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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과 관심이 인생 바꿔" 유재석, 감동의 데뷔 30주년 (ft. 미담 추가) ('유퀴즈') [종합]

조윤선 기자

입력 2021-05-0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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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과 관심이 인생 바꿔" 유재석, 감동의 데뷔 30주년 (ft. 미담…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유재석의 데뷔 30년을 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재석의 데뷔 30주년을 맞아 '유재석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유재석의 데뷔 30주년을 맞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데뷔 30돌 잔칫상을 준비했다. 이에 유재석은 "마음은 감사한 데 이런 거 딱 싫어한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어 유재석은 데뷔 30주년 소감을 묻자 "진짜 죄송하지만 준비해준 거에 비해 엄청난 소회가 있지는 않다.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큰 계획 없이 앞으로도 열심히 내 앞에 놓인 일을 해나가면서 한 주 한 주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유재석의 데뷔 30주년을 맞아 조남지대(조세호, 남창희)가 축가를 준비했다. 두 사람은 '거기 지금 어디야'를 개사한 '재석 지금 어디야'를 열창했고, 동생들의 진심이 담긴 축가에 유재석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유재석의 데뷔 30주년을 맞아 그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등장했다. 유재석은 남창희가 재등장하자 폭소하며 "솔직히 남창희 좋아하고 친분은 있지만 차마 '유퀴즈'에 '창희 어때?'라는 얘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후 유재석과 남창희는 첫 만남을 회상했다. '무한도전'보다 먼저 KBS에서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을 했을 당시 만났다는 두 사람. 유재석은 남창희에 대해 "그때 남창희가 스피드가 좋아서 그런 거로 캐릭터를 잡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남창희는 "유재석에 대해 놀란 건 사람에 대한 캐릭터를 진짜 잘 만들어준다. 나는 사실 100m에 17초다. 안 빠르다. 근데 나한테 스피드 캐릭터를 만들어준 게 유재석이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20년 만에 남창희 '스피드'의 진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에 남창희는 "난 어쩔 수 없이 캐릭터 때문에 계속 뛰었다.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계속 고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재석의 지나친 관심에 부담감을 토로하던 남창희는 "가끔 너무 놀란다. 동료들이 안 봤으면 하는 방송도 있는데 그걸 꼭 보고 전화한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채널을)돌리다 찾는 거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찾으려고 돌리는 것"이라며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유재석을 버라이어티로 끌어준 김석윤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도 진행됐다. 1993년에 유재석과 처음 만났다는 김석윤 감독은 "첫인상은 그냥 평범하고 까불까불했다. 방송 들어가면 잘 못 했다. 방송 밖에서는 그래도 괜찮았다"고 회상했다.

'캠퍼스 영상가요',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공포의 쿵쿵따'까지 함께 했다는 두 사람. 유재석은 김석윤 감독에 대해 "진짜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고, 김석윤 감독은 "유재석 무명 때 6년 정도 있었나. 유재석은 내게도 정말 의미 있는 친구다. 오래 같이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유재석은 "김석윤 피디는 날 버라이어티로 이끌어줬다. 내게 처음으로 메뚜기 탈을 씌운 분이다. 이거 안 쓸 거면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석윤 감독은 "버라이어티 오고 나서 유재석과 같이하려고 했다. 마지막 코너가 선한 코너여서 유재석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 당시 이휘재, 강호동, 남희석이 톱급이었는데 그 친구들이 안 나오니까 일반인들이 못 알아본다는 말이 있어서 뭔가 캐릭터를 줘야겠다 싶었다. 근데 그때 유재석이 메뚜기를 별로 안 좋아했을 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탈 씌우고 나서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했고, 난 유재석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을 누구보다 빨리 목격했던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게 제일 좋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유재석은 "내 인생을 바꿔준 PD 중 한 분이 김석윤 PD"라며 "다른 방송사로 이직하고 드라마, 시트콤 하면서 예능을 안 하는데 나는 김석윤 PD처럼 신인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PD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직접 얘기는 못 했지만 감사하다.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지금도 방송 열심히 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유재석은 "김석윤 PD는 실제로 그 당시에 나 스스로도 날 포기하려고 했을 때 날 버라이어티로 이끌어준 분"이라며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무명 시절 작은 역할조차도 김석윤 PD 외에는 자신을 캐스팅하는 PD가 없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그는 "서글펐다. 심적으로도 일이 안 풀리다 보니까 그런 게 있었지만, 김석윤 PD는 그런 날 꾸준히 지켜봐 주고 기회를 준 PD다. 그게 쉽지 않지 않냐"며 "메뚜기 탈의 의도도 나중에서야 알았다"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준 김석윤 PD에 대한 고마움을 거듭 밝혔다.

