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요즘은 드라마의 암흑기다. '디어엠'의 편성연기, '달이 뜨는 강'의 90% 전면 재촬영, '조선구마사' 2회만에 종영, '모범택시' 60% 재촬영, '아일랜드' 서예지 출연 불발. 최근 두달 사이 드라마시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게다가 '펜트하우스'를 제외하고는 시청률 맛을 제대로본 드라마도 없다. 이같은 시기에 정면대결을 펼친 작품들이 있다. KBS2 수목드라마 '대박부동산'과 JTBC '로스쿨'이다. 이들은 나란히 지난 14일 첫 방송해 2회까지 방송을 마쳤다. 그리고 시작부터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방송 전에는 '로스쿨'의 우위를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명민 김범 이정은 등 인기 배우들이 포진한데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와 드라마 '눈이부시게'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송곳' 등 웰메이드 작품들을 쏟아낸 김석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반면 '대박부동산'은 안방극장에서 생소한 오컬트 장르인데다 착한 캔디 역을 주로 맡아왔던 장나라와 3년 동안 공백을 가졌던 정용화가 주연을 맡아 기대감이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박부동산'이 '로스쿨'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대박부동산'은 1회에 5.3%(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5.1%를 나타낸 '로스쿨'에 앞섰다. 2회는 더 격차가 벌어졌다. '대박부동산'은 5.6%, '로스쿨'은 4.1%로 1.5%p로 차이가 났다.
장나라는 연륜에 걸맞게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퇴마사로서 서늘한 얼굴 속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 눈빛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용화는 오랜만에 컴백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영매이자 사기꾼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상황에 따라 믿을 수밖에 없는 호감캐 사기꾼을 연기하다가도 설계된 사기판 위에서는 뛰어난 관찰력과 빠른 판단력으로 치밀한 모습으로 상황을 휘어잡는 오인범의 양면적인 모습을 깔끔하게 그려냈다.
스토리면에서도 꽤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사기꾼인줄 알았던 오인범(정용화)이 자신이 영매임을 갈게된 과정이나 홍지아(장나라)가 그를 영입하려고 나서는 모습이 설득력있게 그려졌다. 게다가 이들이 20년전 인연이 있다는 '떡밥'을 넌지시 뿌리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자극했다.
'로스쿨' 역시 살인사건을 시작으로하는 미스터리가 궁금증을 자극했다. 다만 '법리'라는 어려운 소재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대사량도 많은데다 신인급 배우들의 대사 처리가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보였다.
한창 방송중인 MBC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은 첫회 2.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 15일 방송에서 1.4%까지 내려앉았다.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말이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는 꾸준히 5%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전중이다. 말하자면 '마우스'와 '대박부동산' 그리고 '로스쿨'의 3자 구도로 굳혀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 상황이 '로스쿨'의 상황에 따라 2자 구도로 바뀔 수도 있는 형국이다. 이들 중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작품은 어떤 것이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