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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빈센조' 윤병희 "'사무장??으로 행복..헤어지기 괴로울 정도"(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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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센조' 윤병희 "'사무장??으로 행복..헤어지기 괴로울 정도"(종합…
사진=블레스이엔티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윤병희(40)가 '사무장??으로 활짝 폈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윤병희는 법무법인 지푸라기의 사무장인 남주성을 연기했다. 또한 2일 방송된 최종회는 14.6%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윤병희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박재범 극본, 김희원 연출)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여전히 '빈센조'의 추억에 젖어 있다. 현장에서 작품을 통해 얻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기운으로 앞으로를 도약하려 준비 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빈센조'는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며 종영한 작품이다. 송중기와 전여빈이 주축을 이루고, 금가프라자라는 특별한 공간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했다. 윤병희는 "너무 감사하게도 좋은 반응을 받았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느끼는 것들이 저에게 다다. 그런데 그 분들에게 듣는 얘기가 큰 사랑을 받는 느낌이 들더라. 또 제 SNS를 통해 외국 분들도 많은 질문을 해주신다. 신기하리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데, '빈센조' 전에는 팔로워 수가 3000명 정도였다면, 지금은 3만3000명"이라고 말했다.

극중 윤병희가 연기한 남주성은 법무법인 지푸라기의 사무장이자 빈센조(송중기), 홍차영(전여빈)의 든든한 지원군. 특히 윤병희가 직접 만든 유행어. '변호사??, '사장?? 등 '님'을 '??으로 바꾸는 남주성 만의 발음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밈(Meme)으로 떠올랐다. 윤병희는 "의상은 저희 분장팀과 의상팀이 고민을 많이 하셔서 만들어주셨지만, '??은 제가 만들었다. 초반엔 '변호사님'이라고 했는데, '주성은 열린 인물이니 이럴 거 같다'고 생각해서 행동이나 걸음거리를 찾던 와중에 촬영 어느날 '변호사??이 튀어나오더라. 그때 스태프들도 송중기 배우도 웃음이 나고 반응이 달랐다. 저도 '이거다!' 느낌이 들어서 그 뒤부터 '??으로 발음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윤병희가 연기한 주성도 '사무장??이 됐다. 시청자들 역시 '??으로 그를 부르는 것처럼 유행이 됐다. 윤병희는 "변호사님을 정말 많이 불러서 더 재미있게 했던 거 같고, '님'자 들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많더라 '스??, '사장??도 있었고, '??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신나게 했던 기억이 난다. '?? 발음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빈센조가 아니면 언제 써보겠나. 안 쓰던 혀의 근육까지 써먹을 수 있게 해준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여기에 윤병희의 애드리브에 맞춰 박재범 작가도 대본에 '??을 등장시켰다고. 그는 "나중에 작가님이 말씀하신 건데, 극 후반부 대본에 '변호사??으로 나온 거다. 정말 위로와 응원의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들으니 작가님도 하도 들어서 작업하면서 자기도 그렇게 썼던 거고,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고 미처 수정을 못한 채 대본이 나간 거다. 어떤 거는 '님'으로 돼있고 어떤 건 '??으로 돼있었는데 작가님도 '??의 타격이 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병희가 자유롭게 놀 수 있던 데에는 함께 일한 배우들의 영향도 컸다. 실제로 작가와 감독, 그리고 금가프라자를 이끈 배우들이 모두 '한팀'이 됐기에 가능했던 일. 23일 최종 촬영을 마무리했음에도 여전히 단체 채팅방이 활발하다며 윤병희는 "작품이 끝나가는 것을 너무 괴로워했다. 서운하다 정도가 아니라 괴로운 정도"라고 말했다.

