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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데뷔 30주년' 유재석 "애정과 관심, 인생 바꿔"..감동의 미담파티('유퀴즈')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06 08:38

 '데뷔 30주년' 유재석 "애정과 관심, 인생 바꿔"..감동의 미담파티…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국민 MC' 유재석이 데뷔 30주년을 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5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유재석 특집으로 펼쳐졌다. '유퀴즈'는 이날 유재석의 데뷔 30돌 잔칫상을 준비했고 유재석은 "마음은 감사한데 이런 거 딱 싫어한다"며 쑥스러워했다.

유재석은 데뷔 30주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진짜 죄송하지만, 준비해준 거에 비해 엄청난 소회가 있지는 않다.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큰 계획 없이 앞으로도 열심히 내 앞에 놓인 일을 해나가면서 한 주 한 주 살아가야겠다"고 밝혔다.

축가는 조남지대(조세호, 남창희)가 맡았다. 두 사람은 '거기 지금 어디야'를 개사한 '재석 지금 어디야'를 열창했고, 동생들의 진심이 담긴 축가에 유재석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뿐만 아니라 남창희는 '유재석이 좋아하는 친구들'로 다시 등장했고, 유재석은 폭소하며 "솔직히 남창희를 좋아하고 친분은 있지만, 차마 '유퀴즈에 창희 어때?'라는 얘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유재석과 남창희는 첫 만남을 회상했다. '무한도전'보다 먼저 KBS에서 비슷한류의 프로그램을 했을 때 당시 만났다는 두 사람. 유재석은 남창희에 대해 "그때 남창희가 스피드가 좋아서 그런 거로 캐릭터를 잡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남창희는 "유재석에 대해 놀란 건 사람에 대한 캐릭터를 진짜 잘 만들어준다. 나는 사실 100m에 17초다. 안 빠르다. 근데 나한테 스피드 캐릭터를 만들어준 게 유재석"이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20년 만에 남창희 '스피드'의 진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남창희는 이에 "난 어쩔 수 없이 캐릭터 때문에 계속 뛰었다.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고수했다"고 진실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재석의 지나친 관심에는 부담을 토로한 남창희는 "가끔 너무 놀란다. 동료들이 안 봤으면 하는 방송도 있는데 그걸 꼭 보고 전화한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채널을) 돌리다 찾는 거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찾으려고 돌리는 것"이라며 후배 남창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유재석을 버라이어티로 이끌었던 김석윤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도 진행됐다. 1993년 유재석과 처음 만났다는 김 감독은 "첫 인상은 그냥 평범하고 까불까불했다. 방송 들어가면 잘 못 했다. 방송 밖에서는 그래도 괜찮았다"고 회상했다.

'캠퍼스 영상가요', '자유선언 토요일', '공포의 쿵쿵따'까지 함께한 두 사람. 유재석은 김 감독에게 "진짜 고마운 분"이라며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도 "유재석도 내게 의미 있는 친구"라며 화답했다. 김 감독은 유재석의 길었던 무명시절을 함께 보내준 사람. 버라이어티로 온 이후 유재석에게 메뚜기라는 캐릭터를 준 사람도 바로 김 감독이었다. 그는 "난 유재석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을 누구보다 빨리 목격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유재석 역시 김 감독을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그 당시에 나 스스로 날 포기하려 했을 때 버라이어티로 이끌어준 분이다"라며 당시 눈물을 흘리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유재석은 "심적으로 일이 안 풀리다 보니 서글펐지만, 김석윤 PD는 그런 날 꾸준히 지켜봐 주고 기회를 준 PD다. 메뚜기 탈의 의도도 나중에서야 알았다"며 김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유재석은 또 이날 "스스로에게 그런 얘기를 가끔 한다. 참 잘 견뎠고 잘 버텼다. 근데 그건 나 스스로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주변 동료와 제작진이 없었다면, 그리고 늘 생각하는 것 하나가 누군가 나에게 그랬듯이 한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겠구나 싶다. 만약 그때 김석윤 PD가 나를 버라이어티로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그 한 분이 아니었으면 그때 그분의 생각에 함께해준 제작진이 아니었으면 진짜 오늘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런 거"라며 "때로는 답답하다. '나만 이렇게 방송을 하면 되나? 내 일이 잘되면 난 내 역할을 하는 건가?' 그렇다고 내가 코미디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지 않나. 이건 사실 방송사에서 돈이 들어가는 얘기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는 것과 아예 안된다고 외면하는 건 천지차이"라고 강조했다.

