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왜 이 나이 먹은 남자의 한심한 자아를 대중들이 견뎌야 하나"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수십년 전 헤어진 조영남이 입을 열었다. 윤여정의 수상이 "바람 핀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한방, 멋진 복수"라는 자의식 넘치는 그의 발언에 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배우 윤여정은 지난 26일(한국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K-할머니'로 한국 배우 최초 기록을 써낸 윤여정은 위트 있고 품위 있는 수상소감으로도 모두를 홀렸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영이라 하거나 유정이라 하는데 오늘만큼은 모두 용서해드리겠다", "브래드 피트를 드디어 만났다. 우리가 영화 찍을 동안 어디 계셨냐" 등의 유쾌하면서도 인종 차별을 꼬집는 속 시원한 발언으로 오스카의 '쇼 스틸러'로 등극했다.
전세계를 들썩인 경사 속 34년 전 이혼한 조영남이 나서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 앉았다. 조영남은 한 매체를 통해 윤여정의 수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영남은 "기쁘다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면서도 "이 일이 바람 피운 남자에 대한 최고의 한방, 복수 아니겠냐", "그 친구는 지금 잘 나가고 있는데 내가 더 이야기할 필요 있냐", "다른 남자 안 사귄 것에 대해 고맙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윤여정의 수상이 조영남에게도 기쁜 일일 수 있지만 그게 '바람 피운 남자에 대한 한방' 일 리는 없다. 윤여정의 수상 속에 조영남의 지분이 있을 리가 만무한데 굳이 자신과의 과거를 언급해야 했을까. 윤여정의 수상소감이 '최고의 수상 소감'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조영남의 자의식 넘치는 발언은 경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언니네이발관 이석원도 분노했다. 이석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낄 땐 끼고 빠질 땐 빠질 줄 아는 최소한의 눈치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나마 했다는 말도 기가 막힌 게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이 자기처럼 바람 핀 사람에게 최고의 한방이라니 이 사람의 태평양 보다도 큰 자아를 어쩌면 좋을까"라고 조영남의 발언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석원은 "이 사람의 마음 속에는 오로지 자기 자신 밖에 없어서 온 세상 만사를 자기와 연결 짓지 않으면 생각이란 걸 아예 하지 못하는 사람 같다"고 탄식하며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은 수십 년 전 무책임하고도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방의 의미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다. 그런데 지금 윤여정에게 조영남이란 한여름에 무심코 손으로 눌러 죽이는 못생기고 해로운 벌레 한 마리 보다 못한 존재일 것인데 무슨 얼어 죽을 한 방 어쩌구 쿨한 척인지"라며 "왜 이 나이 먹은 남자의 한심한 자아를 이 좋은 날 대중들이 견뎌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