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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파죽 8연승 KB, 박지수 승부처 에이스의 절대적 품격을 보여주다

류동혁 기자

입력 2021-11-17 20:58

 파죽 8연승 KB, 박지수 승부처 에이스의 절대적 품격을 보여주다
KB 박지수. 사진제공=WKBL

[부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청주 KB 스타즈가 고전 끝에 8연승에 성공했다.



KB는 17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부산 BNK 썸을 81대79로 눌렀다.

일단 양팀 움직임은 약간 달랐다. KB는 난적 우리은행, 삼성생명, 신한은행을 차례로 물리치고, 파죽의 7연승.

BNK는 1승6패였다. '정신적 해이함'이 스며들 수 있는 상황. 부산의 홈이었고, BNK는 비 시즌 부상 여파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김한별이 서서히 팀에 녹아들고 있었다.

즉, 팀 케미스트리만 형성되면 BNK는 KB에게 만만치 않은 팀.

KB는 초반 2-3 지역방어를 사용한다. 2가지 형태인데, 핵심은 박지수 미스매치 주지 않기다. 최대한 골밑을 지키면서 외곽을 최소한 허용하겠다는 의지의 수비 전술. 수비 핵심인 염윤아가 빠진 가운데, 박지수마저 상대 마크맨을 막기 위해 외곽으로 나오면, KB의 골밑은 무주공산이 된다. 이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작전이다. 초반 7연승의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BNK 박정은 감독은 이 전술에 대한 공격 해법을 잘 준비했다. 빠른 패싱과 필연적으로 빌 수밖에 없는 코너에 집중했다. KB에서 BNK로 둥지를 옮긴 강아정의 3점포가 초반 불을 뿜었다. 1쿼터에만 3점슛 3개로 11득점. 100% 야투율이었다. 진 안도 KB 지역방어의 허점인 미드 레인지와 골밑을 오가면서 11득점.

체력 조절을 위해 허예은과 강이슬을 스타팅 멤버에서 제외한 KB가 초반 고전했다. 게다가 2쿼터 3분32초를 남기고 박지수가 파울 3개로 파울 트러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김진영 강아정 김한별의 3점포가 잇따라 터지면서 46-37, 12점 차 리드. 이 과정에서 박지수의 백업 센터로 쏠쏠한 역할을 한 김소담의 공백도 아쉬웠다. 이날 부상으로 결장.

예상 밖으로 BNK는 정말 잘 싸웠다. 그런데 국가대표 듀오 박지수와 강이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이슬의 3점포와 박지수의 파울 자유투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1점 차로 추격했다.

흐름이 완벽하는 넘어가는 순간. BNK는 이소희가 절묘한 돌파로 공격의 흐름을 바꿨다. 파울 자유투를 1개를 성공시킨 뒤 3점포까지 터뜨렸다. 반면 KB는 강이슬과 박지수의 골밑 이지샷이 잇따라 빗나갔다.

이때 이민지가 골밑 돌파 이후 절묘한 패스로 박지수의 마크를 뚫고 진 안에게 연결. 그대로 2득점. 이소희가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허예은이 등장했다. 허예은은 사이드 돌파 이후 반대편 최희진에게 감각적 패스를 전달, 3점포로 연결됐다. 또, 박지수와의 2대2 공격에서 스크린을 이용한 뒤 파울 자유투 2득점을 올렸다.

잠시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던 박지수. 중앙에서 무리한 듯한 골밑 돌파를 시도. 슛은 불발됐지만, '박지수'였다.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결국 3쿼터 62-61, 1점 차 BNK의 리드.

일단, 추격의 흐름은 KB가 잡았다.

4쿼터 KB가 역전에 성공했다. 로테이션을 돌리던 KB는 4쿼터 초반 정예멤버가 나왔다. 허예은이 강이슬의 미스매치를 발견. 강이슬은 이소희를 앞에 두고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BNK는 강아정이 파울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면서 다시 재역전.

KB는 강이슬도 있다. KB가 강한 것은 허예은 뿐만 아니라, 강이슬도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격 루트가 다양하고, 결국 상대 수비는 서서히 무너질 확률이 높아진다. 강이슬이 박지수와 2대2, 절묘한 패스로 가볍게 2득점.

BNK는 KB와의 매치업 상성에서 뒤지지 않는다. 김한별이 박지수와 매치업을 이루면, 진 안 입장에서는 미스매치가 난다. 이 틈을 진 안이 미드 점퍼. KB는 허예은이 3점포를 성공시키자, BNK는 기어이 진 안이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고, 김진영마저 3점포를 성공시키면서 다시 재역전. 그러자 이번에는 강이슬이 골밑슛으로 응수. 70-70.

KB는 BNK의 아킬레스건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강이슬과 박지수가 2대2 공격을 시작. 마크맨은 강아정과 김한별이었다. 김한별은 아직까지 체력이 완전치 않다. 때문에 쉬운 미드 점퍼도 놓치는 경우가 생겼다. 강아정도 수비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결국 김한별의 4반칙 파울 트러블.

그러자, 이번에는 KB 허예은이 박지수와 2대2를 시작. 그런데 박지수는 미끼였다. 반대편 최희진에게 패스를 뿌렸고, 가벼운 페이크 이후 미드 점퍼를 성공.

그런데 진 안이 결정적 3점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김한별이 곧바로 5반칙 퇴장. 2점 앞선 BNK는 작전 타임을 불러 전열을 가다듬었다.

KB는 박지수에게 볼을 투입했지만, 안혜지가 절묘한 도움수비로 스틸. 그러나 공격은 무산됐다.

전광판의 시계는 점점 줄어들었따. 2분17초가 남았다. KB는 우직하게 박지수의 포스트 공격을 감행했다. 김한별이 없는 상황에서 박지수의 포스트 업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벤치에서 판단.

박지수는 상대를 제친 뒤 슛, 불발됐지만, '박지수'였다. 다시 리바운드를 잡은 뒤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 KB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76-75, 1점 차 리드.

BNK 진 안의 미드 점퍼는 실패. 또 다시 KB는 박지수의 포스트 업. 진 안은 골밑에서 박지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가볍게 2득점 추가. 78-75, 3점 차 KB 리드.

BNK 안혜지의 미드 점퍼가 실패. BNK는 만만치 않았다. 수비를 성공한 뒤 김진영이 자유투 2득점. 그리고 박지수가 골밑에서 공격자 파울을 범했다. 박지수와 강이슬 모두 파울 트러블.

78-77, 남은 시간은 20초. 강아정의 3점포가 실패했다. 하지만, BNK는 악착같이 공격 리바운드에 참가, 다시 공격권을 얻어냈다. 77-78, 1점 차 뒤진 BNK는 진 안이 박지수를 상대로 결정적 훅슛을 성공, 79-78 역전에 성공했다. 9,1초 남은 상황에서 KB의 작전타임. KB는 다시 박지수가 골밑슛, 바스켓 카운트로 3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BNK는 이소희가 골밑을 돌파했지만, 다시 박지수가 블록.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승부처에서 박지수가 얼마나 위력적인 지 드러난 단적인 장면. 반면 BNK는 이날 박지수를 잘 막아냈던 김한별의 5반칙 공백이 너무나 아쉬웠던 한 판이었다. 하지만 BNK 역시 김한별과 강아정이 제대로 가동되면 상당히 무서운 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력이었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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