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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밝은 역할에 갈증有"… '비당신' 천우희, 청춘의 얼굴로 전한 위로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4-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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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역할에 갈증有"… '비당신' 천우희, 청춘의 얼굴로 전한 위로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천우희(34)가 청춘의 얼굴로 관객에게 위안을 전한다.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와 소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하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감성 로맨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조진모 감독, 아지트필름 제작). 극중 소희 역을 맡은 천우희가 23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써니'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후 첫 단독 주연 영화 '한공주'로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7개의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과 신인상을 휩쓸며 압도적인 연기력을 인정 받은 천우희. 이후 '카트' '뷰티 인사이드', '곡성', '버터고', '멜로가 체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명품 연기를 펼쳐온 천우희가 이번 영화에서 보통 청춘의 모습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며 눈길을 끈다.

극중 천우희가 연기하는 소희는 엄마와 함께 오랜 책방을 운영하는 20대 초반 청춘으로 어느 날 자신의 언니 앞으로 보낸 영호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아픈 언니 대신 답장을 보내게 된 소희는 어느새 영호의 편지로 잔잔한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다. 언니인 척 편지를 이어가던 소희는 쌓여가는 편지만큼 영호에 대한 궁금증 역시 커져만 간다.극중 소희라는 인물은 지금까지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 중 자신과의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인물이라고 입을 천우희는 "지금까지 제가 했던 캐릭터들은 일상적인 면을 표현하는 부분이 적었다. 물론 '멜로가 체질'에서 제 나이 대의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그 캐릭터도 딱 발이 현실의 땅에 붙은 캐릭터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면에서 이번 소희 캐릭터는 성격적인 면에서도 저와 가장 비슷한 것 같다. 소희는 배려가 많고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많은 인물인데, 저도 저 자신 보다는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써니'의 본드소녀, '곡성'의 무명 등 그간 영화에서 극적이고 센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던 그는 "극적인 감정이나 심리,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던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왔다보니 감독님이 이번 작품을 통해 '천우희의 다른 모습을 담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다. 저 또한 제가 극적인 에너지를 끓어올려서 표현하는 캐릭터가 아닌 이런 잔잔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제 모습이 궁금했다"고 전했다.

"저도 매번 작품을 통해 제 모습을 새롭게 보고 있는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이전 작품에 보여드렸던 모습과 달리 조금은 차분하고 그래도 그 나이대에 생동감 있는 모습을 처음 봤다. 그리고 감독님이 계속 예쁘게 찍어주겠다고 말씀하셔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예쁘고 맑게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며 웃었다.워낙에 무거운 역할을 많이 맡다보니 밝고 현실적인 인물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천우희는 "그런 면에서 이런 청춘영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제가 나이를 한살 한살 먹으면서 청춘물에서 더 멀어지게 될까봐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하게 되서 다행이다.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청춘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춘물을 꿈꿨던 천우희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촬영 내내 극중에서 표현되는 청춘의 모습에 크게 공감했고 전했다 "그중 인물들마다 표현하는 청춘이 다르긴 한데 저는 극중 모든 인물이 공감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꿈이 없어서 불안한 청춘도 있고, 꿈을 어쩔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청춘도 있고, 막연하게 꿈은 없지만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청춘도 있지 않나. '가장 찬란한 것 같지만 가장 불안했던 20대'라는 표현이 저도 정말 공감이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20대를 돌아보며 "저 같은 경우는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만끽해야 하는 걸 잘 모르는 영호와 비슷했던 것 같다. 어떤 목표라는게 없었다. 내가 뭘 잘하는지도, 뭘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불안함도 크지 않았다. 내가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면 잃을까봐 불안하고 조급할텐데 저는 그런게 없어서 조급함도 없었다. 그러다가 현장을 느끼고 연기를 하게 되면서 흥미가 생겼고 배우에 대한 꿈을 점차 가지게 됐다. 이제 막 꿈꿨던 것들을 돌이케 보면 이룬 것 같다"고 설명했다.극중 실질적인 만남이 아닌 편지만으로 교감하고 호흡하는 천우희와 강하늘. 천우희는 이러한 감정 표현에 대해 "편지로 감정선을 이끄는걸 처음 해보다보니 막막함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시도해보니까 더욱 흥미롭기도 했다. 상상력도 많이 주어진 느낌이었다. 상대배우와 함게 연기를 하며 교감하며 얻는 것도 있지만 상상력으로 얻는 것도 있다. 이번에는 제가 구현할 수 있는 부분이 열려있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촬영할 때 하늘씨는 제가 연기한 장면을 보여달라고 해서 봤다고 하는데 저는 궁금해 하면서 연기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보지는 않았다. 하늘씨가 연기를 어떻게 하셨는지는 영화를 통해 처음 봤다"며 "영화 속에서 영호를 표현한 하늘씨가 정말 좋았다. 그가 표현한 청춘도 그렇고 생동감도 그렇고 정말 잘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영호와 소희가 같은 청춘이지만 다른 느낌의 결이 시너지가 잘 난 것 같다"고 말했다.