유재석의 '예능단짝'인 지석진도 데뷔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등장했다. 신인가수 시절 김용만의 집에서 무명 시절의 유재석을 만났다는 지석진은 "유재석이 우리랑 있을 때는 잘하는데 카메라만 있으면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근데 박수홍이 나중에 유재석이 제일 잘 될 거라고 한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이 말에 "수홍이 형은 그랬다. 다 고마운 분들이지만, 특히 수홍이 형은 진심으로 내가 힘든 시기에 나랑 그런 고민을 많이 해준 형이다. 실제로 형이 나를 방송에 꽂아주려고 아이디어도 짜주고 그랬다"며 자신을 챙긴 따뜻한 형 박수홍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를 들은 조세호도 "내가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 유재석 형이 제작비는 한정돼 있으니 자신의 출연룔르 떼서 나를 데려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는 걸 듣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 들었다"고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유재석과 '느낌표'의 코너였던 '책을 읽읍시다'를 함께한 공익 버라이어티 창시자 김영희 PD가 출연했다. 김영희 PD는 당시 유재석을 섭외한 이유로 "폭발적으로 웃기지 않고 소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당시 김영희 PD는 1년간 해외 연수를 떠나야 했고, '쿵쿵따' 이후 대세로 떠오르던 유재석을 만나 "프로그램을 같이 하고 싶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것. 이 약속이 지켜져 '책을 읽읍시다'가 완성됐다.

당시 대본도 없이 길에서 시민을 붙잡고 인터뷰를 해봤다는 유재석은 이를 통해 진행 실력이 늘었다고 고백했다. 유재석은 "실제로 '유퀴즈'를 다니면서 인터뷰할 수 있는 기초를 김용만이 하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 녹화한 걸 보면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그냥 옆에만 있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김용만의 실력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유재석은 리액션을 맡았다고. 김영희 PD는 "유재석이 일인자가 될 수 있는 건 자기가 물러날 줄 알았다. 같이 치고 올라갔다면 프로그램도 안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또 예능 국장이던 김영희 PD 덕분에 힘들었던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 시청률이 안 나왔는데 김영희 PD가 '괜찮다. 걱정하지 말고해'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김영희 PD는 "출연자도 걱정할 정도로 시청률이 안 나왔다. 편성국에서는 교체 의견이 커져갔다. 근데 계속 지켜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재미는 있는데 시청 습관 때문에 시청자들이 다른 프로그램을 계속 보는 거다. 그래서 편성 책임자들을 설득해 그냥 가겠다고 했다. 다른 건 바꿔도 이건 안 바꾼다고 했고, 그래서 유재석에게 괜찮다고 내가 막아주겠다고 한 거"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그 말 한 마디가 우리에게 힘이 많이 됐다. 어떻게든 한 번 해봐야겠다 싶었다. 감사하다"며 무한한 신뢰로 '무한도전'을 지켜줬던 김영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누군가에게 애정 어린 관심은 그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고 했다.

김영희 PD는 유재석의 롱런 비결에 대해 "10년 이상 일인자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사실 남다른 노력이 있었고, 분명히 지금도 성실히 노력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겸손하기 때문"이라며 "겸손한 게 없으면 그렇게 성실할 수 없다"고 노력을 칭찬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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