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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부활 시도한 '농구영신', 거리두기 조정안에 좌절되나

이원만 기자

입력 2021-12-16 16:53

2년만에 부활 시도한 '농구영신', 거리두기 조정안에 좌절되나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정부 부처의 공식 방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관계자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2년 만에 호기롭게 부활시키려고 했던 KBL의 히트상품인 '농구영신'이 개최 발표 이틀만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일말의 가능성을 기대하고는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폭발적인 급증과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인해 정부가 다시 강화된 거리 두기 조정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해 '사적모임 허용인원 4인으로 축소'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밤 9시 이용제한' 등이 주요 골자인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18일 0시부터 시행돼 특별방역기간 종료일인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KBL은 현재 이 같은 정부의 방안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바로 이틀전에 '농구영신 개최'를 결정했기 때문. KBL은 지난 14일 제27기 제4차 이사회를 열어 이번 시즌에 '농구영신'을 열기로 결정했다. 31일 오후 10시에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안양 KGC-원주 DB전이 낙점됐다. '농구영신'은 2016년 12월 31일 처음 시작된 KBL의 히트상품이다. 오후 10시에 경기를 시작해 팬들과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뜻깊은 이벤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KBL은 이를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는 농구영신을 치르지 못했다. 올해도 농구영신의 개최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 데 이어, 확진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올스타전을 취소하기도 했다. KBL도 실제로 농구영신의 개최여부를 고민했다. 하지만 KBL 이사회의 결정은 '정상개최'였다.

KBL 관계자는 "물론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일단은 리그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농구영신 개최를 통해 농구 팬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정부 방침에 역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에 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질의를 한 상태다. 농구영신 개최 여부는 이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만의 부활시도가 허망하게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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