남창희는 "형의 인생은 방송과 비슷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어렵게 시작해서 결국에는 큰 빛을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유재석은 "스스로에게 그런 얘기를 가끔 한다. 참 잘 견뎠고, 잘 버텼다. 근데 그건 나 스스로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주변 동료와 제작진이 없었다면, 그리고 늘 생각하는 것 하나가 누군가 나에게 그랬듯이 한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어떤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겠구나 싶다. 만약 그때 김석윤 PD가 날 버라이어티로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그 한 분이 아니었으면, 그때 그분의 생각에 함께해준 제작진이 아니었으면 진짜 오늘 무엇을 하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런 거다. 때로는 답답하다. '나만 이렇게 방송을 하면 되나? 내 일이 잘되면 난 내 역할을 하는 건가?' 그렇다고 내가 코미디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지 않냐. 이건 사실 방송사에서 돈이 들어가는 얘기고,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관심을 갖는 것과 아예 안된다고 외면하는 건 천지 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세호와 남창희는 유재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미담'을 공개했다. 조세호는 '양배추' 시절 촬영장과 집이 멀어서 움직이기 힘든 자신을 근처까지 데려다주고, 차비로 10만 원까지 줬던 유재석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털어놨다. 그는 "내가 결혼식 날 축의금으로 5만 원을 냈다. 적은 금액이라 생각해서 안 갈까 생각하다가 밥값이 비싸다고 해서 축의금 내고 밥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그냥 나왔다"며 "내가 축의금 두 배로 차비를 받으면서 '이 사람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몰랐다. 내가 조세호 결혼할 때 똑같이 하면 된다. 물가 상승률 감안해서 하겠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창희는 '무한도전' 촬영 당시 아버지의 오래된 용달차를 빌려서 사용한 유재석이 많이 닳은 타이어를 보고 타이어값을 따로 챙겨줬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누가 그런 생각을 하겠냐. 하루 잠깐 쓴 건데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게, 세심하게 가슴을 울리는, 사람을 좋아하게 만드는 그런 게 있다"며 유재석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민망해하던 유재석은 "늘 두 분에게 고마운 게 많다. 두 분을 부를 때마다 내가 불러줬다고 생각하지만, 내게는 날 늘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끝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주고 가는 두 사람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고마워했다.

유재석의 '예능 단짝'인 지석진도 데뷔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등장했다. 신인 가수 시절 김용만의 집에서 무명 시절 유재석을 처음 만났다는 지석진은 "유재석이 우리랑 있을 때는 잘하는데 카메라만 있으면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근데 박수홍이 나중에 유재석이 제일 잘 될 거라고 한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재석은 "수홍이 형은 그랬다. 다 고마운 분들이지만, 특히 수홍이 형은 진심으로 내가 힘든 시기에 나랑 그런 고민을 많이 해준 형이다. 실제로 형이 나를 방송에 꽂아주려고 아이디어도 짜주고 그랬다"며 자신을 따뜻하게 챙겨준 박수홍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를 들은 조세호는 "내가 출연료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때 유재석이 제작비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자신의 출연료를 떼어서라도 나를 데려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는 걸 듣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 들었다"며 공감했다.

