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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U19 대표팀 불공정 논란'은 빙산의 일각. 일부 농구인들의 '금품요구', '검은 커넥션'이 지배하는 아마농구

류동혁 기자

입력 2021-07-16 11:48

수정 2021-07-16 11:49

 'U19 대표팀 불공정 논란'은 빙산의 일각. 일부 농구인들의 '금품요…
사진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무진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19세 이하(U-19) 대표팀. '불투명한 기준'으로 대표팀 발탁 과정에서 커다란 논란이 있다.



스포츠조선은 13일 '공정하지 못했던 대표팀 선발, 라트비아 참사는 예견됐다', '[류동혁의 이슈분석] '라트비아 참사', 불공정한 대표팀 발탁, 한국농구 전반에 뻗은 '인맥농구'라는 기획보도를 통해 아마농구의 실태를 고발했다.

요약하면 대표팀 선발 기준은 '불공정'했고, '농구인'들이 여전히 현실 인식이 부족으로 관심이 적은 '아마농구'의 경우, 대학 진학을 위해 일부 지도자와 농구 선수를 자식으로 둔 농구계 영향을 미치는 인사들의 '검은 커넥션'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과거에도 '관행'적으로 있었던 일이었다.

중고농구연맹 박소흠 회장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경기 수가 부족했던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 대표팀 논란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여러가지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고, 오세일 부회장은 "불공정한 부분이 있었던 게 맞다. 나부터 시작해 책임을 통감한다. 대표팀 선발 기준은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지켜봐야 할 일이다.

문제의 핵심은 중고농구연맹의 대표팀 선발 구조적 문제다.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최종 승인 권한이 있지만, 실제 대표팀 선발은 중고농구 연맹이 실무를 담당한다. 대표팀 엔트리 틀을 잡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 김동광 경기력 향상위원장의 최종 재가를 받아야 한다. 단, 항상 '감독의 재량권'이라는 이유로 '검은 커넥션'이 끼어들 여지가 많고, 계속 현실화됐다.

김동광 대한민국 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박소흠 회장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U16, U19 대표팀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역시 지켜봐야 할 문제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한국아마농구의 구조적 문제 타파가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 발탁이 대학 진학의 '스펙'이 된다. 대학 진학이 '지상과제'인 아마 농구 선수 측이 일부 비도덕적 지도자들과 '일탈 행위'를 한다는 점이다.

'초고교급 선수'들을 보유한 고교 지도자와 학부모들은 프로 조기 진출을 이용, 대학 진학 시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들도 최근 여러차례 제보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 '아마추어 정신'은 실종된 상황이다.

이같은 '도덕적 해이'에 따른 '인맥농구'는 중고 연맹 뿐만 아니라 대학, 그리고 프로에서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 진학과 프로 신인드래프트 선발에서도 '감독의 재량'이라는 이유로 '불분명한 기준'으로 선수를 발탁하는 경우가 보인다.

예를 들어보자. 몇 년 전 얼리 드래프트로 A선수를 프로팀 진학을 시킨 고교 지도자가 있었다. 구체적 제보가 있었다. '이 지도자가 프로로 진출시킨 제자와 학부모에게 금품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는 제보였다.

A 선수 뿐만 아니라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에 조기 진출했던 같은 학교 B 선수도 같은 요구를 받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또 다른 학교의 지도자 역시 C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자, 대학과 프로 조기 진출을 놓고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감독들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결국 이 선수는 프로에 조기 진출했다.

또 다른 예도 있다. D 선수는 초고교급 선수다. 역시 대학 진학과 프로 조기 진출을 놓고 고민했다. D 선수의 학부모는 해당 대학 감독에게 "프로 조기 진출 시 받을 수 있는 연봉을 보전해 줄 수 있냐"고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 진출 시 받을 수 있는 연봉을 대학 측에 보전해 달라는 의미. 물론 '검은 거래'다.

대학에 진학한 뒤 1~3학년 때 얼리 드래프트 진출을 하는 예도 있다. 이때, 해당 선수는 구단 측에 '대학 졸업장'을 딸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는 요구조건을 내건다. 얼리로 프로에 진출하지만, '명문대의 커넥션'을 유지하기 위해 구단에 이같은 요구를 한다. 즉, 얼리로 얻을 수 있는 '득'은 취하고, '대학 졸업'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논리. KBL은 여기에 대해 구체적 원칙을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실력이 부족한 선수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암암리에 '밀어주는' 경우도 있다. 역시 '감독의 재량'이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3라운드 지명권을 자신과 친한 대학 감독 혹은 지인의 부탁으로 뽑는 상황이다.

정리해 보자. 중고농구 연맹의 '대표팀 불공정 논란'은 빙산의 일각이다. 중, 고교 뿐만 아니라 대학, 그리고 프로에서까지 독버섯처럼 보이지 않는 '커넥션'이 은밀하게 뻗쳐 있다. 해당 지도자는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감독의 재량'이라는 이유로 '합의적 의심'을 유발하는 선수 선발을 한다. 매우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자신의 최대이익을 위해 아마와 프로에서 정해놓은 원칙 위에서 '은밀한 거래'를 한다.

다행인 점은 '일부 지도자와 선수 측의 일탈'에도 농구에 진심인 아마, 프로 지도자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일부 몰지각한 '농구인'들 때문에 구슬땀을 흘리고 선수 지도에 진심인 지도자들이 조직적 피해를 보고 있다. 대대적 '농구계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중고농구연맹부터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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