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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전여빈 "여배우들 부러워한 총격신 소화, 센캐 도전 아름답다 생각해"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4-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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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여빈 "여배우들 부러워한 총격신 소화, 센캐 도전 아름답다 생각해"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세' 배우 전여빈(32). 매 작품 신선하고 강렬한 캐릭터로 변주하는 그의 아름다운 도전이 다시 한번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누아르 영화 '낙원의 밤'(박훈정 감독, 영화사 금월 제작). 극 중 제주도에서 무기상을 하는 삼촌과 함께 사는 재연을 연기한 전여빈이 23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낙원의 밤'을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드러나지 않았던 비하인드 에피소드까지 모두 털어놨다.

한국 누아르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연 '신세계'(13), 미스터리한 전개와 신선한 액션이 돋보인 '마녀'(18) 등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전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은 '낙원의 밤'은 쿨하지만 뜨거운, 또 우아하지만 처연한 스토리와 연출, 캐릭터로 한국형 누아르 갱스터 무비를 완성해 전 세계 영화 팬을 사로잡았다.

'낙원의 밤'은 지난해 9월 열린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개봉을 포기, 대신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동시 공개된 이후 전 세계의 많은 시청자에 'K-누아르'의 저력을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 '낙원의 밤'은 남성 캐릭터 중심의 범죄 누아르 장르가 아닌 성별 구분 없는 주도적 캐릭터로 기존의 범죄 누아르 장르와 차별화를 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여빈의 일당백 열연이 큰 힘이 됐다. 앞서 전여빈은 영화 '간신'(15, 민규동 감독)으로 데뷔해 '밀정'(16, 김지운 감독) '죄 많은 소녀'(18, 김의석 감독) '천문: 하늘에 묻는다'(19, 허진호 감독) '해치지않아'(20, 손재곤 감독), 그리고 OCN 드라마 '구해줘', tvN '라이브', JTBC '멜로가 체질', tvN '빈센조'까지 스크린과 안방을 오가며 팔색조 매력을 드러내고 있는 중.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세' '연기 천재'로 꼽히는 전여빈은 '낙원의 밤'을 통해 다시 한번 파격 변신을 시도, 강렬한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 이상 잃을 것 없이 삶의 끝에 놓인 인물을 단단한 눈빛과 표정으로 연기해낸 전여빈은 위태로운 동시에 거침없는 매력으로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여빈은 "어렸을 때부터 홍콩 영화에 대한 환상이 컸다. 특히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정말 좋아했고 그 당시 나온 홍콩 누아르 영화를 좋아했다. 홍콩 누아르 영화 안에서 주인공들이 악인들에 총을 쏘며 동료들과 전우애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 장면을 보면서 '나도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란 막연한 꿈을 꿨다. 그리고 배우가 되고 나서 좀 더 직접적으로 그 꿈을 꾸게 됐다. 이 시나리오를 받고 그런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돼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낙원의 밤'은 정통 누아르 결을 함께 하지만 특히 내가 연기한 재연은 영화 속에서 변곡점이 되어준다. 이런 캐릭터를 맡게 돼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봐왔던 정통적 누아르 속 단순 여주인공이었다면 안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낙원의 밤' 속 여주인공 캐릭터는 다르다. 그래서 꼭 하고 싶었다. 우리 영화의 마지막 10분이 '낙원의 밤'을 선택한 큰 계기가 됐다"고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밝혔다.

'낙원의 밤'에서 사격 액션을 완벽히 소화한 전여빈은 "박훈정 감독은 내가 완벽한 무술을 배우길 원치 않았다. 무술 감독에게 기본적인 자세 정도만 배우길 원했다. 재연의 액션에 대해 규격화되지 않았지만 총을 잘 쏘는 캐릭터로 보이길 바랐다. 완벽하게 칼 각을 보이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마녀'(18, 박훈정 감독)에서는 김다미가 노련하게 총을 쏘지 않나? 하지만 '낙원의 밤' 재연은 '마녀'의 캐릭터와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촌(이기영)에게 총을 배워 자기만의 총을 쏘는 캐릭터였다. 실제 사격장에서 연습했다. 그때 총을 쏠 때 생기는 반동과 큰 사격 소리에 많이 놀랐다. 팔, 다리가 많이 떨렸다. 평소 운동 신경이 꽤 좋은 편이라 연습한 만큼 많이 늘었다. 현장에서도 많은 지적을 받지 않고 용기를 받으며 촬영에 임했다. 눈을 깜빡이지 않으려고 정말 많은 노력 했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 총과 친한 캐릭터가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 총을 버티는 근력을 위해 많은 운동을 진행했다. 사격 연습을 많이 했다"고 곱씹었다.

