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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엄태구 향수에 물들었다"…'낙원의 밤' 韓누아르X갱스터 장르 신기원 연다(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4-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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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태구 향수에 물들었다"…'낙원의 밤' 韓누아르X갱스터 장르 신기원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범죄 누아르의 장인, 갱스터 무비의 마스터피스 박훈정 감독이 돌아왔다. 이번엔 충무로 연기파 배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의 손을 잡고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우아하고 섬세한 누아르로 전 세계를 겨냥했다.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누아르 영화 '낙원의 밤'(박훈정 감독, 영화사 금월 제작). 2일 오후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 채널에서 진행된 '낙원의 밤'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제주로 몸을 피한 범죄 조직의 에이스 태구 역의 엄태구, 제주도에서 무기상을 하는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재연 역의 전여빈, 태구를 추격하는 북성파 2인자 마 이사 역의 차승원, 그리고 박훈정 감독이 참석했다.

'낙원의 밤'은 한국 누아르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연 '신세계'(13), 미스터리한 전개와 신선한 액션이 돋보인 '마녀'(18) 등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전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박훈정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강렬한 전개의 집대성이라고 볼 수 있는 '낙원의 밤'은 일찌감치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관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9월 열린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를 통해 선보였고 많은 호평을 받았다.

특히 '낙원의 밤'은 영화 '밀정'(16, 김지운 감독) '안시성'(18, 김광식 감독)을 통해 독보적 매력을 발산한 엄태구와 영화 '죄 많은 소녀'(18, 김의석 감독), 그리고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박재범 극본, 김희원 연출)에서 무한 매력을 발산 중인 전여빈, 영화 '독전'(18, 이해영 감독)에서 강렬한 악역을 완성한 차승원의 신선한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극장 개봉을 연기하고 OTT(Over-The-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선택한 '낙원의 밤'의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그리고 박훈정 감독이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제주도에서 제작보고회를 진행한 박훈정 감독은 "낙원은 우리가 생각할 때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인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극이다. 그런 대비에서 오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것이 누군가에게 슬픔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낙원의 밤'이라는 제목을 짓게 됐다"고 제목에 담긴 의미를 밝혔다.

이에 전여빈은 "처음 '낙원의 밤'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굉장히 시적인 느낌이 들었다. 제목의 뜻을 들었을 때 캐릭터들의 상황이 떠오르더라. 박훈정 감독의 감성이 느껴졌다"고 감탄했다.

베니스영화제 초청된 소회에 박훈정 감독은 "전생에 복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정말 운이 좋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차승원은 "코로나19 시국이 아니면 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도 밟고 분위기도 느끼고 싶었는데 아쉽다. 의미 있는 영화제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소개됐다. 자긍심 뿌듯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엄태구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캐릭터 이름이 태구라고 해서 신기했다. 박훈정 감독이 나를 염두해서 시나리오를 썼나 싶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신기했다. 박훈정 감독은 실제로 나를 염두해서 쓴 건 아니라고 하더라. 그래도 이 작품을 할 수 있게 돼 행복했다. '낙원의 밤'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고 박훈정 감독과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박훈정 감독의 제안으로 캐릭터를 위해 9kg 증량했다는 엄태구는 "영화를 위해 9kg을 증량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다시 살이 빠졌다"고 밝혔다. 이에 차승원은 "전혀 증량한 줄 몰랐다. 자기 관리를 너무 잘하는 배우다. 증량은 한 줄 모를 정도로 몸 관리를 정말 잘했다. 엄태구는 시나리오에 나온 상황보다 늘 힘들게 연기한다. 그래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위험해 보여 걱정도 했다. 하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 엄태구가 연기한 장면이 정말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전여빈은 "엄태구는 워낙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고 그걸 굉장히 압축시켜버린다. 그래서 살짝만 바늘을 대면 엄청난 터트림이 있다. 그걸 상대 배우에게도 영향을 준다. 엄태구라는 향수가 내게 와서 물들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여빈은 "예전부터 홍콩 누아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누아르에 대해 도전하고 싶었다. 기존 누아르에서는 남성 배우가 주로 영화를 이끌었는데 '낙원의 밤'은 캐릭터 구분 없이 주체적으로 캐릭터가 이끌어간다.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며 "총기 액션을 도전해보고 싶었다. 재연이라는 캐릭터가 총기를 잘 다루는 캐릭터라 이번 작품을 통해 총기 액션도 연습할 수 있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 모두 이 작품에 쏟아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박수쳐주고 싶고 응원하고 싶다. 앞으로 '배우로서 앞길이 구만리인데 열심히 하자'라며 '초심을 잃지 말자' 다짐하고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차승원은 "삶이 묻어나는 캐릭터이길 바랐다. 악역이 가진 속성이 있는데 그게 벗어나길 바랐다. 박훈정 감독이 나의 의견을 받아들여 많이 만들어 줬다"며 "고요한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진득한 액션이 펼쳐진다. 그래서 더 처연하고 처절한 모습이 드러난다. 나에겐 이 작품이 손에 꼽을 만큼 만족감을 준 작품이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엄태구는 "차승원 선배는 매니저를 통해 에너지 드링크를 챙겨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전여빈 역시 "차승원 선배가 하루는 복주머니 같은 주머니에 비타민을 가득 담아 후배들에게 선물해 주기도 했다"고 밝혀 훈훈한 분위기를 인증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 시청자를 만나게 된 박훈정 감독은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나니까 긴장도 된다. 아무래도 나는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 영화를 찍는 편이라 해외 시청자가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긴장감을 고백했다. 차승원 또한 "동시에 전 세계에 영화가 공개된다. 박훈정 감독의 말처럼 '우리의 정서'라고 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정서'가 따로 있나 싶다. 전 세계가 공감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기대 반, 설렘 반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전여빈은 "'낙원의 밤'이라는 파티를 열고 190여국의 나라에 초대장을 보낸 것 같다. 우리는 즐기는 마음으로 바라보려고 한다"며, 엄태구는 "일단 정말 신기하다. 그래서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하며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낙원의 밤'은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이기영, 박호산 등이 출연하고 '마녀' '브아이아피' '대호'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동시 공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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