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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손주 중증장애"…'일용이→돼지 농장 인부' 박은수의 고백 ('마이웨이')[SC리뷰]

이우주 기자

입력 2021-04-27 01:03

수정 2021-04-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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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 손주 중증장애"…'일용이→돼지 농장 인부' 박은수의 고…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전원일기' 일용이에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배우 박은수. 그럼에도 박은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재기를 꿈꿨다.



26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전원일기'의 '일용이'로 활약했던 배우 박은수의 근황이 공개됐다.

'전원일기'의 일용이로 20년 넘게 사랑 받아온 배우 박은수. 그러나 박은수는 최근 한 방송을 통해 돼지 농장의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근황이 공개돼 대중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도 돼지 농장에서 일하는 박은수는 젊은 동료들에 비해 턱 없이 체력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박은수는 "운동할 때는 50kg씩 들고 운동했는데 이제 20kg 도 힘들어서 못 들겠다"며 금세 지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박은수는 일하던 도중 주저 앉아 눈물까지 보였다.

방송으로 근황이 알려진 후 박은수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동료들을 만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국악인 신영희. 신영희는 오랜만에 만나는 박은수를 위해 진수성찬을 차려줬다. 식사 중 신영희는 박은수의 근황을 TV에서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이에 박은수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사기 사건에 대해 떠올렸다.

박은수는 "누가 영화사 하자 했는데 당시 내가 사업이 쫄딱 망해 돈이 없었다. 돈이 없다니까 (지인이) 돈 걱정을 하지 말라더라. 그래서 인테리어를 했더니 시공사에 돈을 못 주더라. 2년째 돈을 못 주니까 시공사에선 나를 고소했다"고 사기 사건에 연루된 배경을 밝혔다.

박은수는 "내 자신이 한심하더라. 1억도 안 되는 돈을 못 갚아 사기로 고소를 당하니까 어떻게 살았나 싶다. 어쨌든 내가 판단 잘못한 것"이라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박은수는 제작진에게도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했다. 진짜 악의 없이 하자고 한 게 죄가 된다는 걸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네 번의 사기 사건을 떠올렸다. 사업 실패로 50억 되는 돈을 잃은 박은수에겐 영화사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렇게 인테리어 사기에 연루됐고 이어 전원주택 사기, 연예인 지망생 사기 사건에까지 연루됐다. 이에 박은수는 사람들을 못믿고 가족들과 함께 원룸을 전전하며 살았다.

절친한 후배인 배우 김동현도 박은수를 걱정했다. 김동현은 박은수가 그저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질까 빨리 배우로 복귀하길 바랐다. 박은수도 "돼지 농장 사장이 잘 아는 친구다. 몇 번 일을 권유했다. 가보자 했는데 힘들긴 힘들더라. 예전엔 쌩쌩했는데 이제 힘들어서 모든 걸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사기 사건 후 일이 아예 끊긴 건 아니었지만 박은수가 자숙의 의미로 스스로 작품을 거절해왔다고. 박은수는 "사기꾼 소리 듣고 그러는데 드라마를 찍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안 좋게 얘기를 하겠냐. 내가 잘못하고 건방졌던 시간에 대한 반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족에 대해서는 한없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박은수는 "(가족들이) 나 때문에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벌이가 없지 않냐. (가족이) 감상샘암도 걸리고 몸이 안 좋았다"고 고백했다.

박은수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생활고로 뿔뿔이 흩어진 박은수 가족. 아내는 치매에 걸린 엄마를 모시고 살고 아들은 베트남으로 갔다. 딸은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박은수는 "며느리가 베트남 가면서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다. 처음엔 기분 나쁘고 싫었는데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그동안 몸이 많이 고장 났는데 병원 갈 때 마다 정부에서 병원비 내준다. 그게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은수의 유일한 낙은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박은수는 "내 유일한 낙이 일주일에 한 번 딸 만나서 밥 먹는 거다. 딸이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1000만 원짜리 통장을 모아서 준 적이 있다. 걔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딸을 향한 애정을 고백했다.

'전원일기' 가족 이계인과 고두심도 만났다. 특히 이계인은 박은수에게 "형이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이런 얘기하면 화내겠지만 나한테 섭외가 오면 '나 말고 은수 형을 택하라'고 한다"고 박은수를 향한 진심을 고백했다.

박은수는 돼지 농장에서 일하는 걸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박은수는 "말을 안 했는데 소문이 났다. 가족들이 난리가 났다"며 "여기도 다 사람 사는 데다. 많은 걸 배웠다. 일을 하면서 안정이 됐다. 식구들에겐 미안했다"고 밝혔다.

방송 후 박은수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박은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기로 했다. 박은수는 그 이유에 대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사람들이 농장을 찾아오면 면역력 약한 돼지들이 전멸할 수도 있다"고 사장님에게 피해가 될까 일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고두심도 박은수의 근황에 눈물을 쏟았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가족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박은수는 고두심에게 손주 자랑을 하며 "첫째 손주는 똘망똘망한데 연년생 둘? 손주가 산후조리를 못해 1급 중증 장애인이 됐다. 내가 뭔 잘못을 해서 손주까지 시련을 받을까 생각했다. 시련 주신 만큼 내게 다른 걸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박은수의 소원은 가족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이었다. 박은수는 "우리 딸이 5천원 짜리 옷을 입고 다니니까 너무 화가 났다. 나도 잘 살고 싶다. 딸한테 오천원짜리 옷 입히고 싶지 않다. 열심히 살고 싶은 거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은수의 꿈은 여전히 배우였다. 박은수는 "암기할 수 있으면 연기 해야 한다. 주어지는 대로, 닥치는 대로, 열심히 살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배우 활동 의지를 드러냈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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