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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74세 亞여성의 저력"…윤여정, 韓배우 최초 美배우조합상 수상→오스카 코앞에 섰다(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4-0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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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 亞여성의 저력"…윤여정, 韓배우 최초 美배우조합상 수상→오스카 …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이제 진짜 오스카 트로피가 눈앞에 보인다.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개인 최초로 '오스카 바로미터'라 불리는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윤여정은 5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헬레나 젱겔('뉴스 오브 더 월드')을 누르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단독으로 미국배우조합상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건 윤여정이 최초다.

이번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모든 배우들은 화상으로 연결됐다. 윤여정의 이름이 호명되자 모든 배우들이 환호했다. 특히 올리비아 콜먼은 윤여정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마치 자신이 받은 것 처럼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여 눈길을 끌었다."지금 나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연 윤여정은 유창한 영어로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특히 동료 배우들이 나를 선택해줬다는 것이 정말 영광스럽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SAG에게 감사하고,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라며 후보에 오른 모든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씩 언급하기도 했다.

배우조합상 시상식은 영화배우, 스턴트맨, 성우, 엑스트라, 모델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회원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연기자 노조인 미국 배우 조합(Screen Actors Guild)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영화와 TV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그 공을 치하하며 매년 상을 수여한다. 오스카 트로피의 행방을 결정하는 아카데미 회원 중 배우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배우조합상 시상식은 오스카 수상 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상식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해에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한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윤여정은 오스카 레이스에 포함된 미국 내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쓸어담으며 32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특히 미국 내 각종 지역 비평가상을 쓸어담으며 비평가의 평가가 가장 중요한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의 수상도 기대했지만, '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에게 트로피를 내줘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배우조합상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오스카의 가장 강력한 수상 예측 후보가 됐다.

윤여정은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70세 아시아 여성으로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미나리'가 내게 많은 선물을 줬다"고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당황스럽다. 대중들은 영화와 사랑에 빠지거나 연극과 사랑에 빠지지만, 내 경우는 그저 사고다"라며 "한국에서 수상 여부를 점치는 보도가 늘면서 스트레스와 부담도 커졌다. 나를 축구선수나 혹은 올림픽 대표 선수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기생충'이 기대치를 많이 높인 것 같다. 늘 봉준호 감독에게 '다 당신 때문이야'라고 원망하곤 한다. 봉 감독은 나를 향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카데미 기간 일명 '오스카 레이스'라 불리는 바쁜 홍보를 안 다녀도 된다며 부러워했다"며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다.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미나리'의 앙상블상과 남우주연상(스티븐 연)의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 최고상인 앙상블상은 애론 소킨 감독의 넷플리스 오리지널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이 차지했다. 남우주연상 역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고 채드윅 보스만에게 돌아갔다. 채드윅 보스만은 지난해 여름 대장암 투병중 세상을 떠나 이번 그의 수상이 더욱 뭉클하게 다가오고 있다. 여우주연상도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비올라 데이비스가 가져갔고, 남우조연상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대니얼 칼루야가 차지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 감독 정이삭 감독의 연출작으로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26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선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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