그러자 지석진은 "유재석이 더 많은 출연료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서 톱들은 돈을 어마어마하게 받지 않냐. 유재석은 사실 자타 공인 예능계 톱인데 더 많은 돈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석진은 유재석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가장 힘들어 보였을 때가 있냐고 묻자 "사실 재석이는 프로그램 생각을 많이 한다. 솔직히 좀 덜 했으면 좋겠다. 운동하는 것도 프로그램 잘하려고 하는 거고, 피부과 가는 것도 프로그램 잘하려고 가는 거다. 내가 설렁설렁하라고 한 적도 있다. 왜 이렇게 힘든 것만 하냐고 했다. 한편으로 걱정도 되는 거다. 건강이 평생 받쳐주는 건 아니지 않냐"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까지 아낌없이 일에 쏟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유재석은 관찰 프로그램 MC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위 남들이 말하는 트렌드, 주류라는 걸 나까지 뛰어들어서 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내가 조금 편안하게 녹화하는 게 나름의 재밌는 녹화라고 생각해서 거기에 의미를 두면 되지만 한편으로는 양심에 돈을 너무 편하게 버는 건 아닐까 싶다. 다른 분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나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한편 이날 유재석은 지석진이 '런닝맨' 초창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던 때를 떠올리며 "모든 멤버가 다 두각을 나타낼 수는 없다. 그건 사실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친구가 생기고, 제작진도 고민하고 당사자도 고민하다.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빼라고 하는데 그럴 수 있다. 일로 따지면 자기 일 안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 나도 그런 입장이 돼본 적도 있다. 근데 프로그램에서 그런 분들이 나중에 빛을 보는 것도 봤기 때문에 그 시기를 견뎌줬으면 좋겠다"며 "시간이 지나니까 지석진의 재미를 시청자들이 이제야 알아봐 주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흐뭇해했다.

지석진은 이날 유재석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며 "쉽지 않은 30년 가까이 수고했고, 고생했고, 나중에 은퇴해서 더 재밌게 놀자"면서 눈물을 흘려 뭉클함을 안겼다.

마지막으로는 유재석과 '느낌표'의 코너인 '책을 읽읍시다'를 함께했던 공익 버라이어티의 창시자 김영희 PD가 출연했다. 김영희 PD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유재석은 "책과 담을 쌓고 살다가 '책을 읽읍시다'를 하면서 책을 읽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희 PD는 당시 유재석을 섭외한 이유에 대해 "별로 웃기지 않았다. 폭발적으로 웃기는 사람은 아니다. 개그맨들 중에서는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라며 "굉장히 소탈하소 솔직해서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김영희 PD는 1년간 해외 연수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고, '쿵쿵따' 이후 대세로 떠오르던 유재석을 만나 "프로그램을 같이하고 싶으니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유재석도 응했고, 돌아온 김영희 PD는 '느낌표'를 기획해서 '책을 읽읍시다' 코너 MC로 유재석과 김용만을 캐스팅했다.

당시 제대로 된 대본도 없이 길거리를 다니면서 아무 시민이나 붙잡고 인터뷰를 했다는 유재석은 '책을 읽읍시다'를 통해 진행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유퀴즈' 길거리 다니면서 인터뷰할 수 있는 기초를 김용만이 하는 걸 보고 정말 많이 배웠다. 당시 녹화한 걸 보면 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그냥 거의 옆에만 있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켜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김용만의 탁월한 진행 실력에 비해 다소 부족했던 유재석은 리액션 담당 역할을 맡았다고. 이에 대해 김영희 PD는 "유재석이 일인자가 될 수 있는 건 자기가 물러날 줄 알았다. 같이 치고 올라갔다면 프로그램도 안 됐을 거다. 근데 한 발 물러나서 자리를 지켜줬다. 근데 그럼에도 유재석이 인기는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재석은 예능 국장이었던 김영희 PD 덕분에 힘들었던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 시청률이 안 나왔는데 김영희 PD가 '괜찮다. 걱정하지 말고 해'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김영희 PD는 "출연자도 걱정할 정도로 시청률이 안 나왔다. 편성국에서는 교체 의견이 커져갔다. 근데 계속 지켜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재미는 있는데 시청 습관 때문에 시청자들이 다른 프로그램을 계속 보는 거다"라며 "그래서 편성 책임자들을 설득해서 그냥 가겠다고 했다. 다른 건 다 바꿔도 이건 안 바꾼다고 했고, 그래서 유재석에게 괜찮다고 내가 막아주겠다고 한 거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그 한 마디가 우리들한테 힘이 많이 됐다. 어떻게든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다"며 "지나서 드리는 얘기지만 감사하다"며 무한 신뢰로 '무한도전'을 지켜준 김영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애정 어린 관심은 정말 그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영희 PD는 이날 유재석의 롱런 비결을 묻자 "10년 이상 일인자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사실 남다른 노력이 있었고, 분명히 지금도 성실히 노력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겸손하기 때문이다. 겸손한 게 없으면 그렇게 성실할 수 없다"며 그의 숨은 노력을 치켜세웠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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