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초점] "두려워 말고 맞서달라"…윤여정→봉준호 감독, 亞증오범죄 관심 촉구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4-14 09:45

 "두려워 말고 맞서달라"…윤여정→봉준호 감독, 亞증오범죄 관심 촉구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미국 내 아시안 증오범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 윤여정에 이어 이번엔 '오스카 새 역사'를 쓴 봉준호 감독이 목소리를 내 관심을 끌었다.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채프먼 대학의 영화·미디어 예술 칼리지 주최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수업에 객원 강사로 출연한 봉 감독은 미국 내 들끓고 있는 아시안 증오범죄 속 영화 산업이 해야할 태도에 대해 연설했다.

봉 감독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증오 범죄, BLM 운동(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등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두렵고 공포스럽다. 지금 영화 산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용되며 영화는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의 그런 점 때문에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은 사회 문제를 다루는 것에 더 용기 있게 할 수 있다. 영화인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문제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해서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봉 감독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인종 차별을 소재로 만든 영화 '똑바로 살아라'(89)를 언급하며 "이 영화는 사회적 이슈들을 다룰 때 영화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향후 사회에서 일어날 일을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통찰을 통해 사회 내부에 도사리고 있고 향후 폭발할 수 있는 이슈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기생충'(19)을 곱씹으며 "나에게 '기생충'은 그런 사회에 대한 접근 방식을 취한 영화였다. 현시대에 부자와 가난한 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의 질문에서 이 영화가 시작됐다. 창작자와 아티스트로서 우리들은 현시대에서 발생하는 근원적 질문들에 대해 그 본질을 찾아내고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작품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비단 미국 내 아시안 증오범죄를 언급한 국내 영화인은 봉 감독뿐만이 아니다. 오는 26일(한국시각)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후보로 참석하게된 윤여정 역시 외신과 인터뷰에서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걱정을 전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여정은 지난 12일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미국 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내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이다. 올해 나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고 하지만 미국 LA에 사는 아들이 미국행을 결정한 나를 걱정하고 있다"며 "내 아들은 길거리에서 내가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노인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증오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리고 있다. 아들은 내가 공격을 받을까봐 걱정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경호원과 함께하길 바라고 있다. 정말 끔찍한 세상이다"고 밝혔다.

특히 봉 감독과 윤여정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와 후보자로 공식 초청을 받은 아시아 대표 영화인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 두 사람의 아시안 증오범죄 언급이 미국 내 작지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