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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중기 "'빈센조'로 다같이 잘 놀았다"..행복이 준 인생캐(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5-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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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중기 "'빈센조'로 다같이 잘 놀았다"..행복이 준 인생캐(종합)
사진=하이스토리디엔씨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송중기(36)가 '빈센조'로 진정한 인생캐를 만났다.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송중기는 빈센조 까사노를 연기했다. 또한 2일 방송된 최종회는 14.6%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다음날인 3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난 송중기는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박재범 극본, 김희원 연출)를 돌아보며 "다같이 재미있게 잘 놀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극중 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콘실리에리(고문) 빈센조 까사노를 연기한 송중기는 드라마의 타이틀롤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송중기는 "이렇게 부담이 없던 작품도 처음"이라고 말문을 연 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의미로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제목 자체가 제 역할 이름과 같아서 부담이 아예 안 될 수는 없지만, 드라마 내용처럼 금가프라자 사람들과 함께하는 에피소드가 많이 진행됐고, 그 안에서도 결속력이 생겨서 외롭지 않았고 부담도 거의 없었다. '다같이 재미있게 잘 놀았다'가 저의 실제 마음"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역시 호평 연속으로, '빈센조'의 성공에는 송중기의 열연이 있었다는 호평이 이어졌지만, 송중기는 오히려 "촬영 전엔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송중기는 "'빈센조'란 대본을 받고 처음 미팅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고, '내가 코미디를 할 수 있을까, 내가 왜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제일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고 난 변화라고 한다면, 제 스스로가 와장창 깨졌다. '이걸 안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변화가 많이 생겼다. 배우로서 '내가 이전까지 되게 갇혀있었구나, 왜 겁을 냈었지'하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고, 다양한 장르를 어떻게든 잘 살려보자는 책임감이 많이 생긴 거 같다. 역시 안 했던 것을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최고의 재미를 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변의 시선도 방해가 됐지만, 단호한 결정이 빛을 발했다. 송중기는 "'웬 한국 드라마에서 하다하다 할 게 없어서 마피아가 주인공이냐'고 말씀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보자마자 작가님이 쓴 기획의도를 읽고 '대박'이라고 했었다. 많이 와 닿았고 작가님이 갖고 계신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울분이 느껴졌고, '기발하다'는 생각도 바로 들었다. 매력있게 소재를 잘 잡으셨단 생각이었다"며 "빈센조는 '다크'하지만 '히어로'는 아닌 인물이다. 저런 사람이 히어로가 되면 안 되고, 쓰레기를 잡는 쓰레기일 뿐이지만, 현실에서 못된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시청자 분들이 대리만족을 해주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액션부터 이탈리아어, 코믹연기까지 송중기가 보여준 그 어느 캐릭터보다 다채로웠다.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하드캐리'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의 활약이었지만, 배우 스스로는 "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더 많았다고. 그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어에 만족하는 부분이 아니었다. 계속 선생님과 연습하고 외우고의 연속이었고 발음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디테일을 잡기가 어렵더라"며 "코미디 신 역시 아쉬웠다. 희극 연기가 최고난도 연기고 희극을 잘하는 분들이 연기를 잘하는 거라는 걸 느꼈다. 금가프라자 식구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잘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바로 리액션만 받아도 될 정도로 좋은 분들이었다. 처음 해보는 코미디라 욕심이 났는데, 개인적으로 잘 했는지는 모르겠고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들과의 호흡을 계속해서 언급했듯, 송중기와 호흡을 맞춘 모든 배우들의 '케미'가 빛을 발했다. 그중 최고의 케미를 꼽아달란 질문에 송중기는 단호히 전여빈을 짚었다. 그는 "다른 분들이 삐쳐도 어쩔 수 없다"며 "홍차영 캐릭터가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저 개인적으로도 너무 매력이 있다고 느낀 캐릭터라서 같이 연기를 하면서도 정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두 배우의 케미에 대해 시청자들은 '러브라인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격렬히 대립했다. 송중기는 이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도 그런 의견이 많았다. 저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많이 사랑을 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저의 개인적 의견은 '매우 적절했다'는 거다. 20부 엔딩에서 두 사람이 재회했지만, 헤어지는 표정으로 끝이 났다. 제 개인적으로는 '다시 만나기는 쉽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특히 이 때문에 결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홍차영을 구하러 갔던 빈센조가 장한서도 죽음으로 몰고 장한석도 놓치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 이에 대해 빈센조는 "'캐릭터 붕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클리셰라 생각했다. 무력한 모습을 보셨다는 의견이 있다면, 빈센조는 매회마다 별로 진적도 없고, 누군가를 항상 누르고 이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19회 엔딩에서 처음 보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하셨던 장면이 아니라 그런 의견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 클리셰가 있어서 그걸 뻔하지 않게, 신선하게 표현하려 각자 맡은 파트에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종적으로 빌런들을 모두 해치우고 희망찬 내일이 밝았지만,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시즌2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송중기는 "시즌2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온 게 없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시즌2가 나오는 것을 바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라 생각해 개인적으로는 기쁘지만, 현실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시즌2 얘기가 나올 일은 제가 보기엔 없을 것 같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빈센조'는 송중기에게 인생캐릭터를 안겨준 작품. 그는 "다른 걸 다 떠나서 대중들께서, 시청자들이, 업계 관계자들이 어떻게 바라보실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부족하지만,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신이 나게 연기를 했던 캐릭터임은 사실인 거 같다. 지금까지 했던 다른 작품들, 작가, 감독님, 동료 배우들에게도 미안하지만, 최고로 행복하게 연기했던 것은 사실이라서 그런 의미에서의 인생 캐릭터"라고 말했다.

'승리호'부터 '빈센조'까지 2연속 흥행을 이끌어온 송중기는 "이 작품을 한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을 해주고 싶다. 많이 배웠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느꼈다"며 "저 개인에게, 인간 송중기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준 작품이라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을 스스로 칭찬하고 만족하고 과분하게 느낀다. 그동안 스스로는 다그치며 작품을 했었지, 스스로 칭찬을 하며 작품한 것은 처음인데 스스로도 '잘했다'고 칭찬을 했었다"고 말했다.

'빈센조'를 마친 송중기는 또 다시 영화 '보고타'에 대한 의무를 다 하기 위해 움직인다. 하반기 콜롬비아 촬영이 예정됐던 '보고타'였지만, 국내 촬영으로 방향을 틀었고, 마무리를 짓게 될 예정. 그는 "이번달 말부터 '보고타'를 한국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해외 촬영이 어려운 상황이라 어떻게 될지 기술적 얘기를 들어봐야 하지만, 주연 배우로서 어려운 시국에 촬영을 어떻게든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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