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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지 못했던 대표팀 선발, '라트비아 참사'는 예견됐다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7-13 16:35

수정 2021-07-13 18:37

공정하지 못했던 대표팀 선발, '라트비아 참사'는 예견됐다
사진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 선발은 투명하지 않았다. 결과는 재앙이었다. 가까스로 꼴찌를 면했다.



이무진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19세 이하(U-19) 대표팀은 최근 라트비아에서 막을 내린 2021년 국제농구연맹(FIBA) U-19 월드컵에서 15위를 기록했다. 대회에 참가한 16개국 중 뒤에서 두 번째. 그나마 최종전에서 일본을 95대92, 아슬아슬하게 누르고 자존심을 지켰다.

U-19 월드컵. 전 세계 유망주들이 총출동하는 대회다. 한국은 FIBA 유소년 랭킹 19위. 이번 대회에서 격돌한 미국(1위), 스페인(3위), 프랑스(4위) 등과 비교해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상위권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결과가 아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은 그야말로 완패했다. 쉽지 않은 대회기에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의 부족'으로 참담한 성적이 나왔다고 말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다. 대표팀 선발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고, 결국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시작부터 잡음이 나왔다. 선수 선발 과정부터 논란이 일었다. 개막 전 현장의 A지도자는 "최종 명단을 봤다. 최근 고등학교 랭킹으로 봤을 때 12명 중 7명 정도 제대로 뽑힌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않았다.

제보는 계속 이어졌다. B지도자 역시 "이 명단은 물음표가 붙는다. 올해 고교 농구 대회 포지션별 톱 랭커들 중 일부가 뽑히지 않았다. 딱히 부상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수도권 A,B 고교에서 활약 중인 랭킹 1, 2위는 뽑히지 않았다. 취재 결과, 부상은 없었다.

C관계자는 "예비 명단 24명에서 최종 12명을 추리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안다. 물론 선수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감독 전술에 가장 잘 맞는 선수를 뽑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대표팀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선발 과정부터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령별 대표팀은 한국중고농구연맹에서 두 배수(한때 2.5배)로 리스트업. 대한민국농구협회와 논의를 거쳐 최종 선발한다. 하지만 협회는 사실상 승인 기능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 이번 최종 명단 구성도 협회 조언 반영 비율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무진 감독을 비롯해 중고농구연맹 수뇌부들이 대표팀 최종명단을 제출하면 김동광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최종 승인하는 형식이다. 실제 실력과 다른 대표팀 명단이 제출되자, 김 위원장은 이 감독과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D 관계자는 "U-19 월드컵 출전은 엄청난 '스펙'이다. 대학 진학 시 매우 유리하다. 대학마다 입학 기준은 다르다. '정유라 사건' 이후 입학사정관에서 기록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확실한 출전 기록을 중시하는 셈이다. 이번 대표팀은 선발 과정에서도 물음표가 있었고, 결과도 좋지 않다. 투명하지 않으니 더 큰 논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라인', '### 집안' 등의 말이 나오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농구인 2세'들도 있었고, 농구사업 관련 관계자의 2세도 포함돼 있었다. 즉, '감독의 성향'이라는 지극히 주관적 이유로 기준점이 '불분명'한 대표팀 발탁이 이뤄졌고, 그 배경에는 '합의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깔려 있다. 분명한 것은 올해 치른 고교대회 성적이 대표팀 선발 기준은 아니었던 상황. 선발논란은 결국 '특수한 관계에 따른 대표팀 선수 발탁'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농구 팬 사이에서는 여전히 '인맥농구'라는 비판이 나온다. 선발 시스템과 과정의 판단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사실 '감독의 전술에 필요한 선수'라는 명목으로 이상했던 대표팀 선발은 아마농구에서 관행처럼 이뤄졌던 일들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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