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윤여정이 1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3시에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니암 알가르('종말'), 도미니크 피시백('유다와 블랙메시아'), 애슐리 메덱('컨트리 라인')을 꺾고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 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각본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적이 있지만 한국 배우가 영국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는 건 이번이 최초다.이번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모든 배우들은 화상으로 연결됐다. 윤여정의 이름이 호명되자 모든 배우들이 환호했고 믿기지 않는 듯한 윤여정의 표정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겼다. "나는 한국의 여배우 윤여정이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정말 영광이다. 아, 이제 수상자가 됐다"며 능숙한 영어로 입을 연 윤여정은 지난 9일 타계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을 언급하며 "우선 필립공에게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말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상은 특별히 영국분들에게 받아서 기쁘다. 속물적인(snobbish) 영국사람들로부터 받아서 정말 기쁘다. 저에게 투표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특유의 재치있는 유머로 너스레를 떨어 진행자는 물론 함께 후보에 오른 모든 후보들을 웃겼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조연상(앨런 김)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미나리'는 윤여정의 수상을 제외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골든글로브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점쳐졌던 외국어영화상을 덴마크 토바스 빈터베르 감독의 '어나더 라운드'에게 내줬다. 앨런 김이 후보에 오른 남우조연상은 '유다와 블랙메시아'의 대니얼 칼루야가 차지했고 남녀주연상은 안소니 홉킨스('더 파더')와 프랜시스 맥도먼드('노매드랜드')가 받았다. 작품상과 감독상은 모두 '노매드랜드'(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