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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노트북 던지고 언어폭력까지"…美거물 제작자 스콧 루딘, 직원 상습 학대 파문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4-22 14:28

 "노트북 던지고 언어폭력까지"…美거물 제작자 스콧 루딘, 직원 상습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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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미국 거물 영화 제작자 스콧 루딘이 오랫동안 직원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학대를 이어간 정황이 드러나 할리우드를 큰 충격에 빠트렸다.



미국 AP통신을 비롯해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각) 미국 연예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거물 제작자 중 한 명인 스콧 루딘이 수 년간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했고 결국 이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현재 진행 중인 영화 및 연극 제작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며 일선 퇴진 선언한 사실을 보도했다.

스콧 루딘은 17세때부터 할리우드에서 프로듀서 보조로 일을 시작했고 이후 대학에 입학해 캐스팅 디렉터로 활약, 1978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1987년에는 독립 프로덕션을 차리며 할리우드에 입지를 굳힌 스콧 루딘은 1984년 20세기 폭스에 영입됐고 이후 파라마운트 픽처스로 전직, 29세의 어린 나이에 프로덕션 사장직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파라마운트에서 '아담스 패밀리' '야망의 함정' '트루먼 쇼' '슬리피 할로우' '쥬런더' '디 아워스' 등을 흥행시켰다.

이후에도 디즈니 계열 제작사에 활동하며 많은 프로젝트를 이어가던 스콧 루딘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소셜 네트워크'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물론 브로드웨이 흥행작 '앵무새 죽이기'까지 스크린과 연극 무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규모와 장르의 작품을 제작해 메가 히트를 터트렸다. 특히 그는 무려 9번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그랜드슬램으로 불리는 EGOT(에미상, 그래미상, 오스카상, 토니상) 클럽에 제작자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듯 제작자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콧 루딘이지만 그 이면에는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추악한 '보스질라'(상사를 뜻하는 보스와 괴수 고질라의 합성어)일 뿐이었다. 스콧 루딘 프로덕션 직원들은 최근 스콧 루딘으로부터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해왔고 심한 괴롭힘을 당한 한 직원은 극단적 선택까지 했다고 언론에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스콧 루딘은 2012년 비서가 비행기 좌석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컴퓨터 모니터를 비서의 손을 향해 내리쳤고 깨진 모니터 스크린 조각에 비서가 손에 피를 흘려 응급실로 실려 가야 했다는 것. 스스콧 루딘 프로덕션에서 일하다 넷플릭스로 이직한 캐럴라인 루고는 "루딘은 회의실 창문에 노트북을 집어 던졌다. 한번은 인사과 직원에게 유리 그릇을 던졌고 그 직원은 공황 발작으로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은 '미나리'를 배급해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A24 관계자에 대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 직원은 "스콧 루딘이 '아무도 내게 A24 미팅 일정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라며 구운 감자를 집어 던졌고 새 감자를 사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스콧 루딘의 비서로 일했던 라이언 넬슨은 "스콧 루딘이 직원에게 스테이플러를 던지면서 저능아라고 불렀다. 너무 많은 학대를 목겨하고 경험했다. 하루하루 지쳤고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LA 시의원 보좌관인 데이비드 그레이엄 카소는 SNS에 자신의 동생 케빈이 2008년부터 8개월 동안 스콧 루딘에게 학대를 당했고, 불안과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다 지난해 10월 사망했다는 폭로도 더했다.

이렇듯 충격적인 스콧 루딘의 직원 학대 사실이 드러나자 현재 스콧 루딘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A24는 그와 작업을 중단했고 5만명이 넘는 배우평등협회는 스콧 루딘의 학대 사실을 비난하며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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