여기에 송중기와는 "눈만 봐도 서로가 이해될 정도"라는 윤병희는 "저는 송중기 씨의 눈만 봐도 이해를 하는데, 중기 씨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전 그렇게 느꼈다"고 말하며 "중기 씨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 시간 안에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던 거 같다. 이렇게 보고 '저분 지금 행복하네'가 아니라, 그 기운이 있었다. 대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린 너무 행복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송중기 배우, 전여빈 배우는 주인공으로서 다른 배우들을 '챙겨준다'는 말 이상이었다. 그들에겐 '우린 다 한 팀'이라는 것이 너무 몸에 베어 있었고 인식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손님처럼 오시는 단역 분들은 불편할 수 있는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어떤 것도 형식적이지 않았다. 저도 단역 생활을 오래 해서 아는데, 이렇게 하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마음으로 하고 몸에 익혀져 있다는 게 느껴져서 우리가 더 끈끈해질 수 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윤병희는 "전여빈 배우도 세밀하게 챙겨준다. 스쳐서 말했던 소화불량도 기억하고는 챙겨주고, 누나 같이 따스하게 해준다. 그런 것이 연기에서도 나온 거 같다. 그런 배려와 마음 덕분에 함께 만들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해야지!'하고 챙겨주는 것 이상이었다. 주연배우로서 엄청난 스케줄과 분량으로 힘들텐데, 카메라 밖에서 보이지 않음에도, 등장하지 않음에도 시선을 잡아주고 자기가 서있더라. 없어도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중기가 그렇게 해주고 여빈이가 그렇게 해주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해준다. 9개월간 단 한 번도 그러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다. 계속 서있으면 다리가 아플텐데, 어두워진 안색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칭찬했다.

2007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후 단역과 무명 생활을 이어왔고, 영화 '범죄도시'와 드라마 '스토브리그'로 빛을 보며 성장했다. 윤병희는 긴 시간을 기다려준 아내와 어머니께 특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그는 "어머니는 제가 멋있게 나오는 걸 좋아하신다.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가 아들을 바라보는 눈이 어떨 거라고 알 수 있다. 그저 방송에 매회 나오는 게 좋으신가 보다. 어디 볼일을 보러 나가셨다가도 주말 저녁에는 꼭 집에 가야 한다고 하신다. 누나들도 제가 배우를 하겠다고 하던 과정도 지켜봤는데, 그동안은 부탁을 하나도 안 하더니 이번엔 질문이 많아졌다. '송중기는 어떻게 피부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고 막내 누나는 전여빈의 팬이 됐다. 큰 매형은 늘 '다음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다가 제가 '알려드릴 수 없다'고 하니 마찰이 좀 있었다. 그런데 종영 기념 문자도 보내주시더라. 가족들의 마음이 드러났다"고 했다.

긴 시간 기다려준 아내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윤병희는 "아내는 제가 촬영때문에 본방을 못 볼 때 디테일한 부분까지 봐주면서 남편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잘한다' '잘됐다'는 칭찬은 말로는 잘 안 하더라. 제가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갈까봐 그런 거 같다"며 웃었다. 특히 올해는 결혼 10주년을 맞아 아내를 위한 선물을 꼭 하고 싶다고. 아직 명품백도 없다는 아내지만, "이번엔 온전한 휴식과 정적을 선물하고 싶다"는 윤병희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렇게 묵묵히 데뷔 15년차를 맞았다. 윤병희는 "공식처럼 '10년만 버텨라'를 들었었는데 10년이 훨씬 지난 12년, 13년 쯤 '10년이 넘었네?'를 생각했었다.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럼에도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꼭꼭,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라며 "이 작품이 고마웠고, 마음 속에 크게 남았다. 영화 '범죄도시' 때도 '저 사람 누구야!'까지 갔었는데, 그 뒤로 오디션 기회도 많아졌고 '미스터션샤인'도 만났다. 비록 미비했지만, 쌓여서 '스토브리그'도 만나고 '악의 꽃'도 만나고, 또 '빈센조'도 만난 거다. 남지 않는 게 하나 없더라. 한 작품 한 작품이 저에겐 소중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제 안에 남고 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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