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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영신' 어떡하지?…KBL 코로나 사태에 진퇴양난

최만식 기자

입력 2021-12-13 16:29

'농구영신' 어떡하지?…KBL 코로나 사태에 진퇴양난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진퇴양난.' 프로농구계가 '농구영신'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사태로 인해 맞닥뜨릴 문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농구영신(농구+송구영신)'은 지난 2016∼2017시즌 탄생해 2019년까지 4회를 치른 한국농구연맹(KBL) 리그의 대표상품이다. 밤 10시에 경기를 시작해 새해맞이 제야의 종 타종을 경기장에서 맞이하는 등 이색 이벤트가 가미된 콘텐츠로 특허청 상표 등록까지 받았다.

그동안 고양-서울-창원-부산을 거쳐 수도권으로 돌아올 차례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됐던 '농구영신'은 올해 화려한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예정된 일정은 오는 31일 밤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안양 KGC와 원주 DB의 경기다. 지난해 취소됐던 두 팀의 경기를 재배정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득세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 당국은 13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기존의 대응 여력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비상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철저한 방역 대책 협조를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KBL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농구영신' 개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

우선 동종 업계 상황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경우 올스타전을 사실상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콘텐츠를 찾고 있는 중이어서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KBL이 WKBL을 따라 갈 필요는 없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연말로 가면서 호전될 가능성, 정부의 방침이 완화될 가능성 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천만다행으로 '농구영신'을 개최할 수 있다 하더라도 문제다. 방역패스를 적용하면 관중 동원에 제약이 크다. '농구영신' 특성상 가족 단위 관중이 많은데, 백신 2차 접종을 하지 못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심야에 자녀를 집에 두고 외출할 수 없다.

'일단 개최를 강행하되, 코로나 상황을 보고 추후 취소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방안도 있지만 문제가 더 커진다. 홈팀 KGC 구단이 '헛돈-헛고생'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 '농구영신' 이벤트를 위해 대행업체와 계약하고, 각종 물품 제작에 들어가야 한다. '농구영신'을 한다고 했다가, 중간에 취소되면 준비 과정에 들어간 비용과 수고를 모두 날려야 한다.

개최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만에 하나 '농구영신'을 방문했던 관중 가운데 누군가 나중에라도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방문자 전원이 혼란에 빠진다. '농구영신'을 거쳐갔다는 사실때문에 코로나 확산 숙주 역할을 했다는 비판 또한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농구계 관계자들은 "어중간하게 '농구영신'을 강행하면서 불안에 떠는 것보다 일찌감치 마음을 비우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 공은 KBL 이사회로 넘어갔다.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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