히 절대적인 것도 계속됐다. 결국 2분기 반등을 위해선 2개월이 늦춰져 20일 출시하는 '트릭스터M', 그리고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블레이드&소울 2'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위메이드는 1분기 매출 760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으로 창사 이래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미르4'가 하루 평균 5억원씩의 매출을 올린 덕이라 할 수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위믹스를 기반으로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적용해 서비스하며 가상자산 회사로 적극 변화해가겠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답 찾기

컴투스는 1167억원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전체의 78%를 차지했는데, 특히 북미와 유럽에서 30% 이상 증가한 것이 두드러졌다. 또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 지난달 선보였는데, 글로벌 300만 다운로드에 출시 열흘간 평균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2분기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백년전쟁' 역시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것에서 보듯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은 계속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위즈는 매출 714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증가하고 2%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PC 및 콘솔게임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342억원으로 전체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PC게임 '스컬'이 글로벌 오픈마켓인 스팀에 출시되면서 이를 주도했는데, PC에 이어 올 여름 닌텐도 스위치와 PS4, X박스 One 등 해외 매출을 기여할 콘솔 버전을 선보이며 역시 글로벌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블레스 언리쉬드 PC' 버전도 스팀에서 출시할 예정으로 17일까지 파이널 테스트를 실시중인데, 첫날 동시 접속자수가 4만 5000명을 기록해 스팀 기준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펄어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와 34.5% 감소한 매출 100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월 말 '검은사막'을 북미 및 유럽지역에 직접 서비스를 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회계상 규정으로 실제 판매액의 46% 수준만 1분기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인건비도 전 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해외 매출은 78%로 역시 글로벌 집중도가 높았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콘솔 버전을 안정적으로 서비스 하면서, '붉은사막'과 '도깨비' 등 신작을 통해 다시 매출 증가를 노리겠다는 전략을 밝혔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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