엄태구와 케미스트리도 자신했다. 전여빈은 "엄태구 오빠와 나는 겉보기와 많이 다르다. 하지만 내면에 뜨거운 마음과 진지한 자세는 많이 닮았다. 배우이자 한 사람으로서 서로 역할로 이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케미스트리가 발휘됐다"며 "엄태구 오빠가 현장에서 장난으로 내게 '연기 천재'라고 불러줬다. 대신 나는 엄태구 오빠에게 '화보 장인'이라고 불렀다. 엄태구 오빠 소속사에서 '화보 장인'이라고 부르길래 나도 그렇게 부르면서 서로 친밀함을 과시했다. 좋은 자극을 주는 배우인 것 같다"며 "무엇보다 박훈정 감독에게 감사하다. 엄태구와 전여빈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해준 것에 대해 우리 두 사람 모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박훈정 감독의 모험을 고맙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나와 엄태구 오빠 모두 서로에게 좋은 동료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작품을 위해 한뜻이 되고 싶었다. 박훈정 감독은 우리가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제주도에 있는 많은 맛집을 데려가 주고 맛집 탐방이 끝나면 디저트와 커피로 2차 맛집을 안내했다. 또 산책으로 3차를 가지며 찍었던 신을 이야기하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동료,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추억했다.

매 작품 강렬한 캐릭터와 도전을 시도하는 전여빈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은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봤을 때 예쁘지 않을 수 있지만 내가 봤을 때 각각의 캐릭터가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또 다른 결을 가진 예쁜, 아름다운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배우를 선택하고 배우 생활을 하면서 내 마음속에 항상 있는 것은 내가 어떤 시도를 하고 또 완벽한 타인이 됐을 때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게 내 소망이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목표는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배우로서 시작이 주어졌으니 그것만으로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배우라는 꿈은, 연기라는 작업은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한 작품이 끝나더라도 배우는 계속되어야 한다. 나라는 사람과 배우 전여빈이란 사람이 같이 잘 가고 싶다"며 "매 작품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전작보다 좀 더 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연기는 물론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 등 조금씩 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답했다.

전여빈은 '낙원의 밤'과 '빈센조'로 연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요즘 계속 촬영장만 다니고 있어서 직접적인 반응의 뜨거움은 잘 못 느끼고 있다. 친구들에게 메신저, 전화로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을 받으며 반응을 알고 체감하고 있다. 친구의 친구, 또는 친구의 부모님에게 응원을 많이 받고 있다. 그들의 응원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고향 친구들 반응도 상당하다"며 "전작인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동료들에게도 연락을 많이 받았고 문소리 선배도 최근에 '빈센조' '낙원의 밤'을 너무 잘 봤고 수고 많았다고 연락을 받았다. 특히 '낙원의 밤'은 여성 동료들에게 부럽다는 반응을 들었다. 아무래도 총격 신을 소화하는 여성 캐릭터라 부러워하더라"고 웃었다.

그는 "'빈센조'는 오늘(23일) 마지막 촬영이다. 새벽쯤에 촬영이 끝난다. '빈센조'를 하면서도 너무 많은 걸 배웠다. '빈센조'의 김희원 PD는 정말 멋진 분이다. 그 사람의 태도를 보면서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많이 배웠다. 이 작품으로 많은 걸 배웠고 특히 나는 홍차영을 얻었다"며 '빈센조'에서 호흡을 맞춘 송중기에 대해 "송중기 선배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정말 넓다. 나에게 해보고 싶은 걸 다 해보라고 판을 넓혀 줬다. 송중기 선배에게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낙원의 밤'은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이기영, 박호산 등이 출연하고 '마녀' '브아이아피' '대호'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동시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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