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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철저한 NBA 명예의 전당 심사와 KBL의 1회성 허 재 명예 부총재 선임논란

류동혁 기자

입력 2021-11-24 18:33

수정 2021-11-25 06:36

 철저한 NBA 명예의 전당 심사와 KBL의 1회성 허 재 명예 부총재 …
허 재 전 감독의 시투 장면.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NBA 최고 명예 '네이스미스 명예의 전당' 자격 조건은 까다롭다. 선수, 코치, 그리고 심판이 대상이다. 은퇴한 지 최소 5년이 지나야 자격조건이 주어진다. 심사 절차도 까다롭다. 1년이 걸린다.



북미위원회 9표 중 7표, 여성위원회 7표 중 5표를 얻어야 명예의 전당에 입후보할 수 있다. 이후, 명예의 전당 이사회, 위원회의 추가 조사를 통해 '결격 사유'가 없는 지 꼼꼼한 자격심사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 코치, 심판이라고 할 지라도 심각한 '결격사유'가 발견되면 탈락한다.

이 과정을 거쳐 1명의 명예의 전당 멤버가 탄생한다. 북미위원회, 여성위원회에서 3년 간 단 1표도 얻지 못하면, 그 해당 선수는 5년 동안 서류 조차 낼 수 없다.

이 부분이 왜 중요할까. 까다로운 심사조건은 자연스럽게 권위를 높인다. '명예의 전당 회원'이라는 프라이드는 이렇게 생긴다. 농구팬들은 자연스럽게 그 권위를 인정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위와 명예를 스스로 높이는 방법은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허 재 전 감독은 최근 예능인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KBL에서는 '명예 부총재'로 추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시기 적절한 것 같다. '농구대통령'으로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허 재라는 인물을 농구 부흥을 위해 '명예 부총재'라는 타이틀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바닥을 치고 있는 농구 인기를 올리는 마케팅 방법이다.

그런데 조각을 잘못 끼웠다. 일단 허 재 전 감독은 정식 'KBL 명예 부총재'가 아니다. 1회성 방송용 직함이다.

KBL 입장에서 '명예 부총재'는 매우 상징적 자리다. '명예의 전당 회원'는 몇 십명이 존재하지만, 명예 부총재는 1~2명에 불과한 자리다.

그런데, KBL은 '소통'과 '절차'가 생략됐다. 일단, 명예 부총재를 임명하기 위해서는 10개 구단 단장들이 협의하는 이사회의 의결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이 없었다. 이 과정은 중요하다. 명예 부총재라는 희귀한 자리에 대한 권위를 스스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명예의 전당 심사 과정이 지독할 정도로 까다로운 이유와 같다.

허 전 감독은 대중적 인기가 많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시선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전설적 농구 선수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한다. 때문에 그의 별칭은 '농구 대통령'이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선수 시절 수차례 음주운전, 국가대표 감독 시절 허 웅과 허 훈 등 두 아들을 모두 대표팀에 발탁하는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즉, 이런 공과를 모두 충분히 따진 뒤 '명예 부총재'에 적합한 인물인가에 대한 심사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KBL 고위 수뇌부가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정상적 방법도 아니었다. TV 프로그램을 위해서 한정적으로 1회성 명예 부총재 직함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원칙과 시스템은 없었다.

KBL 김희옥 신임 총재는 대한민국의 저명한 법학자다. 시스템과 원칙이 부족하고 '유권해석'이 남발되는 KBL 규정과 시스템을 철저하게 정비해 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는 '1회성 허 재 명예 부총재 해프닝'이 발생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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