로맨스 장면의 부재가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저는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두 인물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게 마음에 들었다. 시사회 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에필로그가 참 마음에 들었다. 두 사람이 어린 시절에 인연이 있었다는 에필로그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다가 잘 끝맺음을 해주는 느낌이었다"고 답했다.

극중 만나는 신이 없는 만큼 오히려 촬영 이후 강하늘과 더 친해지고 있다는 천우희는 "저희는 홍보를 하며 친해지고 있다. 마주치는 신이 없기도 하고 촬영 장소도 다르다보니까 촬영할 때는 마주치는 신이 극히 드물었다. 홍보때 서로 더 많이 보고 있다. 하늘씨가 워낙에 넉살이 좋다. 저도 하늘씨가 편안하고 성격적으로도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더 많이 친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또한 "하늘씨와는 아무래도 작품 특성상 함께 호흡을 많이 맞추지 못해 아쉬운게 있다. 만약 다음 작품에 만날 수 있다면 다음에는 많이 만나서 티키타카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됐으면 좋겠다. 하늘씨가 워낙 리액션이 좋은 배우니까 대판 싸우는 역할도 좋지만, 남매로 나오는 역할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중 소희의 일상에 따뜻한 위안을 주는 손편지라는 소재처럼 배우 천우희의 일상에서 가장 큰 위안을 주는 것들은 무엇일까. 천우희는 "그냥 소소한 것들"이라며 "그때 그때 다를 수 있지만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이 위안을 줄 때가 있고 저의 반려동물이 위안을 줄 때도 있다. 그리고 현장을 함께 하는 동료들로 부터 받는 위안, 그리고 스크린으로 작품을 받을때 느끼는 위안도 있다. 너무 먹고 싶은 걸 먹었을 때의 위안도 있지 않나.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위안들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그리고는 팬들에게 받는 편지에 대한 소중함에 언급하며 "팬분들이 주시는 편지들이 큰 감동을 준다. 저는 제 일이 좋아서 제 할 일을 하는 건데 누군가가 저를 좋아해주시는게 너무 큰 기쁨이고 감동이다. 그런 편지 속에 본인들의 이야기를 써주실 때가 있고, 저의 작품과 연기로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주실 때가 있는데 그때 큰 위로를 받는다. 그때마다 내가 모르는 존재들에 대해 더 감사하게 되고 큰 원동력이 된다"며 웃었다.

삶에 가장 큰 위로를 주는 친구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같은 나이대의 또래 친구들이 주는 공감대와 위로도 있다. 문근영씨, 저와 지금 '스마트폰'이라는 영화를 같이 찍고 있는 김예원씨, 그리고 한예리 언니 등 저와 공감대가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 같다. 배우로서의 고민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메이킹 패밀리'(2016), '수상한 고객들'(2011)을 연출한 조진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하늘, 천우희, 강소라, 이설, 강영석 등이 출연한다. 오는 2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키다리이엔티·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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