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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빌레라' 홍승희 "박인환·나문희 열정 배워..좌절도 공감됐죠"(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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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빌레라' 홍승희 "박인환·나문희 열정 배워..좌절도 공감됐죠"(종합…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홍승희(24)에게 '나빌레라'는 좌절 끝 찾은 기회였다.



수많은 좌절 끝에 거머쥔 주연이다. 2018년 '땐뽀걸즈'로 데뷔했던 홍승희는 3년 만에 tvN '나빌레라'(이은미 극본, 한동화 연출)로 훌쩍 날았다.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의 성장을 그린 사제듀오 청춘기록 드라마. 홍승희는 극중 심덕출과 정해남(나문희)의 손녀인 심은호를 연기하며 송강이 연기한 채록과는 우정을 보여줬다.

'나빌레라' 속 심은호는 대치동 키즈로 자라와 태어날 때부터 아빠인 성산(정해균)의 계획대로 살아왔던 청춘. 실패는 해본 적도 없던 그가 예상치 못한 일로 좌절을 경험하고 길을 잃으며 부딪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홍승희 역시 '나빌레라'에 합류하기 전까지 수많은 좌절과 부딪힘 속에 자라왔기에 은호의 심경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그는 "좌절을 많이 겪었음에도 은호는 결국 무너지지 않더라. 마치 오뚝이처럼 이를 악물고 찾아냈고, 그 자리에서 성장하는 거 아니냐.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은호처럼 할 수 있겠다'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셀 수 없이 오디션을 봤다"는 홍승희는 그동안 회사(소속사)에 들어오기 위한 오디션부터 시작해 수많은 좌절의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수도 없었다. 제가 오디션을 봤던 대본들을 다 모아놨었는데, 그게 주체가 안 될 정도였다. 자취방에 대본이 하도 넘치다 보니 다 본가로 보낼 정도로 많이 쌓였을 정도"라며 "저도 은호 같은 순간이 있었다. 은호가 좌절을 겪는 걸 보면서 '나도 저런 순간이 있었는데'했다. 그런데 지금도 그 순간들이 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갈밭을 '덜덜'거리며 나오니 지금은 조금 더 다듬어진 콘크리트 바닥이긴 하다. 그렇지만 또 언제 자갈밭이 올지 모르니 공감을 하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홍승희의 좌우명은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다.

이렇게 힘들게 만난 '나빌레라'는 홍승희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가르침을 준 작품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엄마에게도, 그리고 시청자들에게도 "연기 좀 살살하라"는 칭찬까지 들었다. 여기엔 함께 호흡을 맞춰준 박인환과 나문희, 그리고 송강의 서포트가 있었다. 홍승희는 "저도 대본을 보면서 혼자 눈물을 흘린 적이 많았다. 텍스트로만 봐도 눈물이 나고 벌써 슬프더라. 그러다 보니 박인환 선생님이 서계신데도 그냥 슬프로 눈물이 났다. '제발 살살 좀 하라'는 말이 딱 맞다. 사실 원작이 있다 보니 어떤 내용인지 저는 알고 있었고, 대본을 보다 보면 이건 볼 때마다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 친구들도 매 방송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것에는 선배님들의 힘이 큰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인환과의 호흡 역시 시청자들을 많이 울렸다. 홍승희는 "선생님 자체가 너무 인자하시고 따뜻하시고 진짜 쁘띠하신 본체도 그런 면이 있어서 연기로 같이 호흡을 맞출 때에도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며 "저는 아무래도 짧게 한 신, 두 신을 찍고 갈 때도 많았어서 많은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보면서 혼자 익혔다. 가만히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만 뱉으셔도 감정이 다 담겨 있으니, '저런 게 연륜이고 내공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 느낀 게 많아서 저는 더 아쉬웠다. 은근 돌이켜 보면 촬영이 쭉 붙어있는 경우가 적었다. 아무래도 촬영을 하다 보면 장소 섭외나 이런 문제들로 인해 스케줄이 맞춰지다 보니 이번에 잠깐 ??고, 또 나중에 한참 뒤에 ??고 이럴 때가 많아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선생님들과 이왕 이렇게 함께 할 수 있게 된 거, 좀 더 자주 하루에 길게 만났다면 저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특히 홍승희는 선배 연기자들의 열정을 보며 배울 점이 더 많았다고. 그는 "나문희 선생님도 박인환 선생님도 두 분과 호흡을 맞추며 느낀 것이, 열정이 진짜 넘친다는 거다. 그게 진짜 제일 많이 느끼고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사람이 한 가지 일에 대해 오랜 시간 경력이 쌓이면 '내가 그래도 이정도의 열정을 쏟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데 그게 전혀 없으셨다. 가족끼리 작게 모여 대본 리딩을 할 때에도 나문희 선생님이 '혹시 다들 시간 괜찮으면 한 번 더 해보는 거 어떠냐'고 하셨는데 그런 열정이 너무 멋졌다. 또 박인호나 선생님도 발레까지도 하시면서 열심히 하시는 걸 보니, 두 분의 열정은 꼭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나빌레라'로 열정을 배웠기 때문일까. 홍승희는 "뭐든 시켜주면 잘 할 수 있다"는 열정을 보이기도. 그는 "'나빌레라'를 통해 저를 알게 된 분들이 계신데, 잊혀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전 더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다. 저한테 어울리는 것을 소화할 수 있는 선에서 해보고 싶기도 하다. 요새 또 가장 생각이 드는 건, 전체적인 나이대가 어린 학원물을 해보고 싶다. 스스로 제가 양심이 찔리기 전에 빨리 교복을 입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하이틴 로맨스처럼 풋풋하고 그런 장르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들과 대중들의 관심도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그다. 홍승희는 "어제도 어떤 분이 '팔로워 세자리 수부터 봤는데, 늘어가는 걸 보니 기분이 좋다. 계속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어제는 또 차에 있으면서 라이브방송을 켜봤는데, 예전엔 많이 들어오면 40명~50명 정도 들어왔다가 다 나갔는데, 어제는 150분이 한 번에 들어오시더라. 다 합쳐서 500분이 보고 가셨다는 말을 듣고 너무 신기했다. 팔로워도 조금씩 올라가다가 '나빌레라' 시작 직전에 1만명을 찍었는데 너무 신기했다. 지금은 10년지기 친구 영주가 만들어준 팬카페가 있는데, 회원수가 저까지 13명이다. 1만명이 되는 그 날까지 열심히 달려보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홍승희는 '나빌레라'를 마친 뒤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의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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